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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 폭염·글로벌 경제회복 기름값 불붙여…'물가전쟁' 중앙銀 골머리

■치솟는 유가

여름철 에너지 수요 급증하는데

산유국선 '릴레이 감산' 시장 압박

우크라 드론 공격에 러 원유수출항 한때 폐쇄

IMF 올 세계성장률 0.2%P 상향

美 7월 고용 예상 하회·실업률은 3.5%로 0.1%p↓

이란 핵협상 타결땐 안정 될수도

미국 텍사스에 있는 한 주유소의 모습. AFP연합뉴스




국제유가가 6주 만에 약 18%나 급등한 것은 주요 산유국의 감산 조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인도 등 주요 에너지 소비국의 수요는 꿈틀대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을 포함한 ‘OPEC+’는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원유 생산을 줄이고 있다. OPEC+는 지난해 10월 하루 20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고 4월에는 일부 회원국이 166만 배럴의 추가 감산을 발표했다. 균형 재정을 위해 유가를 띄워야 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만류에도 6월 100만 배럴의 추가 감산을 예고했고 7월부터 실제 생산 감축에 들어가기도 했다. 원자재 거래 업체 트라피구라의 사드 라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에 반응하기 시작했다”고 짚었고 삭소캐피털의 차루 차나나 시장전략가는 “OPEC+의 공급 감소는 여름 에너지 수요가 정점에 이르는 시기에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해군 드론이 러시아 전함을 공격해 흑해에 있는 러시아의 원유, 곡물 수출 허브인 노보로시스크항이 수 시간동안 폐쇄됐다. 이 항구에서 수출되는 원유는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를 차지한다.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올해 침체가 예상됐던 세계 경제는 예상 밖으로 선방하고 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월의 2.8%에서 3.0%로 0.2%포인트 올려 잡았다. 중국은 종전의 5.2%를 유지했지만 미국을 1.6%에서 1.8%로, 유로존은 0.8%에서 0.9%로, 인도를 5.9%에서 6.1%로 상향했다.

미국 내에서도 연착륙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3일 “6월 예상보다 낮은 물가 상승률은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수 있는 신호일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이날 나온 미국의 2분기 비농업 부문 노동생산성도 전 분기 대비 3.7% 증가하며 예상치(2.2%)를 크게 웃돌았다. 생산성 상승은 상대적으로 임금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인플레이션과 침체 가능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관련, 4일 나온 미국 고용지표는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7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 변동은 18만 7000명으로 예상(20만 명)을 밑돌았다. 이는 2020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다만 7월 실업률은 3.5%로 0.1%포인트 낮아졌다. 미국 중앙은행이 주의깊게 보는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년 대비 4.4% 상승해 예상(4.2%)을 웃돌았다.





유로존 경제도 우려했던 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발표된 유로존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0.3%로 시장의 예상(0.2%)을 웃돌았다. 주요 원유 수입국인 인도의 경제가 활황을 보이는 점도 원유 수요를 자극하는 요소다. 인도의 7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62.3을 기록, 6월의 58.5를 크게 뛰어넘으며 약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배럴당 60달러대의 저유가 시기는 다시 찾아오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WTI는 5~6월 60달러대에서 거래됐지만 이후 가파르게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다우존스가 15개 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4년 중반까지 브렌트유 평균 추정치는 배럴당 87.14달러로 나왔다”고 보도했다.

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 하루 원유 수요가 지난달 1억 280만 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추산하며 브렌트유 가격이 내년 2분기 배럴당 93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소시에테제네랄은 내년 브렌트유가 1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봤고 스탠다드차타드는 98달러를 예측했다.

이에 물가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에너지 비용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약 7%의 비중을 차지한다. 컨설팅 업체 에너지애스팩트의 리처드 브론즈 지정학부문장은 “유가 상승이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를 지연시킬 것”이라며 “중앙은행들에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은 향후 유가의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과 이란의 비공식 핵 합의안이 타결되는 시나리오가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경우 이란이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원유 재고가 즉각 시장에 풀릴 수 있고 이란의 산유량도 1년 내에 과거 최대 수준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봤다. 이는 유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요소다. S&P글로벌 상품의 단기 석유 분석 총괄인 릭 조스윅은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발표가 유가 상승세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향후 유가를 크게 끌어올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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