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주년 맞은 삼성메디슨 “진단기기 글로벌 리더 될 것”
산업 기업 2025.07.21 15:04:20삼성메디슨이 창립 40주년을 맞아 인공지능(AI) 등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통해 초음파 진단기기 업계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겠다고 21일 밝혔다. 2011년 삼성그룹에 편입된 삼성메디슨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이상 성장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상 성능 향상, AI 진단 보조 기능 개발, 사용자 중심 설계 등으로 제품 경쟁력을 강화했고 그 덕에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공공 사업을 낙찰 받고 주요 대형 병원에 진입한 결과다. 회사는 올해 전체로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창립 40주년을 맞은 삼성메디슨은 글로벌 영업력 강화, AI 등 차세대 기술 확보, 포트폴리오 및 생산 역량 확대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전방위적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하반기에도 고성장을 지속하고자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우수 인력을 영입해 직판 역량을 강화하고, 분과별 전문 영업 조직을 권역별로 세분화해 구축하는 등 현지 시장 대응력을 높였다. 호주와 캐나다, 멕시코 등 신규 대형 시장 발굴에도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또한 AI 역량 중심의 연구개발(R&D) 체계를 수립하고 글로벌 유수 의료기관 등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 해외연구소 등 인프라 활용을 확대하고 현지 연구소를 신설해 차세대 초음파와 진단 솔루션을 개발한다. 기존의 산부인과와 영상의학과를 넘어 심장내과, 현장진단 등으로의 포트폴리오 확장도 본격화한다. 현재 증축 중인 홍천 공장에는 자동화 설비와 스마트 공정을 도입해 내년까지 연간 생산량을 50% 이상 확대한다. 2공장 증축이 완료되는 2030년까지는 생산량을 2배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규태 삼성메디슨 대표는 "삼성메디슨은 앞으로도 차세대 의료 기술을 개발해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더 나은 진단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지난 40년간 쌓아온 글로벌 의료진과의 신뢰에 선제적인 투자를 더해 글로벌 진단기기 리딩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
골드만삭스에 맞서는 개미들…"HBM 탄탄하다" SK하닉 순매수 1위[주식 초고수는 지금]
증권 증권일반 2025.07.21 13:12:09미래에셋증권(006800)에서 거래하는 고수익 투자자들이 21일 오전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K하이닉스(000660), 한화엔진(082740), 한화솔루션(009830), 한국전력(015760)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날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주식 거래 고객 중 최근 1개월간 투자수익률 상위 1%에 해당하는 ‘주식 초고수’들이 오전 11시까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골드만삭스가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내리면서 급락세를 맞았는데, 초고수들은 이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과잉을 우려한 골드만삭스의 전망과 달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신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주문형반도체(ASIC) 출시로 공급 부족 현상이 오히려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36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상향했다. BofA는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2.4배로 제시하며 HBM 수요 확대가 주가 모멘텀(상승 여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HBM 평균판매단가(ASP) 하락 우려는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공급 진입에 따른 과잉 공급 가능성에서 비롯됐지만, 내년 ASP는 올해 대비 5% 수준의 하락에 그칠 것으로 보여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중국용 AI 반도체 판매 재개가 논의되고 있고, 엔비디아 외 고객사의 HBM 수요 비중도 올해 34%에서 내년 44%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객 다변화 측면에서 공급업체에 우호적인 환경이 유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HBM 시장 환경과 경쟁 구도가 2023~2025년과 달라지는 것은 사실이나, SK하이닉스는 경쟁사 대비 유리한 원가 구조와 높은 수율을 기반으로 올해까지 매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순매수 2위는 한화엔진이다. 한화엔진은 최근 조선업 업황이 호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특히 친환경 엔진에서의 강점이 부각되면서 수혜를 받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탄소집약도(CII)’ 규제가 시행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선박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한화엔진은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연이어 수주하며 수주 잔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나 메탄올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이중연료 엔진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에 대체 불가능한 핵심 장비로 꼽힌다. 