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2+2 협상' 취소…韓 길들이기 나섰나
국제 경제·마켓 2025.07.24 17:40:16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미 2+2 통상 협상’이 미국 측의 일방적인 일정 변경으로 무산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한 시간 전 e메일로 면담 연기 통보를 받으면서다. 나흘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협상 파트너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 대면 면담을 하지 못했다. 미국이 제시한 협상 마감 시한(8월 1일)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 외교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기재부는 24일 “2+2 협의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으로 인해 개최하지 못하게 됐다”며 “미국 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협상을 다시 개최하자고 제의했고 양측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일정을 잡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내부에서는 유례없는 ‘e메일 면담 불발 통보’를 두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번 협상에서 최종 딜을 이끌어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있기는 했지만 만남 자체가 무산될 것으로 예상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위 실장은 서면 브리핑에서 “루비오 장관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미 국가안보회의(NSC) 고위 인사들과 현안을 논의했고 루비오 장관과도 유선 협의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특유의 ‘일방통행 협상’이 본격화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정부는 올 4월 이후 일본과 고위급 협상을 여덟 차례 이어간 끝에 22일 무역 합의를 이끌어냈다. 일본을 상대로 “버릇이 없다(spoiled)”는 거친 용어를 쏟아내기도 했다. 협상 시한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어쨌든 우리 정부가 쫓기는 처지에 몰리게 됐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시간이 갈수록 우리 측 협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 행정부가 심각한 외교적 결례를 범하면서까지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다”며 “침착하고 정교한 전략을 짜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와 협상은 고차방정식…"매드맨 전술에 휘말려선 안돼"
경제·금융 경제분석 2025.07.24 16:58:51미국이 일명 ‘2+2 협상’을 돌연 취소한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특유의 협상 전략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및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25일(현지 시간) 만나 관세 등 통상 안건을 협상할 예정이었다. 전문가들은 8월 1일 상호관세 유예 종료일까지 ‘노 딜’에 그치더라도 협상이 종료되는 것은 아닐 뿐더러 명백한 귀책사유가 미국에 있는 만큼 협상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구 부총리는 미국행 비행기 탑승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차에 타고 있던 24일 오전 9시께 미국 측으로부터 협상 취소를 e메일로 통보 받았다. 통상 실무자간에는 개인 전화번호를 서로 알만큼 언제든 통화할 수 있는 데 e메일로 긴급 일정을 통보한 것이다. 미국 측은 “베선트 재무부 장관의 일정이 겹쳤다(schedule conflict)”고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외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선트 장관에게 25일로 예정된 스코틀랜드 방문에 동행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아직 구체적 이유는 공식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구 부총리는 공항 도착 후 20여 분간 귀빈실에 머물며 참모들과 상황을 파악하다가 공항을 떠났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의 한 관계자는 “쌀과 소고기를 추가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측이 일종의 압박을 가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현실적으로 8월 1일 데드라인 전에 한국과 협상 타결이 어렵다고 봐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와 협상에 집중하려는 전략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전략과 별도로 외교·통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일이 전례를 찾기 어려운 결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관급 회담을 개최 전날에 e메일로 취소하는 것은 동맹 관계인 나라에서 상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구 부총리와 함께 방미길에 오르려던 기재부 협상단 상당수는 출국 수속까지 마친 상태였다고 한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역시 나흘간의 방미 기간 중 협상 파트너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 대면 면담을 하지 못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이 이렇게 촉박하게 일방적으로 회담을 취소한 건 외교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처사로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봐야 한다”며 “미국이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한미 간 관세·통상 협상을 미국 주도 하에 미국의 타임라인에 따라 끌고 가겠다는 의지가 읽힌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일단 사태 수습에 주력하고 있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23일 미국 측이 2+2 협상을 취소한 것과 관련해 “베선트 장관의 급한 사정 때문이지 한국과 협상에 다른 함의(implication)가 있지는 않다”고 해명했다. 위 실장과 루비오 장관간 면담도 “긴급한 일정이 생겨 유선 협의로 대체했다”고 대통령실이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위 실장이 21일 약속된 면담을 위해 백악관에서 대기하고 있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급한 일정으로 루비오 장관을 호출해 이튿날 유선으로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여 본부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 장관을 만나 무역 협상을 예정대로 벌일 계획이다. 다만 다음번 2+2 협상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으면서 한미 통상 협상은 8월 1일 데드라인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베선트 장관은 28~29일 스웨덴에서 중국과 협상을 앞두고 있어 물리적으로 한국과의 단독 협상이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우왕좌왕할 것이 아니라 정교하게 협상 전략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는 “EU와 관세 협상이 먼저 타결이 되는 걸 지켜보는 편이 차라리 나을 수도 있다”며 “미국 입장에서는 큰 나라로부터 많이 얻어내면 우리로부터 얻어내야 할 게 줄어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한미 2+2 통상 협의 무산'…송언석 "李 셰셰 외교 민낯"
