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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커지는 전남권 의대 공모 "알아서 하세요"…잿밥에 관심? 3·4·5선 국회의원[전남톡톡]

전남도 주도 공모 방식 순천 등 반발 확산

'다선' 서부권 정치적 셈법에 목소리 잠잠

도지사 잠룡 후보들…동부권 인구수 '월등'

여야 뭉친 순천 "공모 절대 안돼" 의기 투합

제22대 국회의원 전남 당선인 전남도 예산정책협의회’가 지난 8일 전남도청 서재필실에서 개최된 가운데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당선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최대 현안인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에 관련해서는 의대 설립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그쳤다. 사진 제공=전라남도




#행정불신에 정치도 꼬여 버린 공모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을 놓고 전남도가 동(순천)·서(목포) 중 하나로 선택하기 위한 ‘공모’ 방식이 또 다른 갈등으로 변질되고 있다. 전남도가 ‘공모 방식을 통한 국립의대 설립 대학 추천’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12일 열기로 했던 ‘5자 회동’(전남도지사, 목포대·순천대 총장, 목포시장·순천시장)마저 무산됐다. 가장 큰 이유는 ‘전남도 행정 불신’에 따른 순천 등 동부권 일대의 반발이 거세다.

‘정부 주도냐, 전남도 주도냐’를 놓고 양측(전남도vs순천) 주장은 저마다 확고하다. 이제는 동·서 경쟁이 아닌 전남도의 경우 순천과 정책 대결을 펼쳐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문제 해결을 위해 자연스럽게 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의 역할론에 관심이 모아진다. 하지만 이들(서부권 국회의원)이 김영록 전남지사의 공모에 힘을 실어주기에는 정치적 셈법을 따져봤을때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형구 순천시의회 의과대학 유치 특별위원장이 지난 8일 순천시장 앞에서 전남도의 의대 공모방식 강행에 반발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순천시의회


노관규 순천시장 등 순천시민들이 지역갈등과 대혼란을 초래하는 전남도 단일의대 공모 철회를 촉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순천시


#인구수 많은 동부권에 책잡힐 일 있나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남은 지난 21대에 이어 10개 선거구 모두를 더불어민주당이 휩쓸었다. 동부권의 경우 여수갑 선거구 주철현 의원만이 재선에 성공하고 전면 새얼굴로 교체됐다. 반면 서부권은 다선 의원이 쏟아져 나왔다. 서부권에는 해남·완도·진도 선거구의 박지원 당선인이 5선,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의 이개호 의원이 4선, 나주·화순과 영암·무안·신안 선거구에서는 신정훈 의원과 서삼석 의원이 각각 3선, 목포 선거구에서는 김원이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다. 자연스럽게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은 동부권이 다선 의원이 많은 서부권에 밀려 소외될 수 있다는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작 서부권 의원들은 전남권 의대 공모 방식을 놓고 이해관계에 놓인 김원이 의원을 제외한 실질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김영록 전남지사의 3선에 맞서 이들 다선 의원들은 잠룡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부권은 서부권에 비해 인구수가 월등히 많다.(행안부의 지난 4월 기준 주민등록 통계 자료에 따르면 동부권 인구수는 82만 3600여 명으로 서부권 54만 8300여 명이다)



이에 전남권 의대 신설을 서부권인 “목포로 유치해야 한다”라는 목소리를 낸다면 추후 전남도지사 출마 과정에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지난 8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전남도와 전남지역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지역 현안 해결 및 국비 확보를 위한 예산정책협의회에서도 최대 현안인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에 관련해서는 의대 설립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그쳤다.

순천·광양·구례·곡성을 권향엽(왼쪽부터) 국회의원 당선인, 이병운 국립순천대학교 총장, 노관규 순천시장, 정병회 순천시의회 의장이 7일 순천시청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의대를 둘러싼 전남 동·서 간 극한 갈등의 모든 책임은 전남도에 있다”며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순천시


#먼발치서 김영록 지사에 보내는 오묘한 시선

이에 오히려 초선이 다수 포진한 동부권이 정치적으로 더욱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질적으로 동부권 일대 국회의원 당선인들은 말보다 행동으로 옮겼다. 김문수(순천·광양·곡성·구례갑)·권향엽(순천·광양·곡성·구례을) 국회의원 당선인은 이병운 순천대 총장과 노관규 순천시장, 정병회 순천시의회 의장 등 5명이 공동 합의한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순천시는 지난 9일 대통령비서실과 교육부, 보건복지부에 ‘전남도 단일의대 공모 강행에 대한 입장문’을 보내 ‘정부 주관 의대 신설 공모 추진’을 요구하는 등 전남도를 압박했다. 여기에 민주당 뿐만 아닌 순천의 두 번째 국회의원으로 불리고 있는 천하람 당선인(개혁신당), 인요한 당선인(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 미래) 등이 포함된 여야 어벤져스를 구축하며 전남권 국립의대 독자 노선에 힘을 싣고 있다.

권향엽 당선인은 “초선이라서 (의대 유치가) 어렵고 재선, 3선 의원이어서 쉬운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의대 신설은 로비와 다선 경력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며 “국가산단이 있는 전남 동부권은 인구로 보나 총생산량으로 보나 의대를 유치할 만한 당위성이 충분한 곳”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34년 전남도민의 숙원사업인 전남권 의대 신설을 놓고 공모를 추진 할 수 밖에 없는 전남도의 겉으로 드러낼 수 없는 복잡한 속내. 여기에 전남도는 의대 공모 강행 의지를, 순천시는 전남도를 배제한 정부 주도를 고수하며 팽팽한 긴장감 속에 정치적 셈법까지 맞물려 버린 형국이다. 이에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갈등 조정 능력을 어떻게 발휘할지 다선 국회의원 당선인들은 오묘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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