한화엔진은 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다양한 연료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엔진 라인업을 갖추며 환경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순매수 3위는 한화솔루션이 차지했다. 한화솔루션이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에 투자 심리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셀과 모듈 제품 등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최근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태양광 수요가 회복되고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익이 커져 실적이 반등했다는 분석이다. AMPC는 미국 현지에서 태양광·배터리 관련 제품 등을 생산·판매하는 기업에 미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최근 미국 의회에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이 통과되며 AMPC 지속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나, 태양광의 경우 2032년까지 수령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돼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평가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율 인상으로 미국 내 태양광 관련 제품 가격이 다른 지역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주택용 에너지 사업의 지속적인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날 순매도 상위 종목은 삼성중공업(010140), 두산에너빌리티(034020), 실리콘투(257720) 등 이었다. 전일 순매수는 두산에너빌리티, POSCO 홀딩스, LG화학(051910) 순으로 많았으며, 순매도 상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리가켐바이오(141080), 미래에셋증권이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사 고객 중에서 지난 1개월간 수익률 상위 1% 투자자들의 매매 종목을 집계해 실시간·전일·최근 5일 기준으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상에서 공개하고 있다. 이 통계 데이터는 미래에셋증권의 의견과 무관한 단순 정보 안내이며 각각의 투자자 개인에게 맞는 투자 또는 수익 달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또 테마주 관련종목은 이상 급등락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
금융 당국, SK에코플랜트 '매출 부풀리기 의혹' 감리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07.21 10:25:11금융 당국이 SK에코플랜트의 ‘매출 부풀리기’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해외 자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과다 계상해 기업공개(IPO) 때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높이려 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심사 결론에 따라서는 SK에코플랜트가 추진 중인 IPO도 차질을 빚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금융 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SK에코플랜트가 자회사 매출을 부풀려 기업가치를 높이려 했다는 의혹을 두고 지난해 말부터 감리를 벌였다. 금감원은 SK에코플랜트가 고의적으로 회계 처리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검찰 고발, 전 대표이사 해임, 수십 억 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 등을 금융위원회에 원안으로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위의 회계 전문 자문 기구인 감리위원회는 지난주 관련 1차 심의를 개최했고 이달 24일 재차 심의를 연다. 회계 위반 동기는 고의·중과실·과실로 나뉘는데 동기를 ‘고의’로 판단하면 형사 고발과 임원 해임 등 강도 높은 제재 조치가 뒤따른다. 금감원은 SK에코플랜트가 해외 자회사인 A사의 매출·영업이익을 과다 계상하는 방식으로 연결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공시했다고 보고 있다. 의혹 대상이 되는 회계 연도는 2022~2023년이다. SK에코플랜트가 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회사 실적을 부풀려 기업가치 산정을 유리하게 하려 했는지를 두고 장기간 감리가 이뤄졌다. 이에 대해 SK에코플랜트 측은 “미국 자회사가 현지 회계법인 검토를 받아 회계를 처리했다”며 “금융 당국에 관련 절차와 사실을 소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리위를 거쳐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서 불공정 행위로 최종 판단을 내리면 SK에코플랜트가 추진하는 IPO 등은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형사 고발이 이뤄질 시 검찰 수사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위는 이달 9일 분식회계를 강도 높게 제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법원에서 분식회계 의혹 관련 무죄를 확정받아 금융 당국이 이번 사안을 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지난해 말에는 금감원이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부풀리기 의혹을 ‘고의’로 판단했지만 증선위가 이를 한 단계 낮은 ‘중과실’로 결론내기도 했다. -