정치 정치일반 2025.07.24 16:49:3625일(현지 시간) 예정됐던 ‘2+2 한미 통상 협의’가 미국 측의 요청으로 전격 취소되자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4일 “정부는 미국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긴급 일정’을 이유로 들었지만, 실제로는 한미 간 관세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송 비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협상 위기의 책임은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있다”며 “지난 4월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한덕수 전 총리와 최상목 전 부총리에게 관세 협상에 나서지 말고 다음 정권에 넘기라고 노골적으로 압박했고, 급기야 국무위원 탄핵까지 서슴지 않았고, 그 결과 우리 외교는 발이 묶이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적 셈법으로 외교를 방해해 놓고, 국익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는 허겁지겁 수습하려는 참으로 무능한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재명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중국 전승절 참석 검토, 대북 확성기 중단 등으로 한미동맹의 신뢰를 흔들었다”며 “G7에서의 한미 정상회담 불발, 나토 정상회의 불참으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 취소를 두고는 “미국 측이 이재명 정권을 불신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송 비대위원장은 일본이 확보한 15%의 관세율은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넘어서는 수준에서 협상이 타결된다면, 우리 기업의 가격 경쟁력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문제는 미국과의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15% 수준으로 협상을 타결하려면 우리 정부가 무엇을 얼마나 내줘야 하느냐는 점”이라며 “주한미군 문제, 전작권 환수 등 우리 안보문제와 쌀, 소고기, 사과 등 우리 농산물 시장 개방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G7 회담이 무산됐을 당시 나토 정상회의에서라도 한미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한다고 누차 강조해왔지만 이 대통령은 안일하게 대응했고, 그 결과 외교 공백이 경제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중국엔 ‘셰셰’, 일본엔 ‘감사하므니다’라는 이재명 대통령식 외교가 현실에서는 신뢰 상실과 외교 고립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이제라도 이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의구심을 해소하고, 동맹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우리 경제를 지키고, 국익을 회복하는 관세 협상의 출발점”이라고 부연했다. -
LNG 카드로 무역적자부터 해소…'메이크 인 USA' 압박은 난제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7.16 17:55:05한국가스공사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비중 확대에 나선 것은 미국이 원하는 무역적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가장 빠르고 확실한 카드가 원자재 수입이기 때문이다. 이미 LNG는 우리나라의 주요 대미 수입품이다. 16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미국산 LNG 수입액은 총 30억 9200만 달러(약 4조 2900억 원)로 전체 1244개 대미 수입 품목(MTI 6단위 기준) 중 원유·프로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미국이 수입 확대를 요구하는 쇠고기(22억 4300만 달러)나 비행기(15억 5800만 달러)보다 더 규모가 크다. 이 중 가스공사를 거치지 않는 직수입 비중이 약 30%가량임을 감안해 단순 추산해도 가스공사가 부담하는 연간 수입액은 21억 달러(약 3조 원)에 이른다. LNG 수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진행 등 자국 LNG 산업 경쟁력 강화를 둘러싼 미국의 관심도 지대하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에 여러 에너지 프로젝트가 있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거론하며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은 알래스카 하나”라고 밝혔다. 더그 버검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장 겸 내무부 장관은 지난달 미국 워싱턴DC에서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면담한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우리는 동맹국(한국)에 깨끗한 미국산 LNG를 팔 기회를 얻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만 국영석유회사(CPC)와 태국 정부는 이미 미국과 알래스카 LNG 수입을 포함한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한 상태다. 문제는 LNG 수입 확대로는 미국이 원하는 고차원적 요구가 모두 충족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은 농산물 등 각종 비관세장벽 완화와 국방비 부담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궁극적으로는 미국 내 제조업 공급망을 완성하는 데 한국이 분명한 역할을 하라는 게 미국의 요구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삼성이나 현대차 같은 한국의 반도체 및 자동차 공장들이 궁극적으로 미국에서 생산과 고용을 늘려 달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라며 “LNG로는 무역적자 문제가 해결될지 몰라도 ‘메이크 인 아메리카’라는 다른 트랙은 더 고도의 해결책이 필요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자동차·철강 등에 대한 품목 관세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 같은 미국의 요구에 대응해 제조업 협력 고도화를 카드로 제시하고 있다. 한미가 함께 손잡고 미국의 제조업 부흥을 위해 파트너가 되겠다는 것이다. 한국이 강점을 지닌 조선·반도체·배터리 등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윈윈’ 관계로 가자는 구상이다. 예컨대 정부는 현재 대형 조선사뿐만 아니라 중소 조선사들도 미국 상선 및 함정 유지·보수·운영(MRO) 시장에 직접 진출할 수 있도록 MRO 장비를 정부가 구매해 중소 조선사들에 대여해주거나 신규 시설 투자를 지원하는 식의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방안은 최종적 결과물이 도출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성미가 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의미다. 