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올 2분기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앞세워 호실적을 거뒀다는 소식에 미국 뉴욕 증시의 첨단 기술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며 나스닥종합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24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각각 4.44포인트(0.07%), 37.94포인트(0.18%) 상승한 6363.35, 2만 1057.96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두 지수의 상승은 지난 23일 장 마감 후 공개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2분기 실적이 이끌었다. 알파벳은 지난 2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22% 증가한 964억 2800만 달러, 2.31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었다. 구글이 챗GPT 등 경쟁 서비스를 뚫고 자사 AI 기술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확인되자 알파벳 주가도 0.88% 올랐고 앞으로 이어질 다른 기술주 실적 발표에 대해서도 낙관론이 퍼졌다.
S&P500과 나스닥지수와 달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16.38포인트(0.70%) 내린 4만 4693.91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IBM이 2분기 실망스러운 소프트웨어 부문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 속에 7.62% 주저앉으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IBM 등의 부진 여파로 최신 기술주가 아닌 전통 우량주에 대한 투자 심리도 빠르게 얼어붙었다.
한편 전날 장 마감 후 부진한 2분기 실적을 공개한 테슬라는 나스닥시장에서 8.20% 급락해 지수 전체에 부담을 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실적발표회(컨퍼런스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세액공제) 폐지 등으로 내년에도 힘든 한 해를 보낼 것이라고 한 발언이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테슬라는 23일 장 마감 이후 2분기 총매출이 224억 9600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감소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슬라의 이번 매출 감소폭은 최소 10년 만에 최대치다. 테슬라의 영업이익과 주당순이익(EPS)도 같은 기간 42%, 23%씩 줄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한 수준보다 더 나쁜 성적표다.
머스크 CEO는 “우리는 아마도 힘든 몇 분기를 보낼 수 있다”며 자율주행 사업을 크게 확대하는 내년 말까지 영업 실적이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테슬라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머스크 CEO가 대규모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되면 내가 그의 회사를 파괴할 것이라고 모두가 말한다”며 “그건 사실이 아니며 나는 머스크 CEO의 사업이 번창하길 원한다”고 썼다.
앞서 머스크 CEO는 올초부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최측근으로 꼽히며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정치 외도를 떠난 바 있다. 그러다가 지난 5월 경영 일선으로 돌아온 뒤부터는 대규모 감세안을 담은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을 강하게 비판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이 법안에는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등 테슬라에 불리한 정책이 다수 포함됐다.
샘 스토벌 CFRA리서치 수석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이 무역협상과 경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2분기 기업 실적발표에 대해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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