삼성전자, 실적 회복 기대감에 7만원선 '바짝'[줍줍 리포트]
증권 증권일반 2025.07.21 10:01:58삼성전자(005930)가 하반기 실적 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21일 장중 7만 원대 다가섰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82%(550원) 오른 6만 7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1% 상승으로 시작한 주가는 장중 한 때 상승폭을 키워 2%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키움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에 대해 "반도체 부문의 기술 경쟁력 회복과 함께 하반기 실적 개선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8만 원에서 8만 9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83% 증가한 8조 4000억원, 4분기에는 13% 증가한 9조 5000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DS(반도체) 부문 실적 반등과 함께 SDC(디스플레이), DX(세트) 부문의 계절적 성수기 효과가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D램 부문은 AMD 등 주요 고객사향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 증가와 일회성 비용 감소로 실적이 큰 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파운드리 부문도 가동률 상승과 일회성 비용 축소 효과로 영업적자 폭이 줄어들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D램의 경우 1세대 10나노(1cnm) 공정 수율이 상당 수준 개선됐고, HBM4 품질도 기대 이상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HBM 후공정 수율까지 개선되면서 그간의 문제들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하반기에는 엑시노스 2500이 갤럭시Z 플립7에 탑재되고, 2026년에는 아이폰18용 CIS 양산, 테슬라 등 신규 고객사 확보 등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부문 영업적자 축소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
외국인, 삼성전자 보유율 50% 회복…개인은 하이닉스 '빚투' [마켓시그널]
증권 증권일반 2025.07.21 09:57:00이달 들어 국내 반도체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주가 흐름이 엇갈린 가운데 개인과 외국인의 투자 전략도 다르게 나타났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대거 매수하며 보유율이 50%대를 회복한 반면, 개인은 ‘빚투(빚을 내 주식시장에 투자)’ 규모를 확대하며 SK하이닉스 순매수에 나섰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18일까지 삼성전자를 1조 877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달 삼성전자 총 순매수액(7130억 원)을 이미 두 배 이상 넘겼다. 이에 18일 외국인의 삼성전자 보유율은 50.19%로 올 4월 24일(50.00%) 이후 3개월 만에 50%대를 회복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에 대한 대(對)중국 수출 규제를 해제하면서 과거 H20용 메모리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가 수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가 투자심리를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그간 삼성전자를 옭아맸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된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외국인들은 SK하이닉스에 대해선 5~6월 순매수에서 전환해 이달 들어 301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는 11일 장중 처음으로 30만 원을 돌파했으나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시장 경쟁 격화로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가격이 내년에 하락할 수 있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하면서 대거 매물이 쏟아졌다. 외국인의 매매 패턴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들어 12.2% 오른 반면, SK하이닉스 주가는 7.9% 내렸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SK하이닉스를 1조 2330억 원어치 순매수하고, 삼성전자는 2조 3150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는 빚을 내가면서까지 SK하이닉스를 사들였다. 17일 기준 SK하이닉스의 신용잔고는 3951억 원으로 지난달 말(3052억원) 대비 30% 급증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신용잔고가 8340억 원에서 8138억 원으로 2%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신용잔고는 개인이 신용거래를 통해 주식에 투자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으로, 통상 주가 상승이 예상될 때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조정을 받자 매수 기회라 여긴 개인 투자자들이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증권가 의견이 엇갈렸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HBM 시장 구도 변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주가 추가 조정 가능성이 높다”며 “SK하이닉스 주가는 (작년 9월 저점까지) 조정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 시장 개화 초기에는 사실상 SK하이닉스의 시장 독점 구도가 유지된 것과 달리 내년 개화가 예상되는 6세대 메모리 HBM4는 경쟁사의 시장 진입과 후발주자들과의 기술 격차 축소 등에 독점 구도가 유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반면,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내년 HBM 평균판매단가(ASP)는 올해보다 5% 하락해 시장 우려 대비 낙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시장) 진입과 중국용 AI 칩에 대한 수요를 제외하더라도 과잉 공급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 연구원은 “삼성전자 대비 SK하이닉스 프리미엄이 축소된다는 점은 동의한다”면서도 “이는 SK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 축소가 아닌 삼성전자에 대한 리레이팅(재평가)으로 봐야 한다. SK하이닉스에 대한 이번 조정은 과도한 우려로 인한 것이며 매수 기회로 활용하기를 권장한다”고 짚었다. -