고도의 협력과 같은 추상적 단어 대신 구체적 투자 금액을 내놓아야 미국이 만족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기업 협력의 주체가 정부가 아닌 민간기업이라는 점도 정부로서는 해결해야할 과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기업 간 대화를 촉진시키고 플랫폼을 만드는 보조적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그간 수출 위주로 미국 시장을 공략했던 민간기업들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하고 있는 만큼 대미 투자와 협력을 민간과 함께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농산물 수입 확대 요구도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민감한 대목이다. 앞서 여 본부장은 “모든 협상에서 농산물이 고통스럽지 않았던 적이 없고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 할 부분”이라며 농산물 비관세장벽 완화를 시사했지만 벌써부터 농민들의 반발 조짐이 일고 있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업인의 동의 없이 농축산물 관세·비관세장벽을 허문다면 절대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대적인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 제한 철폐, 사과·베리류 등 원예작물 및 유전자변형생물체(LMO) 식품 수입 관련 비관세장벽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바이든 때 이미 대미투자 쏟아부었는데…"정부가 韓 제조업 공동화 부추기라는 격"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7.16 17:53:29미국이 관세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제조업 재건에 투입할 수 있는 대규모 투자 펀드 조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관세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해 제안한 ‘한미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이 자칫 정부 주도 대미 투자 확대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국내 주요 대기업들 모두 조 바이든 정부 당시 상당한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진행해 추가 투자금 마련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달 초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된 한미 관세 협상에서 이같은 내용의 대미 투자 펀드 조성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미국에 제안한 내용을 거론하며 한국에도 이에 준하는 규모의 투자를 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일본이 미국에 제안한 펀드 규모는 4000억 달러(약 554조 4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3개월치 명목 국내총생산(GDP)에 해당하는 돈을 ‘협상 청구서’로 내민 셈이다.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에 한국이 얼마를 투입할지를 두고 한미 양측은 협상 막판까지 힘겨루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측 모두 제조업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어 투자 규모를 구체화하는 일만 남았기 때문이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협상국들의 시장을 개방하려 하고 있다. 한국은 그렇게 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한국과의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시사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협상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기업들이 그동안 대미 투자를 많이 고민해왔고 이번 협상을 계기로 함께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한국에 4000억 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 투자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4000억 달러는 비현실적인 규모”라며 “반도체나 2차전지의 경우 이미 바이든 정부 시절 상당한 규모의 설비투자가 진행돼 더 이상 여력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 기업의 대미 해외직접투자(FDI)는 2020년 152억 달러에서 지난해 223억 달러로 50% 가까이 뛰었다. 2023년 기준으로는 한국이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최대 투자국이 되기도 했다. 한국 기업들의 굵직한 투자 발표도 나올 만큼 나왔다는 평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3월 말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총 21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대한항공은 2033년까지 미국 보잉사의 항공기 50대를 도입하고 GE에어로스페이스의 엔진을 구입하는 데 약 327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요구에 맞춰 한국 기업들의 설비투자를 미국으로 유도할 경우 한국 제조업 역량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항구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과 제조업 협력을 할 수 있는 기업들은 결국 글로별 경쟁력이 있는 소수 대기업”이라며 “이들의 공장이 미국으로 가면 우리나라 산업이 상당한 구조조정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자동차·조선같이 전후방 효과가 큰 산업은 핵심 공장이 이전하면 제조업 공동화가 발생해 경제 전체에 위기가 찾아온다는 의미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도 자동차 산업이 어려워지면서 제조업이 무너졌다”며 “대외 투자 확대는 신중히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도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정부가 기업의 경영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있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숫자 자체에 매몰되기보다 유의미한 협상 결과를 얻어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상식에 벗어난 요구를 일단 지르고 보는 것은 잘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이라며 “펀드 규모를 거론했다는 것은 정부의 제조업 르네상스 카드가 마음에 들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선전에 활용할 수 있는 숫자를 만들어 명분을 주고 구체적인 금액은 협정문에서 빼는 방식으로 협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존 투자액을 포함하고 중장기 투자 전망치를 더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원하는 숫자를 맞춰주는 대신 품목 관세 등에서 대폭 양보를 얻어내면 한국으로서는 나쁠 것이 없다는 이야기다. -
