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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액상전담’도 '담배'입니다"…유해성 분석 최전선 ‘흡연폐해실험실’

디자인·향 무기로 젊은층·청소년 퍼져

액상전담도 뇌졸중 위험 1.25배 높여

질병청, 2021년부터 WHO 공인 운영

담배성분·배출물·질병 위험도 등 분석

충북 청주시 오송에 위치한 질병관리청 흡연폐해실험실. 사진 제공=질병관리청




담배와 같이 니코틴을 함유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담배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품목이 있다. 최근 들어 젊은 층과 청소년에 급격히 확산하고 있는 신종 담배인 ‘액상형 전자담배’다. 니코틴 용액과 희석제(PG·VG 등), 첨가물 등이 섞인 액상을 기화시켜 흡입하는 방식이다. 현행 담배사업법은 연초(煙草)의 잎을 원료로 포함한 것만 담배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화학물질로 만든 합성니코틴을 사용한 액상형 전자담배는 법상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담배의 유해성을 연구해 온 임민경 인하대 의대 교수에 따르면 성인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이 남녀 모두 증가 추세이며, 청소년 역시 2020년 이후 사용률이 증가 추세로 전환했다. 성인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2013년 1.1%에서 2020년 3.2%로 늘었다. 대부분은 기존 궐련형 담배를 끊거나 흡연량을 줄이면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방향을 틀며, 사용자들은 다른 이들보다 위해성을 4~6배 적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 판매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의 모습. 사진 제공=질병관리청


하지만 액상형 전자담배라고 유해성이 적을 리가 없다는 게 질병관리청과 관련 연구자들의 설명이다. 액상형 전자담배를 이용하는 사람은 뇌졸중 발생 위험이 1.25배, 심근경색과 천식 위험은 각각 33%, 40%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질병관리청이 2021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 공인 실험실로 운영 중인 흡연폐해실험실은 이 같은 액상형 전자담배를 비롯한 신종 담배가 갖는 유해성을 연구하는 최전선의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나 최근 신종 담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더 신경을 쓰는 부분이기도 하다. 전자담배의 액상에는 다양한 물질들이 유해성 검증 없이 다양하게 담겨 있기에, 성분 파악 후 유해성을 입증하는 일은 담배 규제정책의 방향성 제시에 필수적이다. 연구 데이터는 관련 연구의 토대가 되며, 규제 정책을 모색하는 데 활용된다.

실험실은 담배 속 위해성을 찾는 담배성분 분석실, 어떤 중금속 성분을 갖고 있는지 찾아내는 중금속 분석실을 갖췄다. 흡연형태나 습성에 따라 세포 단위에서 어떤 유해성이 있고 질병발생 위험도는 얼마나 큰지를 알아내도록 세포실험을 하는 공간도 있다.



충북 청주시 오송에 위치한 질병관리청 흡연폐해실험실에서 연구진이 담배성분 분석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질병관리청


액상형 전자담배에 들어가는 원료는 프로필렌글리콜, 식물성글리세린, 니코틴, 향료 등이다. 질병청 흡연폐해실험실 분석 결과 통상 시판 담배에는 니코틴이 0.8~2%, 프로필렌글리콜이 30~60%, 식물성글리세린은 20~50% 포함된 것으로 나타난다.

담배회사들은 액상형 전자담배에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디자인과 향을 더해 기존 담배의 칙칙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우는 방식으로 공략하고 있다. 담배가 이른바 ‘클럽 인싸템’이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도구가 됨으로써 유해성을 잊게 하고 소비자들을 늘리겠다는 마케팅 전략이다. 글로벌 담배회사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 그룹은 국내에서만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를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면 부모들은 겉보기 담배 같지 않은 탓에 청소년 자녀들의 금연 지도를 하기 어렵다.

임 교수는 “전자담배가 새로운 세대에 매력적이고 트렌디한 패션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이에 대한 규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담배회사들이 새로 나오는 담배 제품은 건강에 덜 해롭고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메시지를 내보이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은 실험이나 통계로 입증이 됐다”며 “니코틴이 들어가면 모두 담배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충북 청주시 오송에 위치한 질병관리청 흡연폐해실험실에서 한 연구원이 담배성분 분석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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