'창립 40주년' 삼성메디슨, 3대 미래 전략 제시
산업 바이오 2025.07.21 09:54:42창립 40주년을 맞은 삼성메디슨이 미래 성장을 위한 세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글로벌 영업력 강화, AI 중심 기술 확보, 제품 포트폴리오 및 생산역량 확대를 축으로 초음파 진단기기 업계 리더로의 도약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40년간 삼성메디슨은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초음파 진단기기를 공급하며,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수출로 달성하는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1년 삼성그룹에 편입된 이후 △영상 품질 향상 △AI 기반 진단보조 기능 △사용자 중심 설계 등 기술경쟁력을 지속 강화해온 결과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4% 이상 성장하며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유럽 공공 입찰 수주 확대와 미국 대형 병원 진입 증가가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삼성메디슨이 첫 번째 성장 전략으로 내세운 것은 ‘글로벌 영업력 강화’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우수 인력을 확충해 직판 역량을 높이고 분과별 전문 영업 조직을 권역별로 세분화해 현지 대응력을 강화한다. 이와 함께 호주·캐나다·멕시코 등 신규 대형 시장을 발굴해 글로벌 매출 저변을 넓힐 계획이다. 두 번째 전략은 ‘AI 등 차세대 기술 확보’다. 고객 중심의 진단 정확도 및 사용 편의성 향상을 목표로 AI 역량을 중심에 둔 연구개발 체계를 정립하고, 글로벌 유수 의료기관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해외연구소 등 기존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이노베이션 랩(Innovation Lab)과 차세대 테크랩(Next Generation Tech Lab)을 신설해 차세대 초음파 및 진단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규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세 번째 축은 ‘제품 포트폴리오 및 생산 역량 확대’다. 기존 산부인과·영상의학과 중심의 제품 라인업을 넘어 심장내과·현장진단(POC)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 주요 장기의 사이즈 및 질병 지표를 자동 분석해 시각화·정량화할 수 있는 AI 기능을 강화한 제품군을 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또 강원도 홍천 공장의 자동화 및 스마트 공정 기반 증축을 통해 2026년까지 생산량을 50% 이상 확대할 계획이며 2030년까지는 생산 능력을 현재 대비 두 배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유규태 삼성메디슨 대표는 "삼성메디슨은 앞으로도 차세대 의료 기술을 개발해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더 나은 진단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지난 40년간 쌓아온 글로벌 의료진과의 신뢰에 선제적인 투자를 더해 글로벌 진단기기 리딩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
엇갈리는 반도체 투심…BofA는 SK하닉 목표가 40만원으로 상향 [이런국장 저런주식]
증권 증권일반 2025.07.21 08:56:00SK하이닉스(000660)를 둘러싼 국내외 증권사들의 평가가 극단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최근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며 주가 급락을 촉발한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호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1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Bof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36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삼성전자(005930)는 7만 5000원에서 8만 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BofA는 “2026년까지 HBM 시장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가격 인하 폭도 원가 절감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BofA는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2.4배, 삼성전자를 1.4배로 제시하며 HBM 기술 격차가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차이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HBM 공급 과잉을 우려한 골드만삭스의 전망과 달리, BofA는 신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주문형반도체(ASIC) 출시로 공급 부족 현상이 오히려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SK하이닉스에는 