[단독] 미국산 LNG 수입 '최대 2배' 늘린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7.16 17:36:19정부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의 연간 도입 물량을 지금보다 최대 두 배 이상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제시한 8월 1일 통상 협상 데드라인을 앞두고 미국의 대(對)한국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LNG 수입 확대 외에도 미 제조업 투자 펀드 참여, 방위비 분담금 확대, 쌀·소고기와 같은 농산물에 대한 비관세장벽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현재 미국산 LNG를 현재보다 더 늘리는 내용의 신규 도입 계약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LNG 도입 계약과 관련해 4월 말 가스공사 이사회 의결이 이뤄졌고 연말 계약 체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가스공사의 개별 LNG 계약 물량은 공개되지 않지만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번 중장기 계약 물량만 연간 100만 톤에서 최대 300만 톤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너지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가스공사가 400만~500만 톤씩 대량으로 LNG를 구매했다면 최근에는 공급 안정성을 위해 계약 물량을 쪼개 들여오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물량은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가스공사와 미국 LNG 업체 간 도입 계약이 체결될 경우 가스공사의 미국산 LNG 수입 비중은 최대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LNG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가스공사가 수입한 LNG는 총 3608만 톤으로 이 중 미국산 비중은 10.7%(386만 톤)에 그쳤다. 기존에 깔아둔 중기 계약 물량에 이번 신규 물량이 더해져 최종 수입 물량이 정해지는 구조다. 가스공사가 미국산 LNG 비중을 늘릴 경우 미국의 무역적자도 상당 수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들에 대한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새 조건 걸고 이행 미적…'관세 볼모'로 말바꾸는 美
국제 정치·사회 2025.08.31 17:43:17미국과 세계 주요국 간 관세 협상이 일단락됐지만 실제 이행을 놓고 서로 간 말이 엇갈리면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이 협정 문서화 단계에서 새로운 조건을 요구하거나 이행을 미루는 상황이 이어지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내 협상이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30일(현지 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최근 미국으로부터 ‘(일본이) 쌀 수입을 확대하고 농산물 관세를 인하한다’는 내용을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담겠다는 입장을 전달받고 강하게 반발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산 쌀 수입을 얼마나 확대할 것인지를 두고 미국 정부와 이견이 큰 상태였다.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 인하 조치는 7월 양국이 타결한 무역 합의에도 언급되지 않은 내용이다. 닛케이는 미국의 요구에 일본 정부가 “내정간섭이며 합의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전담하는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의 방미 일정이 갑작스럽게 취소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부품 관세 인하를 놓고도 미일 간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5500억 달러(약 766조 원) 규모 투자 펀드의 조성과 운용 방식을 구체화하는 앙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그 대가로 현행 27.5%인 일본산 차·부품 관세를 15%로 내리는 행정명령을 받아낼 계획이었다. 당초 일본은 투자 펀드에 대해 명문화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었지만 미국이 자동차 관세 인하 합의를 이행하지 않자 투자 펀드 문서화와 관세 인하 행정명령을 맞교환하려던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 측은 “미국에 신속한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며 “실무 차원에서 아직 논의해야 할 사항들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EU는 8월 28일 미국산 공산품 관세를 전면 철폐하고 미국산 해산물과 민감하지 않은 농식품의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을 늘려 ‘특혜적 시장 접근권’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은 입법안을 발표했다. 미국에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이 합의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EU산 자동차의 관세 인하를 위한 선결 조건이다. 8월 발표한 공동성명에 따르면 EU가 미국산 공산품에 대한 관세 철폐를 위한 입법안을 공식적으로 도입하면 미국은 현행 27.5%가 부과되는 EU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관세를 15%로 낮춘다고 명시돼 있다. 당초 EU는 자동차 관세 인하 조처가 EU 입법안을 발표한 달의 1일부터 적용하기로 한 만큼 8월 1일 이후 수출된 물량에 대해서도 15% 관세율을 소급 적용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EU의 입법안 발표에도 미국이 곧바로 호응하지 않으면서 관세 적용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EU가 미국 빅테크를 겨냥한 ‘디지털세’ 정책을 폐지하지 않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분노를 샀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이에 대해 테레사 리베라 EU 집행위원장 부위원장은 “디지털서비스법(DSA)과 디지털시장법(DMA)을 약화시키려는 미국의 어떤 강압적 시도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이 계속 제재 위협을 가할 경우 미국과의 무역협정에서 손을 떼는 것까지 각오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한국 역시 미국과 현행 25%의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지만 3500억 달러(약 486조 원)의 대미 투자 계획을 구체적으로 명문화하라는 미국 측의 요구에 난감한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 횡포에 다른 나라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9~30일 일본을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반도체를 포함한 중요 물자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했다. 미중 갈등과 대만해협 리스크 등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소재·장비·기술력이 있는 일본과 인력·시스템 설계에 잠재력이 있는 인도가 손잡고 기술 동맹을 맺은 것으로 해석된다. 브라질과 멕시코도 밀착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제라우도 아우크밍 브라질 부통령은 8월 28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농업과 건강, 바이오 연료 분야에서 협력을 약속하는 예비 협정에 서명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멕시코는 최근 브라질산 육류 수입에서 미국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브라질은 불확실성이 커진 미국 시장 대신 멕시코 시장을 공략해 육류 수출을 더욱 확대하려는 목표를 세웠다. 대미 수출이 75%에 달하던 캐나다도 남미 무역 블록과 교류를 늘리고 있다. 8월 25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재개하며 미국 의존도 낮추기에 나섰다. -
