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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맞나" 강남역 등 번화가 '한산'…공항은 휴가객들 '북적'

■수도권 4단계 앞둔 주말 모습 대조

평소 붐비던 코엑스몰 발길 끊겨

연남동 카페도 "손님 절반 줄어"

식당가는 아예 문닫은 곳도 많아

대형마트엔 식자재 구매객 몰려

휴가인파 찾은 제주 등 비수도권

'풍선효과 커질라' 방역에 비상

지난 10일 오후 8시께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대로가 한산한 가운데 택시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강동헌 기자




“주말 저녁인데 강남대로에 이렇게 차가 없는 것은 처음이네요. 토요일 오후 8시가 아니라 마치 오전 4시는 된 것 같네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2일부터 수도권에 내려지는 사실상의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앞둔 주말, 서울의 대표 번화가인 강남역 인근에서 만난 택시기사는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의 말처럼 전례 없는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시행을 이틀 앞둔 지난 10일 서울 주요 도심 곳곳은 코로나19 공포에 대한 우려 탓인지 많은 인파들로 북적였을 평소 주말과는 달리 한적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같은 시간 대형 마트의 식품 코너는 재택근무와 자녀들의 원격 수업 전환을 앞두고 식자재를 사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이며 대조를 이뤘다. 수도권에 한해 시행되는 거리 두기 4단계 조치를 피해 강원과 제주 등 비수도권 휴양지로 관광객이 몰리는 ‘풍선 효과’도 우려되는 분위기다.

지난 10일 오후 찾은 서울 성동구 마장동 축산시장 입구가 썰렁하다. /강동헌 기자


지난 10일 저녁 서울 강남역 인근 먹자 골목이 평소 주말과는 달리 한산하다./강동헌 기자


이날 오후 5시께 찾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내 아쿠아리움 입구는 입장을 준비 중인 관람객보다 오히려 검표 직원 수가 더 많았다. 평소 같으면 오후 관람이 시작되면서 대기 줄이 수십m에 달할 정도로 가장 붐빌 때지만 한산했다. 몇 안 되는 관람객들도 가족 단위가 많던 평소 주말과 달리 20~30대 연인이나 친구끼리 온 경우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눈치 싸움이 치열하던 코엑스몰 입구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도 이날만큼은 군데군데 빈 테이블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카페 직원은 “지난주 말만 해도 손님들로 가득 찼는데 전날 방역 조치 강화 소식이 알려진 뒤로 눈에 띄게 줄었다”고 전했다.

주말 저녁이 대목인 성동구 마장동 축산시장은 입구부터 썰렁했다. 손님 발길이 끊기자 이날 정육점 10곳 중 6~7곳은 평소보다 일찍 영업을 마감했다. 이곳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60대 김 모 씨는 “원래는 토요일이 대목이라 다들 오후 9시까지는 장사를 하는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손님이 크게 줄어든 탓에 일찌감치 문 닫은 곳들이 많다”며 “월요일부터 ‘야간 통금’이 시작되면 그때는 한 명도 오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방역 조치가 강화되는 12일부터 아예 문을 닫는 상점도 속출하고 있다. 성북구의 한 카페 점주는 “12일부터 2주간 가게 문을 닫기로 했다”며 “손님이 크게 줄어들 텐데 아르바이트생을 쓰는 게 오히려 적자”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입구가 평소 주말과 달리 한산한 모습이다./허진 기자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비중이 크게 늘고 있는 20~30대 젊은 층이 주로 찾던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공원도 일주일 새 유동 인구가 크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일명 ‘연트럴파크’로도 불리는 이곳의 한 맥줏집은 평소 주말이면 대기 줄을 길게서야 하지만 이날은 테이블이 절반도 차지 않았다. 인근 상인들은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손님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귀띔했다. 평소 젊은이들로 북적이던 건대입구역 인근 술집거리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곳의 한 식당 사장은 “주말에는 제대로 걸어가기 힘들 만큼 인파로 붐볐다”며 “상인들 사이에서 ‘오늘처럼 사람 없는 주말은 처음 겪었다’는 말이 나돌 정도”라고 전했다. 술집들이 모두 문 닫는 오후 10시가 되면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와도 같던 강남역 인근 대로변도 이날은 ‘빈 차’ 표시를 내건 택시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반면 백화점 식품관과 대형마트 식품 코너에는 식자재를 비롯한 생필품을 사러온 이들로 붐볐다. 노원구의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매장은 주차장 입구부터 차량이 길게 줄지어 늘어섰고 신선 식품 코너는 카트에 식자재를 담는 이들로 북적였다. 더욱이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11일)과 맞물리면서 평소보다 이용객이 더 늘어난 영향도 있었다. 마트의 한 직원은 “다시 재택근무와 원격 수업이 시작되는 가운데 월요일부터 사실상 저녁 외식까지 힘들어지면서 미리 장을 보려는 손님들이 많이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11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출국장에서 탑승객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출국장에서 탑승객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12일부터 수도권의 방역 조치가 강화되면서 강원과 제주 등 비수도권 주민들은 수도권의 휴가철 인파가 대거 몰리는 ‘풍선 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주말 제주공항은 아침 일찍부터 비행기에서 내린 관광객들로 붐볐다. 제주시 애월읍 해안도로 한담해변 인근 유명 음식점과 카페에는 손님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 이달 9일 양양을 시작으로 속초·동해·강릉 등의 해수욕장이 잇따라 개장하는 강원도도 수도권 관광객들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달 10일 “비수도권은 여행지에 한정해 음주를 금지하거나 인원 제한을 하는 등 방역 관리를 하고 있다”며 “수도권 주민들은 가급적 비수도권으로 이동하지 말 것을 권고하며, 휴가지 방역 관리 대책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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