HBM 수요 확대가, 삼성전자에는 사업 구조 재편이 각각 주가 모멘텀(상승 여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HBM 시장 환경과 경쟁 구도가 2023~2025년과 달라지는 것은 사실이나, SK하이닉스는 경쟁사 대비 유리한 원가 구조와 높은 수율을 기반으로 올해까지 매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국내 증권사들 사이에서도 내년 HBM 가격 전망을 두고 뚜렷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HBM 평균판매단가(ASP) 하락 우려는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공급 진입에 따른 과잉 공급 가능성에서 비롯됐지만, 내년 ASP는 올해 대비 5% 수준의 하락에 그칠 것으로 보여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중국용 AI 반도체 판매 재개가 논의되고 있고, 엔비디아 외 고객사의 HBM 수요 비중도 올해 34%에서 내년 44%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객 다변화 측면에서 공급업체에 우호적인 환경이 유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급락이 지난해 7~9월 반도체 업종 하락 때와 유사한 국면으로 판단돼,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해 9월 저점 수준인 PBR 1.5배까지 조정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에 저사양 AI 칩인 H20의 수출을 조건부 허용한 것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채 연구원은 “현재 가능한 시나리오는 두 가지로, 하나는 H20e가 중국 판매로 재고 소진 이후 단종될 것이라는 전망이고, 다른 하나는 미 상무부가 향후에도 중국 전용 AI GPU에 대해 일정 조건 하에 수출을 지속 허용할 가능성”이라며 “특히 HBM3e를 탑재한 H20e가 이번에 예외적으로 수출 허가를 받은 만큼, 앞으로도 HBM을 장착한 AI GPU가 일정 요건 하에 중국으로 출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대법 “협력사 수리기사도 삼성전자서비스 직원…직접 고용해야”
사회 사회일반 2025.07.21 08:00:00하청업체 소속 근로자가 원청업체인 삼성전자서비스의 실질적인 지휘·명령 아래 2년 이상 근무했다면, 직접고용이 성립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소송이 제기된 지 12년 만에 내려진 결론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A씨가 삼성전자서비스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 확인 청구 소송에서 상고를 기각하며 원심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협력업체 소속 수리기사들은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와 수리기사 간 묵시적 고용관계가 성립한다”며 근로자지위를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재판은 1심과 2심의 판단이 엇갈렸다. 1심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2심은 2022년 1월 수리기사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2심 재판부는 “협력업체 서비스 기사들은 삼성전자서비스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으며 근로에 종사했다”며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 관계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협력업체 직원과 삼성전자서비스 정규직 직원 간의 임금 차액을 밀린 임금으로 인정하고 이를 수리기사들에게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또한 불법파견 행위에 따른 손해배상금 지급도 명령했다. 대법원도 이러한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원고가 피고와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었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서비스 측은 “A씨가 2006년 6월 협력업체에서 퇴사했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직접고용관계의 성립이 간주된 이후에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와의 관계에서 사직했다 하더라도, 이는 원칙적으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간의 직접고용간주와 관련된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
"임기내 4대 그룹 참여 '한경협 총회' 부활 추진"
산업 기업 2025.07.21 07:33:00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임기인 2027년 2월 안에 4대 그룹(삼성·현대차·SK·LG) 회장이 참여하는 한경협 총회를 부활시키겠다고 밝혔다. 류 회장은 이달 18일 제주도 서귀포 롯데호텔제주에서 열린 제38회 한경협 ‘2025 경영자 제주 하계포럼’의 부대 행사로 열린 만찬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류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에 대해 최근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을 언급하며 “총회가 2월인데 그때 4대 그룹 회장이 돌아오면 좋겠고 그때 상황을 봐야겠다”며 “이 회장도 부담이 없으니 기업인들이 다 상의하면서 분위기를 봐서 그때까지 최선을 다해 4개 그룹 총수가 참여하는 총회를 개최하는 게 제 운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류 회장은 “미국과 (한국 정부가 협상하는) 앞으로 2주가 제가 볼 때 경제의 운명이 달려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게 뭔지 잘 생각해서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좋은 조건을 얻어야 한다”며 “그래서 2주 동안 (협상을) 풀코스로 해서 지금은 조금 손해 보더라도 미래를 위해 (협상 과정에서) 우리가 웬만하면 줄 것은 좀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6월 미국 의회를 찾아 방위비 분담금과 통상 문제 등 한국과 관계가 있는 미국 상·하원 의원들과의 만남을 소개하며 “한국에 관심이 많고 친(親)한파가 많다”며 “그래서 굉장히 우리나라의 상황을 걱정했다”고 전했다. 