항소심도 "美상호관세 위법"…트럼프 "없으면 재앙" 상고
국제 정치·사회 2025.08.31 17:41:4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국에 부여한 상호관세가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선 불법이라는 미국 연방항소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 부과가 법적 권한을 넘어선 조치라는 원심 판결을 인용한 것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무역 불확실성이 커지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워싱턴 DC 연방순회항소법원은 29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행정명령의 근거로 삼은 IEEPA에 대해 “대통령에게 수입을 규제할 권한만 부여할 뿐 행정명령으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주지는 않는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IEEPA가 국가 비상사태에 대응해 여러 조치를 취할 중대한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지만 이들 가운데 어떤 조치도 관세나 그와 유사한 것을 부과·과세할 권한을 명시하지는 않는다”며 “의회가 IEEPA를 제정하면서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무제한적 권한을 주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이 법은 관세를 언급하지 않았을 뿐더러 대통령의 권한에 명확한 한계를 담는 절차적 안전장치도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트럼프 행정부에 항소 기회를 주기 위해 10월 14일까지 이번 판결의 효력을 유예하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때까지 2심의 결정에 대한 집행정지 요청을 하고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상호관세는 확정판결 전까지 유지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정치 편향적”이라며 “모든 관세는 여전히 유효하고 이들이 사라지면 국가에 총체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미국은 더 이상 거대한 무역적자나 다른 나라들이 부과한 불공정한 관세, 비관세장벽을 감내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법원의 도움 아래 우리는 관세가 미국에 이익이 되도록 사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팸 본디 법무부 장관도 같은 날 X(옛 트위터)를 통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6대3으로 보수 우위 구도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미국 대법원의 법 해석이 매우 보수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이번 소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 만성적인 대규모 무역적자가 국가 안보와 경제에 큰 위협이라며 IEEPA에 근거해 국가별 상호관세를 매기면서 시작됐다. 관세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 5곳이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4월 14일 국제무역법원(USCIT)에 소송을 제기했고 같은 달 23일에는 오리건주를 비롯한 12개주까지 법적 분쟁에 가세했다. IEEPA는 1977년 제정된 후 주로 적성국에 대한 제재나 자산 동결에 이용됐다. IEEPA에 무역수지나 제조업 경쟁력, 마약 밀반입 등을 이유로 붙여 관세를 부과한 대통령은 트럼프가 처음이다. 국제무역법원은 이후 5월 28일 “관세를 부과할 배타적 권한은 의회에 있다”며 상호관세를 철회하라고 명령했고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즉각 항소했다. 외교가에서는 상호관세의 법적 실효성이 불투명해지면서 글로벌 무역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직 무역 합의를 마무리하지 못한 나라들은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협상을 미룰 수 있고 이미 관세율을 조정한 나라들도 투자 이행을 늦출 수 있다. 이번 판결이 한미 관세 합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한국은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펀드와 1500억 달러의 직접투자, 미국 에너지 제품 1000억 달러어치를 구매하는 조건으로 대미 수출품의 상호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내리는 데 미국과 합의했다. 다만 미국 대법원이 IEEPA를 근거로 한 상호관세를 불법행위로 최종 판단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301조와 122조, 관세법 338조 등 다른 수단을 사용할 경우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자동차와 철강·반도체·의약품 등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부과한 품목별 관세는 이번 소송의 영향권 바깥에 있다. -
美항소법원 "트럼프 상호관세는 불법"…대법서 무효 되나
국제 정치·사회 2025.08.31 08:56:32미국의 2심 법원이 전 세계 각국을 상대로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법적 권한을 벗어난 조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한국 등 여러 국가가 천문학적인 투자를 약속한 만큼 앞으로 나올 미국 대법원의 최종 판단에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워싱턴DC 연방순회항소법원은 29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행정명령의 근거로 삼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대해 “대통령에게 수입을 규제할 권한만 부여할 뿐, 행정명령으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IEEPA가 국가 비상사태에 대응해 여러 조치를 취할 중대한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지만 이들 중 어떤 조치도 명시적으로 관세나 그와 유사한 것을 부과·과세할 권한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며 “의회가 IEEPA를 제정하면서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무제한적 권한을 주려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이 법은 관세를 언급하지 않았고 대통령의 권한에 명확한 한계를 담는 절차적 안전장치도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에 항소 기회를 제공할 목적으로 10월 14일까지는 판결의 효력을 내지 않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에 제동을 건 항소법원의 결정에 반발하며 즉각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정치편향적”이라며 “모든 관세는 여전히 유효하고 이들이 사라지면 국가에 총체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미국은 더 이상 거대한 무역적자나 다른 나라들이 부과한 불공정한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감내하지 않겠다”며 “대법원의 도움 아래 우리는 관세가 미국에 이익이 되도록 사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팸 본디 법무부 장관도 같은 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소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만성적인 대규모 무역 적자가 국가 안보와 경제에 큰 위협이라며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IEEPA에 근거해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한 데 대한 반발로 시작됐다. 