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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말한 '화이트칼라 수사 아버지' 모겐소는? '미국의 영원한 검사'

고(故) 로버트 모겐소 전 맨하튼지방검찰청 검사장/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 직접 수사권 폐지를 목적으로 한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추진에 반대하면서 미국의 로버트 모겐소(Robert M. Morgenthau) 전 뉴욕 맨하튼지방검찰청 검사장(New York County(Manhattan) District Attorney)을 거론해 눈길을 끈다. 모겐소 전 검사장은 ‘미국의 영원한 검사’(America’s D.A.)라고 칭송받는 인물이다. 윤 총장은 모겐소 전 검사장의 철학과 행보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고 한다.

◇윤석열, 미국의 직접수사 사례로 모겐소 언급

윤 총장은 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각에서는 미국은 검찰 수사가 전혀 없다고들 한다’는 질문을 받고 “그것 역시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며 2018년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 미국 반독점국을 방문한 경험을 얘기했다. 당시 700여명 중 300여명의 검사가 카르텔 범죄에 대해 대배심 등을 통해 직접 수사를 담당하고 있었다는 것.

뒤이어 윤 총장은 모겐소 전 검사장 이야기를 꺼냈다. 윤 총장은 “뉴욕 월스트리트의 공신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 것도 로버트 모겐소 뉴욕 맨하탄지방검찰청 검사장의 대형 경제범죄 수사였다”며 “그는 ‘화이트칼라 범죄수사의 아버지’라 불린다”라고 했다. 이어 “그 혜택이 미국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겐소 전 검사장은 거악 척결을 강조하며 판사, 정치인, 대기업 등 사회·경제 권력의 부패에 대해 적극적인 수사를 펼친 인물로 ‘미국의 영원한 검사’로 불린다. 미국의 TV드라마 ‘로 앤 오더’(Law & Order) 애덤 쉬프 검사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로 앤 오더’를 연출한 딕 울프 감독은 모겐소 전 검사장을 “뉴욕 역사상 가장 훌륭한 연방검사”라고 묘사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 2019년 9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미국 TV드라마 '로 앤 오더'(Law&Order)


◇뉴욕남부검찰청 초대 검사장…증권범죄 전담부 설립

모겐소 전 검사장은 케네디 대통령 시절인 1961년 연방검찰청인 뉴욕남부검찰청의 초대 검사장으로 임명돼 9년간 검사장직을 수행했다. 그 시절 모겐소 전 검사장은 주가 조작, 고위공직자 뇌물 등 화이트칼라 범죄를 척결하면서 국민들에게 신뢰를 심어줬다고 한다. 1963년에는 하버드대 로스쿨 제임스 M. 랜디스 학장의 탈세 혐의를 입증해 유죄 판결을 받아냈다.

모겐소 전 검사장이 뉴욕남부검찰청을 이끌던 시절 증권범죄 전담부도 최초로 설립됐다고 한다. 또 뉴욕의 마피아 소탕에 주력하여 100명 이상의 마피아를 기소하기도 했다고 한다. 연방검사 시절 그의 승소율은 97%에 달했다고 한다.

/사진=맨하튼지검 홈페이지


◇맨하튼 검사장 35년 역임…‘수직적 기소’ 제도 도입

이후 모겐소 전 검사장은 1975년부터 35년간 지방검찰청인 맨하튼지검 검사장을 지냈다. 맨하튼지검 검사장은 4년마다 직선제로 뽑는데, 모겐소 전 검사장은 이 검사장에 9번 당선되어 90세까지 검사장을 역임했다.



모겐소 전 검사장은 맨하튼지검에서 검사보(assistant district attorney) 500여명과 함께 일했다. 월스트리트 구역을 관할하는 맨하튼 지검은 형사사건 처리량은 1년에 10만건 수준으로 미국에서 가장 업무량이 많은 곳으로 꼽힌다.

맨하튼 지검 홈페이지(링크)에 따르면 모겐소 전 검사장은 강력범죄와 재산범죄 급증에 대처하기 위해 경험이 풍부한 검사들이 중요사건들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책임지고 담당하는 ‘수직적 기소(Vertical prosecution)’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윤 총장이 전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수사와 기소의 융합’의 예로 풀이된다.

모겐소 전 검사장은 화이트칼라 범죄와 부패범죄, 조직범죄 등에 대응하기 위해 검찰청 수사국도 만들었다고 한다. 모겐소 전 검사장은 블룸버그에 “국민들이 정부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길 원한다면 경제력이나 정치력을 가진 사람들이 기소 면책특권이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BBC에 따르면 모겐소 전 검사장은 기업 부패와 마피아에 대항하기 위해 수십 명의 회계사와 전문 형사들을 고용했다. 또 폭력 범죄 수사를 돕기 위해 수백 명의 흑인, 히스패닉계, 여성 변호사들과 수십 명의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통역관들을 고용하기도 했다.

고(故) 로버트 모겐소 전 맨하튼지방검찰청 검사장./사진=맨하튼지검 홈페이지


◇1990년 후반 75% 유죄 받아내…살인 사건은 89% 감소

이같은 시스템 개선과 인력 확충 등을 토대로 맨하튼지검은 1990년대 후반 배당 사건 4건 중 3건의 유죄판결을 받아내는 ‘전설적인’ 승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또 살인 사건의 경우 2008년에 62건으로 모겐소 전 검사장이 취임한 1974년에 비해 89%가 감소하기도 했다.

모겐소 전 검사장 시절 주요 사건으로는 1991년 ‘BCCI(Bank of Credit and Commerce International) 사건’이 있다. 2009년 김형준 전 주 유엔 대표부 법무협력관이 법률신문에 기고한 칼럼에 따르면 맨하튼지검은 국제 범죄조직이 맨하튼에 소재한 BCCI 은행을 통해 자금을 세탁한 혐의를 3년 간의 수사를 거쳐 밝혀냈다. 당시 적극적인 관할권 해석을 통해 미국 내 은행의 자산을 몰수하고 유죄판결을 이끌어 냈다고 한다. 또 2005년에는 Tyco사 최고 임원을 1억 5,000만불의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1984년 뉴욕 지하철에서 돈을 갈취하는 흑인 소년에게 총격을 가해 '지하철 자경단'으로 알려진 버나드 게츠 사건, 영국 밴드 비틀스의 멤버 존 레넌을 살해한 마크 데이비드 채프먼 사건 등도 모겐소 전 검사장 시절 처리됐다.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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