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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재수생들 "수학 선택과목 미적분·기하로 바꿀래요"

통합수능, 이과생 유리 드러나자

공부 부담 증가 등 리스크 불구

'확률과 통계' 대신 선택 늘어나

"특정계열 수험생 불리는 문제"

수능체제 원포인트 개편 주장도

2022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지난해 11월 18일 서울 용산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수험장에서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치러진 사상 첫 문·이과 통합 수능에서 수학 선택과목으로 ‘확률과 통계’를 선택했던 문과생들의 상당수가 올해는 이과생들이 주로 보는 ‘미적분’과 ‘기하’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적분·기하를 선택할 경우 추가 학습 부담은 크지만 더 높은 표준점수를 받아 입시에서 유리하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2학년도 정시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택한 이과생들이 문과생 대비 높은 수학 점수를 앞세워 상위권 대학 인문 계열 학과에 대거 교차 지원해 합격하는 ‘문과 침공’ 현상이 두드러졌다. 일부 입시 전문가들은 통합 수능 체제에서 문과생의 입지가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교육 당국이 제도 보완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14일 종로학원이 2023학년도 재수생 77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지난해 수능에서 수학 선택과목으로 확률과 통계를 택한 학생 236명 중 14.4%(34명)는 올해는 미적분으로, 3.4%(8명)는 기하로 바꾸겠다고 답했다. 문과 재수생 5명 가운데 1명꼴로 변경 의사를 표시한 셈이다. 문과생이 수능 범위의 미적분·기하를 공부하려면 학습 부담이 굉장히 큰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통합 수능 체제에서 대개 문과생은 수학 선택과목으로 확률과 통계를, 이과생은 미적분이나 기하를 택하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과 재수생들이 미적분이나 기하로 선택과목을 교체하려는 것은 표준점수를 더 많이 받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능에서 똑같이 원점수가 만점이라도 미적분·기하를 택한 응시자의 표준점수가 3점 더 높았다. 수학 상위 1~2등급도 미적분·기하 응시자가 거의 싹쓸이했다. 수학에서의 우위를 앞세워 이과생들은 정시에서 서울 상위권 인문 계열 학과에 상당수 교차 지원해 합격하기도 했다. 서울대 정시 모집에서 인문·사회 계열 최초 합격자 중 44%는 이과생으로 추정되는 미적분·기하 응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문과생들은 학교에서 미적분을 아주 일부만 배우기 때문에 수능 범위까지 공부하려면 상당한 부담이 든다”며 “하지만 확률과 통계를 택할 경우 입시에서 불리하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에 리스크를 감수하고 선택과목을 바꾸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수생뿐 아니라 고등학교 재학생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입시 업계의 분석이다. 한 입시 전문가는 “문과 최상위·상위권 학생들은 수능에서 미적분에 응시할 것을 대비해 과외나 학원 수업을 통해 별도로 미적분을 학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이과 유불리 현상이 현실화하면서 현 수능 체제를 원포인트 개편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 겸 부사장은 “통합형 수능으로 인해 입시가 복잡해지고 특정 계열 수험생이 불리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만큼 문제점으로 인식해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 대표도 “해가 갈수록 문과생의 불만이 높아지면 통합형 수능을 개편해 달라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대입 정책 4년 예고제’에 따라 향후 3~4년 안에 개편안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능을 포함한 대입 정책 개편안은 적용 연도 4년 전에 내놓아야 한다. 교육 당국은 오는 2028학년도부터 적용될 수능 포함 대입 제도 개편안 마련 작업을 진행 중이며 2024년 2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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