관세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 5곳이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4월 14일 국제무역법원(USCIT)에 소송을 제기했고 같은 달 23일에는 오리건주를 비롯한 12개주도 법적 분쟁에 가세했다. 해당 소송에는 상호관세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올 2월 펜타닐 유입을 이유로 중국·캐나다·멕시코에 부과한 관세, 중국의 보복 관세에 대해 추가로 부과한 관세 등 총 5개 관련 행정명령이 포함됐다. 국제무역법원은 이후 5월 28일 “관세를 부과할 배타적 권한은 의회에 있다”며 상호관세를 철회하라고 명령했고 트럼프 행정부는 즉각 항소했다. IEEPA는 1977년 제정된 이후 주로 적국에 대한 제재나 자산 동결에 활용됐다. 무역수지나 미국 제조업 경쟁력, 마약 밀반입 등을 이유로 IEEPA를 활용해 관세를 부과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외교가에서는 대법원이 IEEPA를 근거로 한 관세를 불법이라고 최종 판단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301조와 122조, 관세법 338조 등 다른 수단을 사용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철강, 반도체, 의약품 등 IEEPA가 아닌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부과한 품목별 관세는 이번 판결의 영향권 바깥에 있다. 철강 관세의 경우는 이미 트럼프 1기 때 소송에 휘말렸다가 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앞서 한국은 지난달 30일 3500억 달러(약 488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액화천연가스(LNG) 등 1000억 달러(약 139조 원)어치의 미국 에너지 제품 구매, 미국산 제품 무관세, 대규모 추가 투자 등을 조건으로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내리기로 미국과 합의한 바 있다. 이 합의는 이달 25일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한미정상회담에서 사실상 확정됐다. 일본과 유럽연합(EU)도 각각 5500억 달러(약 760조 원), 6000억 달러(약 830조 7000억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뒤 한국과 비슷한 조건의 상호관세 무역 합의를 체결했다. -
美항소법원 "트럼프 관세 위헌, 10월14일까지 유지"
국제 정치·사회 2025.08.30 07:12:56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상호관세가 권한을 넘어선 불법이라는 미국 연방항소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 교역 상대국을 상대로 부과한 '상호관세'와 중국·캐나다·멕시코를 대상으로 부과한 소위 '펜타닐 관세'가 위법이라는 의미다. 재판부는 상고 허용을 위해 관세를 10월 14일까지 유지하도록 했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이날 판결에서 "IEEPA는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비상조치 권한을 부여하지만, 해당 법률은 관세를 언급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에 대한 명확한 제한을 담은 절차적 안전장치도 포함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자동차 및 차 부품, 철강·알루미늄 등 무역확장법을 근거로 한 관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미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수입품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긴급하게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판결 직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모든 관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오늘 극단적으로 편향된 항소법원이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고 잘못 판결했지만, 결국 미국이 승리할 것임을 잘 알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이제 미국 연방대법원의 도움으로 우리는 이를 국가의 이익을 위해 활용해 미국을 다시 부유하고 강하며 위대한 나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혀 대법원 상고를 시사했다. -
美 8월 소비자심리지수 추가 하락…"트럼프 관세 인플레 본격화 우려"
국제 정치·사회 2025.08.30 02:20:32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이 이달부터 본격화됨에 따라 미국 소비자들이 이에 따른 물가 상승을 더 우려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 시간) 미시간대는 미국 경기에 대한 8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가 58.2로 7월보다 3.5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2주 전 발표된 잠정치(58.6)보다 0.4포인트 더 내려간 수준이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올초 계속 낮아지다가 6∼7월에는 무역 협상 진전과 증시 랠리에 힘입어 반등한 바 있다. 그러다 이달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가 예고한 대로 부과되고 이에 따른 물가 상승 조짐이 체감적으로 나타나면서 경기 전망에 대한 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소비자들이 1년 뒤까지 기대하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수준은 7월 4.5%에서 8월 4.8%로 상승했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7월 3.4%, 8월 3.5%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집계를 관장하는 조안 슈 디렉터는 “이번 달 소비심리지수 하락은 나이, 수입, 주식자산 보유에 상관 없이 전반에 걸쳐 나타났다”며 “높은 물가에 대한 우려 때문에 내구재 구매 여건은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기업 환경과 노동 시장에 대한 기대도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
美 7월 근원 PCE 예상 부합…힘 실리는 '9월 금리인하'
