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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두 코끼리(인플레·구인난)'에 휘청…물가 4%는 돼야 초긴축 멈출 것"

[2022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 월가 빅샷들의 경고

"55세 이상 근로자 300만명 퇴사

이민 확대해야 상황 타개 가능"

재앙 수준 에너지가격 우려 속

"美보다 유럽·신흥국 취약" 분석

"세계화 후퇴로 인플레 가중" 주장

"끝 아닌 동맹 중심 진화" 반론도

켄 그리핀 시타델 최고경영자(CEO)가 2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2022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억만장자 투자자인 켄 그리핀 시타델 최고경영자(CEO)가 2일(현지 시간) “미국이라는 방에 두 마리의 엄청나게 큰 코끼리(문제점)가 있다”며 “하나는 인플레이션이고 다른 하나는 50대 중반에 조기 은퇴하기로 결정한 이들”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의 ‘대퇴사(great resignation)’가 대규모 구인난을 일으키면서 임금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현실을 빗댄 말이다.

2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2022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 참석한 월가의 ‘빅샷’들은 모두가 임금 인플레이션에 관해 한목소리를 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회장은 “임금을 올려도 일손이 부족하다. 55세 이상 근로자 중 300만 명이 넘는 이들이 그만뒀다”며 “우리에게는 분명히 매우 큰 노동 이슈가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민을 확대해야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고도 했다.

2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2022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데이비드 솔로몬(오른쪽) 골드만삭스 회장이 패널들과 토론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김영필 특파원


경기 침체에 대해서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많은 이들이 지금보다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안드레 에스테베스 BTG팩추얼 회장 겸 선임파트너는 “침체가 불가피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우리는 경기 침체에 거의 가까이 왔다(almost there)”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헌트 PGIM CEO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우리가 경기 침체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지점까지 긴축을 하게 될 것”이라며 “아마도 2024년에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본다”는 자신의 전망을 공유했다.

우크라니아 전쟁이 불러온 에너지 가격 변동성도 걱정거리다. 그리핀 CEO는 “에너지 부문은 재앙(disaster)”이라며 “유럽은 러시아에 대한 천연가스 의존을 1~2년 새 완전히 끊을 수 없다. 유럽과 북미의 가스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솔로몬 회장도 “우리는 전쟁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그래야만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침체에 빠지거나 소프트랜딩(연착륙)이라고 간주할 수도 있는 약한 침체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그리핀 CEO는 "물가가 올해 말까지 4%로 떨어지면 연준이 통화정책 긴축 행보를 늦출 수 있다”고 했다.



2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2022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제인 프레이저(왼쪽) 씨티그룹 CEO가 대담에 참여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김영필 특파원


미국보다 유럽과 신흥 시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는 “미국은 노동시장과 소비가 강하고 기업들의 재무 상태가 좋다”며 “공급 충격이 미국보다 유럽을 더 크게 강타하며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둔화 속 물가 상승)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 나는 유럽을 매우 걱정하지만 미국에 대해서는 훨씬 더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신흥 시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 유출과 주요국의 수입 감소로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스티븐 타난바움 골든트리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의 긴축과 유럽을 덮친 우크라이나 전쟁 악재,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려할 때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성장률을 낮춘 것이 놀랍지 않다”면서 “신흥 시장은 부수적인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참석자들은 이 같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국제 분업을 기반으로 높은 효율성과 낮은 가격을 추구해온 세계화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흔들리는 데서 초래했다는 시각도 제기했다. 에스테베스 회장은 지난 20년 넘게 중국에서 쏟아져나온 값싼 물품이 디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하면서 “앞으로는 식량과 사이버 보안, 안보 등의 이유로 세계화가 뒷걸음질할 것이며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2022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캐서린 타이(왼쪽)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세계화에 대한 전망을 설명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김영필 특파원


반면 세계화가 종말로 치닫기보다는 진화하는 모습에 가까울 것이라는 긍정적인 예측도 나왔다. 이날 물가 안정을 위해 중국산 수입품의 관세 인하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우리는 회복력과 내구성을 갖춘 공급망을 중시하게 됐다”며 “세계화는 1.0에서 2.0으로 진화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세계화가 완전히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동맹 중심의 공급망 재편으로 탈바꿈한다는 뜻이다. 메리 배라 제너럴모터스(GM) CEO 역시 “세계화는 죽은 게 아니며 다르게 변화하는 중”이라며 “우리는 배터리 자체 생산을 추진하면서 LG와의 협업도 지속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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