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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짱 경찰'도 못피한 뇌동맥 협착…이 병이 원인일수도 [헬시타임]

젊은 나이에 뇌졸중 증상 나타난다면 '모야모야병' 가능성 있어

여성이 1.8배 많아…10세 전후 소아·40~50대 성인에서 흔해

뇌경색 예방용도로 항혈전제 복용·예방적 수술치료 시행하기도

지난 4년간 이른바 ‘몸짱 달력’을 제작해 학대피해 아동 등에게 기부해온 경찰관 박성용 경위가 최근 투병 중인 근황을 밝혔다./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4년간 이른바 ‘몸짱 달력’을 제작해 학대피해 아동 등에게 기부한 경찰관 박성용(42) 경위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뇌동맥협착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라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박 경위는 지난 2일 장문의 게시글을 통해 "평소 술,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고 고혈압·당뇨·고지혈증도 정상이었기에 뇌동맥이 좁아질 이유가 없다”며 당황스러운 심경을 나타냈다. 현재는 진통제 없이 버티기 어려울 만큼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뇌졸중 및 뇌경색 예방약을 복용 중이라는 근황도 전했다.

박 경위에게 뇌동맥협착이 발생한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비교적 젊은 30~40대에도 증상없이 뇌동맥협착이 진행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젊은 나이에 뇌졸중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났다면 희귀난치성 질환의 일종인 '모야모야병'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장동규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모야모야병에 대해 살펴봤다.

◇ 모야모야병, 40~50대 성인·학령기 소아에서 호발


모야모야병(Moyamoya disease)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 속 동맥혈관 말단 부위가 서서히 좁아지다가 결국은 막히면서 혈류가 부족해져 허혈성 증상이나 또 부족한 혈류량을 보전하기 위해 생겨난 혈관의 파열로 출혈성 뇌졸중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상대적으로 자주 생기고 서양에서는 드물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환자의 약 15%는 가족 중 이 질환을 앓았던 경험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상 혈관이 좁아지면서 부족한 혈류량을 공급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미세혈관이 자라게 되는데, 이 미세혈관의 모양이 마치 연기가 피어나는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1969년 일본 스즈키 교수가 ‘모락모락’이라는 뜻의 일본어 ‘모야모야’라는 이름을 붙였다.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1.8배 더 많고, 10세 전후 소아와 40~50대 성인에서 상대적으로 흔하게 발생한다. 장동규 교수는 “모야모야병은 국내 소아 뇌졸중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며 “성인의 경우 뇌출혈 빈도가 늘어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모야모야병 환자, 뇌졸중 위험·재발률 높아


증상은 두통이나 마비 증상 외에도 감각기능 저하·언어장애·시각장애·경련·의식 저하·인지 기능 저하와 같이 다양하다. 소아의 경우 뜨거운 국물이나 음식을 먹을 때 날숨을 몰아서 쉬거나 신경학적 이상을 보인다면 한 번쯤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과호흡으로 인한 뇌혈류 감소 때문에 발생하는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갑자기 심한 운동을 하거나 급격한 온도 변화에 노출됐을 때, 더위나 사우나 등으로 땀을 많이 흘리고 나서 탈수가 됐을 때도 뇌혈류량이 변화하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모야모야병은 뇌자기공명혈관조영술(Brain MRA)이나 뇌컴퓨터단층혈관조영술(Brain CTA), 카테터뇌혈관조영술로 진단할 수 있다. 이미지투데이


소아 모야모야병은 진행이 빠르고, 성인 모야모야병은 다소 천천히 진행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유전적인 소인과 매우 밀접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대부분 모야모야병 증상을 보인 환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뇌졸중 위험이 크고 뇌졸중 재발률도 높다. 특히 성인의 경우 약 23%가 뇌출혈로, 33%가 뇌허혈 증상으로 발현된다.

최근 유전체 연구 결과 몇 가지 의심 유전자가 발견되긴 했지만 아직까지 모야모야병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한 개의 유전자가 아닌 여러 개의 서로 다른 유전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면서 모아모아병이 발현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10~15%의 환자가 가족력을 가지는데, 특히 어머니 쪽으로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더 많다고 알려졌다.



◇방치하면 뇌졸중·뇌허혈증으로 이어질수도…정밀 검사 후 치료 계획 세워야


모야모야병의 확진과 치료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모야모야병은 뇌자기공명혈관조영술(Brain MRA)이나 뇌컴퓨터단층혈관조영술(Brain CTA), 카테터뇌혈관조영술로 진단할 수 있다. 두개 내 양측 내경동맥 말단부위나 주요 가지 동맥의 점차적인 폐쇄로 모야모야 혈관이 자라나게 되는 특징적인 소견을 통해 진단을 내리고, 뇌혈역학적 검사(SPECT)를 통해 혈역학적인 스트레스 정도를 평가한 후 그에 따라 치료 방침을 정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장동규 교수. 사진 제공=인천성모병원


치료는 내과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허혈성 모야모야병의 경우 급성기에 뇌경색 예방을 위해 항혈전제를 처방하지만, 장기 투여가 뇌졸중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뚜렷한 근거는 아직 부족한 상태다.

수술적 치료로는 두개 내 뇌혈관의 폐쇄나 협착으로 인한 혈역학적인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뇌 바깥 부분의 혈관을 뇌혈관과 직간접적으로 이어주는 혈관우회로 수술을 대표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또한 혈역학적인 불안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두개 내 동맥류나 가성동맥류의 색전술 치료가 시행된다.

◇ 무증상이라도 혈류저하·뇌출혈 위험 높으면 예방적 수술 고려


소아의 경우 대부분 수술적 치료인 혈관우회로 수술이 시행된다. 반면 성인이 허혈성 모야모야병으로 진단받는 경우에는 약물치료와 함께 수술적 치료가 많이 시행되고 있다. 출혈성 모야모야병은 최근 들어 수술적 치료가 증가하는 추세다.

과거에는 모야모야병 진단을 받아도 증상이 없다면 치료하지 않고 경과관찰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혈류 저하가 있거나 뇌출혈 위험이 높다면 예방적으로 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장동규 교수는 “모야모야병은 뇌졸중 빈도가 일반인에 비해 훨씬 높고 뇌출혈 발생 시 사망률이 매우 높다”며 “모야모야병 가족력이 있거나 모야모야병 진단을 받게 되면 무증상이더라도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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