국제 정치·사회 2025.08.29 21:52:02지난달 미국의 대표 소비물가지표 상승률이 전문가 예상에 부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물가보다 고용 상황을 더 우려하며 금리 인하를 시사한 가운데 물가가 치솟지 않는 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29일(현지 시간) 올 7월 근원(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 제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2.9% 올랐다고 밝혔다. 최근 5개월간 최고 상승 폭으로 블룸버그 전문가 예상치와 동일했다. 전 분기 대비로도 0.3% 상승해 전문가 예상과 같았다. 시장에서는 다음 달 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이날 발표에 이목이 집중됐다. 예상치 수준일 경우 금리 인하 관측이 더욱 굳어지겠지만 예상보다 높게 나올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인하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에서 9월 금리가 25bp(bp=0.01%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보는 확률은 87.2%를 기록했다. 전날 미국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잠정치가 3.3%(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속보치는 3.0%, 전문가 예상치는 3.1%였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본격적인 관세 부과에 앞서 기업들이 수입을 대폭 늘리면서 1분기에는 -0.5%를 기록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노동절(9월 1일) 연휴를 앞두고 미국인들이 희망을 가질 만한 긍정적인 지표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우지수는 0.16% 오른 4만 5636.90에,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0.32% 상승한 6501.86에, 나스닥은 0.53% 뛴 2만 1705.16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사상 처음으로 6500선을 넘어섰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지 않다는 지표가 나오면서 9월 금리 인하 관측에 힘이 실린다. 7월 FOMC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했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전날 마이애미 경제클럽 연설에서 “노동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9월 금리 25bp 인하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임명했고 차기 연준 의장으로도 거론되는 월러 이사는 “현재로서는 9월에 25bp보다 더 큰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다음 달 8일 나올 8월 고용보고서에서 경제가 상당히 약화하고 있고 물가가 억제되고 있다면 견해가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9월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 주장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그는 “향후 3~6개월에 걸쳐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식자재·생필품에서 관세의 물가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조짐이 뚜렷하게 감지되며 금리 결정에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대형 철물점 체인 에이스하드웨어는 “조만간 미국 내 수천 개의 지점에서 관세에 따른 가격 상승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형 식품 업체 JM스머커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에 50%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앞서 올 5월 인상한 커피 가격을 추가로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스팸 제조 업체 호멜푸드도 일부 제품의 가격을 추가로 높일 방침이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은 미미했다”면서도 “새로운 관세가 발효된 상황에서 (비어 있는) 재고를 다시 채우고 있는데, 매주 비용이 증가하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이 현상은 3~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
힘 실리는 美 '9월 금리인하'…관세發 물가는 변수
국제 정치·사회 2025.08.29 17:40:36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가 예상을 웃돌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6500선을 돌파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물가보다 고용 상황을 더 우려하며 금리 인하를 시사한 가운데 물가가 치솟지 않는 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미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잠정치가 3.3%(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속보치는 3.0%, 전문가 예상치는 3.1%였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본격적인 관세 부과에 앞서 기업들이 수입을 대폭 늘리면서 1분기에는 -0.5%를 기록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노동절(9월 1일) 연휴를 앞두고 미국인들이 희망을 가질 만한 긍정적인 지표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약보합으로 출발했던 뉴욕증시는 이날 GDP 지표가 나오면서 상승 전환했다. 다우지수는 0.16% 오른 4만 5636.90에, S&P500은 0.32% 상승한 6501.86에, 나스닥은 0.53% 뛴 2만 1705.16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사상 첫 6500선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7월 근원(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 제외) 개인소비지출(PCE)이 전 분기 대비 0.3%, 전년 대비 2.9% 상승해 전년 대비로는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자산 투자사 e토로의 브렛 켄웰은 “예상보다 낮은 근원 PCE 수치는 투자자들의 9월 금리 인하 관측을 더욱 굳힐 것”이라면서도 “다만 수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금리 인하 가능성을 테이블에서 사라지게 하지는 않겠지만 물가 우려를 키워 투자 열기를 식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에서 9월 금리가 25bp(bp=0.01%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보는 확률은 28일 현재 83.1%를 기록했다. 7월 FOMC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했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날 마이애미 경제클럽 연설에서 “노동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9월 금리 25bp 인하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임명했고 차기 연준 의장으로도 거론되는 월러 이사는 “현재로서는 9월에 25bp보다 더 큰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다음 달 8일 나올 8월 고용보고서에서 경제가 상당히 약화하고 있고 물가가 억제되고 있다면 견해가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9월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 주장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그는 “향후 3~6개월에 걸쳐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식자재·생필품에서 관세의 물가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조짐이 뚜렷하게 감지되며 금리 결정에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대형 철물점 체인 에이스하드웨어는 “조만간 미국 내 수천 개의 지점에서 관세에 따른 가격 상승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형 식품 업체 JM스머커도 트럼프 행정부가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에 50%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앞서 올 5월 인상한 커피 가격을 추가로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스팸 제조 업체 호멜푸드도 일부 제품의 가격을 추가로 높다는 방침이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은 미미했다”면서도 “새로운 관세가 발효된 상황에서 (비어 있는) 재고를 다시 채우고 있는데, 매주 비용이 증가하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이 현상은 3~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