류 회장은 지난달 미국에서 상·하원 자선 야구 대회를 찾아 한국 기업이 미국 경제에 기여한 성과를 알리기 위해 홍보 영상 전광판 상영, 야외석 배너 설치, 전단지 배포 등의 활동을 벌였다. 한경협이 주최한 이번 제주하계포럼에는 소속 기업인 약 500명이 참석해 16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강연과 네트워크 활동 등을 진행했다. 류 회장은 기업인들과 만나 내수 활성화와 홍수 피해 지원 등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류 회장은 “올해 휴가를 전북 고창으로 가기로 했다”며 “제가 회장을 맡으면서 경제가 너무 어려우니 올해는 해외에 나가는 것보다 국내 여행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회원사에 다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여행을 해야 할텐데 불행하게도 홍수 때문에 난리가 아니다”라며 “기업들이 먼저 홍수 피해자들부터 도와주면서 내수 활성화에 대해서 국내 여행을 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을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저도 한경협을 맡으면서 회사도 모범을 보여야 하니 지방에 투자하려고 계획하고 있다”며 “정부와 상의·협력해서 지방에 가는 건 좋은데 인센티브를 많이 줘야 간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들에 어떻게 하면 지방에 가서 투자하겠느냐 그런 것을 종합하려고 (정부에 아이디어를 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류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서는 “남의 얘기를 경청을 많이 하신다”며 “제가 이제껏 뵌 리더 가운데 가장 모든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열심히 일하셔서 좀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최근 정치권 여야 모두 입을 모으고 있는 상법개정안에 대해서는 속도 조절을 당부했다. 그는 “상법개정안에 담을 제도들을 한꺼번에 다 하는 것보다 잘 안 되면 다음 단계가 있다”며 “한꺼번에 하면 부작용이 있으니 페이스를 늦춰가면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류 회장이 이끌고 있는 풍산(103140)그룹과 관련해서는 “(풍산그룹의) 자사주는 앞으로 좀 소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인구 감소로 인한 경제 규모가 줄어드는 ‘축소 경제’를 극복할 3대 해법도 제안했다. 그가 제시한 방안은 △인공지능(AI) 활성화를 통한 생산성 제고 △지역 랜드마크 건설 △국내 여행·소비를 하는 ‘K바캉스’를 통한 내수 활성화 등이다. -
AI 반도체 공식은 '승자독식'…상위 5% 기업이 이익 '싹쓸이' [biz-플러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7.21 06:30:00‘1590억달러 VS 50억달러' 지난해 상위 5% 반도체 기업의 이익과 중위 90% 기업이 창출한 이익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선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이끌어온 한국은 D램의 삼성전자(005930)에 이어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SK하이닉스(000660)가 주도권을 쥐며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미국 마이크론과 중국 기업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는 데다 비메모리 경쟁력은 한참 뒤떨어진다. 첨단산업으로 갈 수록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시장의 ‘룰세터(규칙 설립자)’ 지위를 이어가기 위해 민관이 원팀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20일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산업이 창출한 전체 이익을 엔비디아와 TSMC·SK하이닉스·브로드컴 등 상위 5% 기업(연간 매출 기준으로 산정)이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 기업이 차지한 경제적 이익은 1590억 달러에 달했고, 중위 90% 기업의 이익은 50억 달러에 그쳤다. 하위 5% 기업들은 오히려 37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상위 5% 기업이 전체 반도체 시장이 창출한 경제이익(1470억 달러)를 웃도는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시장 판도가 바뀐 건 불과 2~3년만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2021년~2022년)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해 중위 90% 기업들이 가져간 경제적 이익은 연간 300억 달러를 웃돌았다. 기업당 평균 이익으로 환산하면 1억 3000만 달러 수준이다. 그러나 AI 반도체 붐이 일기 시작한 2023년 이들 기업의 평균 이익은 3800만 달러로 급격히 내렸다. 지난해에는 1700만 달러까지 하락하며 2년 만에 88%가량 이익이 줄었다. 맥킨지는 AI 산업군 내에 있는 반도체 기업들은 2030년까지 연평균 18~29% 성장하지만 AI와 직접 연관이 없는 전통 반도체 기업들의 연평균 성장률은 2~3%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맥킨지는 “소수 기업들은 AI 가치 창출 붐을 타고 전례 없는 수준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전혀 다른 현실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승자독식 구도가 형성되는 건 신규 반도체 제품의 표준을 선두 업체가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있던 제품의 경우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DEC)가 먼저 표준을 만들고 이에 맞춰 업체들이 제품을 개발하지만 전혀 다른 규격의 반도체는 진입업체가 앞장서 표준을 정립한다. 