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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바닥권이지만…외국인 수급개선 안보여 당분간 관망을"

[리서치센터장 긴급 진단]

PER·PBR 각 10배·1배 밑돌아

큰 폭의 추가 하락 가능성 적어

박스권 하단 2500~2570선 예상

기업실적 긍정적이지만 물가 변수

적극 매수·섣부른 매도 자제해야





윤석열 정부가 첫발을 내디딘 10일 국내 증시가 1년 5개월간 지켜온 코스피 2600선을 결국 내주고 말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드라이브와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저성장) 우려로 증시가 연일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은 공포에 휩싸여 있다. 긴축이나 인플레이션이 새로운 악재가 아니었음에도 증시가 예민하게 반응한 것은 경기 침체 우려에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리서치센터장들은 우리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저평가된 점을 고려해 추가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외국인 수급 개선이 어려운 시점에서 적극적인 매수보다는 관망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25포인트(0.55%) 하락한 2596.56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지수가 2600선을 밑돈 것은 2020년 11월 30일(2591.34) 이후 1년 5개월여 만이다. 장 초반 한때 2553.01까지 떨어지며 장중 기준으로는 2020년 11월 20일(2538.6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코스피지수가 2600선을 내주기는 했지만 2500선이 위협받는 상황이 올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주요 투자 지표가 장기 평균 선인 10배와 1배를 각각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과 KB증권은 2570선을 바닥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2550선, 삼성증권은 2500선을 박스권의 하단으로 보고 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밸류에이션은 PER 9배 정도로 이미 많이 빠진 측면이 있다”며 “다른 시장에 비해 어느 정도 방어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도 “현재 코스피에서 외국인의 지분율은 30%로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한국 주식을 파는 구간을 지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특히 PER 관점에서도 평균적으로 코스피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대비 30% 정도 할인을 받는데 지금은 38% 정도로 더 크게 할인을 받는 국면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기업들의 호실적에 힘입어 수급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관측도 나온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의 이익 등은 크게 나쁘지 않은데 밸류에이션도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내려와 가격적인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달러 강세도 수출 기업 실적에 이롭다는 분석이다. 윤 센터장은 “현재 원·달러 환율이 1280원 선에서 움직이면서 수출 대형주들의 체력이 튼튼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실적 모멘텀을 기대할 만하다”고 했다.

그러나 연초부터 부담으로 작용했던 연준의 긴축 우려에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베이징 봉쇄까지 더해져 박스피에 갇힐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앞으로는 소비 둔화, 기업 수익성 악화, 고용 감소 등 구체적인 매크로 악재들이 등장할 것”이라며 “하루 이틀 사이에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기 때문에 하반기 내내 실물경제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반등의 키를 쥐고 있는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점도 하락 요인으로 지목된다. 외국인은 올 들어 코스피에서만 9조 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외국인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우선 금리 인상 기조가 진정돼야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물가 지표가 진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이) 긴축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무역수지는 적자가 나고 있는데 굳이 한국 주식을 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아직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반영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이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인투자자의 남은 하반기 투자 전략을 두고는 대체로 보수적으로 접근하라는 데 의견이 모였다. 윤 센터장은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섣불리 매도로 대응하기보다 관망세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단기적으로 주가가 많이 하락한 것 말고는 국내시장에 진입하려는 동력은 약하다고 판단한다”며 “길게 가치투자를 하시는 투자자들은 내년까지 시장 움직임을 충분히 살핀 후 진입하는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급락장을 우량주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주가가 빠질 때는 장기 성장 우량주를 분할 매수하는 타이밍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1년 미만 단기투자자라면 유동성을 유지하는 게 훨씬 나은 선택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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