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당장 병원 가세요" 안과 전문의가 말하는 시력관리 주의사항 [건강 팁]

■박운철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고도근시 황반병증, 방치하면 중심시력 크게 저하될 수도

장애 진행 막고 신경 보호하려면 안압하강제 사용도 고려

갑작스런 시력저하 발생 시 서둘러 망막 전문의 진료 받아야

굴절 이상 정도가 심해 -6디옵터를 넘어서거나 안구의 앞뒤 길이가 26mm 이상인 경우를 고도근시라고 한다. 이미지투데이




근시의 정도는 렌즈의 굴절력(refractive power)을 나타내는 단위인 디옵터(diopter)로 구분한다. 고도근시는 굴절 이상 정도가 심해 -6디옵터를 넘어서거나 안구의 앞뒤 길이가 26mm 이상인 경우다. 고도근시가 있더라도 눈의 굴절력에만 이상이 있고 카메라의 필름 역할을 하는 망막과 안구의 중심부인 황반이 정상이라면 눈의 도수에 맞는 오목렌즈를 썼을 때 정상에 가까운 시력이 나올 수 있다.

문제는 안구가 앞뒤로 매우 길어진 심한 고도근시나 후포도종과 같은 구조적 변화가 생긴 경우다. 이를 고도근시 황반병증이라고 부르는데 황반 부위에 병적인 이상이 동반되기 때문에 시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고도근시 황반병증은 안구 뒷부분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될 때 내부 망막이나 시신경 조직들이 늘어나거나 당겨지는 힘을 함께 받으면서 이차적으로 구조 및 기능적 변화를 일으켜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40대 이상의 여성에서 남성보다 더 흔하게 관찰된다. 넓은 의미에서 황반변성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나이관련 황반변성과는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고도근시 황반병증의 대표적인 유형으로 근시성 신생혈관 형성을 들 수 있다. 고도근시로 안구가 확장되면서 망막 바깥 결체조직에 생긴 틈을 뚫고 신생혈관이 자라나 망막 출혈이나 삼출물을 야기하고 시력 저하를 유발하게 된다. 나이 관련 황반변성 중 습성 형태에서 맥락막신생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자라 황반부 기능을 저하시키는 기전과 유사하다. 이런 환자들에게는 습성 황반변성과 마찬가지로 혈관 내피세포 성장인자 항체를 안구에 투여하는 주사치료를 실시한다.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신생혈관이 퇴행하면서 황반부에 큰 위축을 남길 수 있다. 위축 부위에서는 시세포가 소실되어 커다란 암점이 생기고 그로 인해 중심시력이 크게 저하된다. 시간 경과에 따라 위축 부위가 커질수록 암점도 점점 커지기 때문에 황반 부위의 손상을 최소화하려면 조기 진단 및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정상 눈과 고도근시가 발생한 눈의 망막층간분리 현상, 고도근시가 발생한 눈에 형성된 신생혈관을 관찰할 수 있다.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또 다른 고도근시 황반병증의 유형으로 망막층간분리 현상이 있다. 망막(網膜)은 ‘그물을 이룬 막’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여러 세포가 얽히고 설킨 구조를 이룬다. 만약 안구 외벽이 확장되는 정도에 비해 망막 내 신경조직의 확장 정도가 미치지 못하면 망막 내 세포층이 갈라지는 층간분리가 발생할 수 있다. 층간분리가 황반 중심까지 침범할 경우 중심시력이 저하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더 진행되면 황반부의 광수용체가 제자리에서 떨어지는 황반박리가 생겨 더욱 심각한 시력저하를 야기할 수 있다. 가장 심한 경우는 황반에 구멍이 생겨 전체 망막박리로 진행하는 것이다.

망막층간분리가 조금씩이라도 계속 진행하는 양상을 보인다면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은 분리된 망막층들이 다시 붙어 제 모양을 찾을 수 있도록 망막 표면의 얇은 막을 벗겨내고 망막 조직의 유동성을 회복시키는 과정이다. 망막 수술 중에서도 난이도가 가장 높은 수술에 속한다.



시신경과 안구 뒷부분을 연결하는 시신경유두 부위의 뒤틀림도 고도근시 황반변증의 대표적인 유형이다. 시신경유두 부위가 뒤틀리면 망막의 신경섬유들이 시신경으로 들어가며 꺾이는 부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시신경유두의 변화가 특징적인 양상의 시야장애를 유발하는 경우 장애 진행 위험을 막고 신경을 보호하기 위해 안압하강제 사용을 고려하게 된다.

망막에 병적 변화를 일으키는 근본적인 원인은 안구 뒷부분의 외벽이 얇아지고 확장되기 때문이다. 근시가 적당히 심한 사람은 젊었을 때 안구가 약간 길어지다가 그친다. 반면 고도근시 중에서도 안구 뒷부분의 구조적 변화가 심한 사람은 오랜 시간에 걸쳐 눈이 계속 확장되고 길어지는 과정이 일어난다. 40~50대에는 황반병증이 없었다가 60~70대에 이르러 새롭게 발견되는 환자들이 이러한 경우다.

안타깝게도 안구 외벽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을 방법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근시성 황반변성, 망막층간분리와 같이 안구 외벽의 확장으로 야기되는 망막과 황반의 합병증은 주사나 수술로 해결이 가능하다. 현재는 이런 합병증의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최소 6개월마다 안과 전문의와 만나 망막단층검사, 안축장(안구길이) 측정을 비롯한 안저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을 필요가 있다. 특히 갑작스런 시력저하가 있을 때는 가급적 빨리 망막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박운철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