산은·수은에 1.9조 투입…'마스가' 프로젝트 뒷받침[2026년 예산안]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08.29 11:11:47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대미 관세 협상을 뒷받침하는 통상 대응 예산을 역대 사상 최대 규모로 편성했다. 미국 조선업 현대화 방안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입은행 등을 통한 1조 9000억 원 규모의 금융 패키지를 마련했다. 29일 기획재정부는 ‘2026년도 예산안’에 산업은행·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1조 9000억 원의 금융 패키지를 책정했다. 이는 마스가 프로젝트에 한국 조선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 정부는 우선 수은과 무보 등에 대해 현물출자 방식으로 자본금 증액을 통해 미국 현지 투자에 필요한 대출·보증 여력을 확충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중소 조선사의 신규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역량 강화와 한미 기술협력센터 설립 등도 병행하기 위해 708억 원을 편성했다. 관세·안보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산 수출을 뒷받침하기 위해 방산수출기업 지원펀드 출자를 20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증액한다. 이 밖에 중소 조선사에 대한 선수금환급보증(RG) 특례보증 2000억 원을 공급해 국산 무기체계 수출 확대에도 힘을 실을 계획이다. 정부는 내수 중심 유망 기업을 수출기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K수출스타 500’ 프로그램도 새롭게 도입한다. 매년 100개 내외의 중소·중견 기업을 선정해 마케팅, 연구개발(R&D), 해외 인증을 집중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수출바우처 지원 기업도 기존 4690개 사에서 6394개 사로 확대된다. 특히 내년부터는 K푸드·뷰티 등 소비재 수출과 동반되는 유통기업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예산 500억 원이 투입된다. 현지 물류망과 판매망 확보를 지원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기로 한 것이다. 또 첨단 전략 산업을 떠받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대한 투자 보조금 규모는 올해 700억 원에서 내년 1000억 원으로 확대된다. 아울러 핵심광물 확보를 위한 해외 자원개발 융자도 기존 390억 원에서 710억 원으로 예산을 증액하고 국내 핵심광물 재자원화 시설·장비 구축(38억 원)도 새롭게 지원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미 관세 협상에서 조선·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유망 내수기업을 수출기업으로 키우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기업들, 3년 6개월 연속 경기 어둡게 봐…트럼프 관세 예고에 반도체 전망 16.4P 급락
산업 기업 2025.08.29 09:38:19기업들이 3년 6개월 연속으로 경기 전망을 어둡게 예측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에 대한 관세를 예고하면서 최대 수출 산업인 전기전자 업종도 전망치가 기준선을 이탈했다. 올해 4분기에도 기업들의 사정이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한 결과 9월 전망치가 93.2를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전월 전망치(92.6%)보다는 0.6%포인트(P) 개선됐지만 기준선(100)은 하회했다. BSI는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분위기를 지표로 만든 수치로 기준선인 100보다 높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많고 100보다 낮으면 경기를 어둡게 보는 기업의 비중이 높다. 한국 기업들의 BSI는 2022년 4월(99.1)부터 올해 9월 전망치까지 3년 6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고 있다. 업종별 9월 전망치를 보면 제조업(92.6)과 비제조업(93.8)이 2개월 연속 모두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은 지난해 4월(98.4)부터 18개월 연속 기준선(100)을 밑돌고 있다. 비제조업 BSI도 지난 7월 103.4로 오르며 반등했지만 다시 8~9월 연속 93.8을 기록해 전망치가 내려갔다. 제조업 세부 업종 중에서는 의약품(125.0)과 식음료 및 담배(106.3), 자동차 및 기타 운송장비(103.0)는 기준선을 웃돌았다. 하지만 △비금속 소재 및 제품(66.7)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80.8)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84.6) △목재·가구 및 종이(85.7) △석유정제 및 화학(92.3)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94.7) △전자 및 통신장비(94.7) 나머지 7개 업종은 부진을 예상했다. 한경협은 제조업 심리부진이 지속되는 이유로 대외 통상 리스크와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주에 따른 시멘트 등 원자재 수요 위축을 꼽았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 및 통신장비는 지난달 111.1로 기준선 위에 있었지만 관세 불확실성 우려로 한 달 만에 16.4포인트 하락하며 94.7로 주저앉았다. 미국 품목 관세가 적용되는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도 3개월 연속 80대를 기록했고 시멘트 제조업이 포함된 비금속 소재 및 제품은 5개월 연속 80대 전망치를 보이며 부진했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 중에서는 여가·숙박 및 외식(107.7), 전문, 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106.7)가 호조 전망을 보였고 도소매(100.0)와 정보통신(100.0)은 기준선 수준이었다. 9월 조사 부문별 BSI는 △투자 90.6 △내수 91.7 △수출 92.6 △고용 93.2 △자금 사정 93.4 △채산성 94.9 △재고 104.0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 전망을 기록했다. 재고는 기준선 100을 웃돌면 재고 과잉을 의미한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의 통상 불확실성 확대와 건설경기 침체 등 내수 부진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정부와 경제계가 원팀이 돼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건설과 인프라 투자를 늘려 내수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