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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간 뇌수술 받으며 색소폰 연주한 환자…이유 있었다

깨어있는 상태로 수술하며 뇌파 관측

뇌손상 최소화하면서 종양 제거 가능

수술 성공적…퇴원해 일상생활 복귀

이탈리아 음악가 GZ가 뇌종양 제거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색소폰을 연주하고 있다. 페이데이아 국제병원 제공




이탈리아의 한 음악가가 9시간에 걸친 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으며 색소폰을 연주하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다.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GZ(35)’라는 이니셜로 알려진 이탈리아 국적의 음악가는 뇌에 있는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로마에 있는 페이데이아 국제병원에 입원했다.

종양은 뇌의 민감한 부분에 퍼져 있었고, 집도의들은 뇌 기능을 최대한 손상하지 않으면서 종양을 제거할 방법을 고민했다.

의료진은 종양을 안전하게 제거하기 위해 GZ에게 ‘각성 수술’을 제안했다. 각성 수술이란 환자의 의식이 깨어있는 상태로 수술하면서 특정 활동에 따른 뇌파 변화를 관측하는 방법이다.

두개골을 절개할 때 마취한 뒤 환자를 깨워 수술한다. 뇌에는 고통을 느끼는 ‘통증 수용체’가 없기 때문에 깨어난 환자는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

GZ가 각성 수술에 동의하자 의료진은 그에게 생활하면서 가장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 물었다. 음악가인 그는 망설이지 않고 ‘색소폰 연주’라고 답했다.



색소폰 연주는 각성 수술의 조건에 완벽하게 부합했다. 각성 수술이 성공하기 위해선 수술 환자가 말하기, 기억하기, 숫자 세기, 타인과의 교감 등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색소폰 연주는 이 모든 것을 포함한다.

어느 곡을 연주할지 설명하는 것, 악보를 기억해 내 연주하는 것, 박자를 속으로 헤아리는 것,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는 것 등이 각성 수술의 필요조건을 충족했다.

GZ는 의료진의 요청에 따라 종양이 제거되는 동안 이탈리아 국가와 영화 ‘러브 스토리’의 주제곡 등을 반복해서 연주했다. 10명의 의사가 뇌파 분석 장비를 이용해 GZ가 연주할 때 뇌의 어느 부위가 활발하게 활동하는지 분석했다. 집도의들은 이를 통해 뇌에서 종양을 신중히 구별해 제거해갔다.

수술을 집도한 크리스티안 브로그나 박사는 “수술 중 GZ의 색소폰 연주는 수술에 필요한 ‘뇌 기능 지도화 과정’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해줘 의료진에게도 매우 유용했다”고 밝혔다.

9시간의 대수술 끝에 GZ의 종양은 성공적으로 제거됐다. 브로그나 박사는 겉보기에는 같아 보이는 뇌도 환자의 직업과 성장 환경에 따라 미세하게 다른 방식으로 발달하므로 뇌 수술을 개인에 맞춰 안전하게 진행하기 위해선 각성 수술이 거의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GZ는 수술 중 별다른 두려움이나 고통을 느끼지는 않았으며 이후 건강하게 퇴원해 일상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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