새로 열리는 시장에서 ‘룰 메이커’ 역할을 하면서 후발 주자들의 진입을 막을 특권이 주어지는 셈이다. 예를 들어 SK하이닉스가 2013년 처음 개발한 HBM 1세대의 경우 개발과 표준 정립이 동시에 진행됐다. 최근 엔비디아가 개인용 AI 슈퍼컴퓨터 대중화라는 목표를 앞세우고 추진하고 있는 특수 D램 모듈인 소캠(SOCAMM)도 특정 업체가 독자 메모리 표준을 만든 대표적인 사례다.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이 고객의 요구사항이 반영된 칩을 맞춤형으로 생산하는 방식으로 바뀐 만큼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에 없던 제품의 경우 표준 정립에 제조사의 의견이 많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국 반도체 산업이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비켜서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지만 AI 반도체 핵심인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맞춤형 반도체(ASIC) 시장에선 미국과 대만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 현재로선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외에는 엔비디아 AI 가치사슬에 포함될 수 있는 국내 기업은 사실상 없다. 일부 AI 반도체 스타트업이 한국에서 나타나곤 있지만 자금과 인력 부족으로 인해 엔비디아가 진출하지 않은 틈새시장만 노리는 형국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메모리 업계에서 제2, 제3의 HBM을 만들어나가는 것을 시작으로 AI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로선 엔비디아의 AI 가속기가 유일한 옵션으로 취급받지만 경량화와 저전력 구현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는 만큼 반격의 기회는 열려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발열은 낮지만 속도는 비교적 빠른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프로세싱인메모리(PIM), 저전력압축메모리모듈(LPCAMM) 등의 수요를 눈여겨보며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CXL의 경우 HBM과는 반대로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신제품 개발 속도가 빨라 새로운 형태의 경쟁판도가 펼쳐질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이 AI 반도체 산업의 승자독식 구도에서 살아남으려면 대만이 민관 원팀 체제로 40년간 반도체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왔듯 자금·생태계 조성 면에서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세액공제 중심에서 보조금이나 지분투자 등 보다 적극적인 방식의 금전적 지원책이 거론된다. 또한 국산화가 어려운 기술 등에 대해선 해외 기업 연구개발(R&D) 센터를 유치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풍부하게 만드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은영 삼일PwC 경영연구원 상무는 “AI 반도체에 활용되는 부품들의 국내 역량이 제한적”이라며 “연구개발(R&D) 투자·기술력·인력·투자유치 부분이 모두 부족해 악순환의 고리를 깨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도우인시스·뉴로핏 코스닥 신규상장…일반청약 3곳 진행 [이번주 증시 캘린더]
증권 증권일반 2025.07.21 06:20:00이번 주에는 스마트폰 부품업체 도우인시스와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뉴로핏, 엘에스스팩1호와 디비금융스팩1호 등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프로티나·대한조선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도우인시스와 뉴로핏은 각각 이달 23일, 25일에 코스닥에 입성한다. 도우인시스는 스마트폰 등의 디스플레이를 덮는 얇은 투명 소재인 초박형 강화유리(UT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곳이다. 다양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해 폴더블폰 등 최신형 정보기술(IT) 기기에서 수요가 많다. 도우인시스는 구글, 오포, 샤오미 등 해외 대기업과 삼성전자에 UTG를 공급했다. 공모가는 희망 범위 상단인 3만 2000원에 확정했으며 총 공모 금액은 5000억 원이다. 25일에 상장하는 뉴로핏은 딥러닝 기반의 뇌 영상 분석을 위한 AI 솔루션을 연구·개발하는 기업으로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신경 퇴행성 뇌질환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공모가는 앞서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희망 밴드 상단인 1만 4000원으로 정해졌고 규모는 280억 원이다. 엘에스스팩1호와 디비금융스팩1호도 22일 코스닥 시장에 나란히 상장한다. 공모가는 두 종목 모두 2000원이고 공모 금액은 각각 80억 원, 100억 원이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은 비상장회사와의 합병을 목적으로 증권사가 미리 상장해 놓는 법인이다.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은 직상장과 달리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과정을 거치지 않아 실패 부담이 적기 때문에 인지도가 높지 않은 중소·벤처기업이 주로 활용한다. 코스피 상장을 준비하는 중형 조선사 대한조선은 22일부터 이틀 동안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현재 유조선, 셔틀탱커선, 컨테이너선 등 다양한 선종을 만들고 있다. 상장을 통해 선박의 친환경 기술 전환에 대응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4만 2000~5만 원으로 상단 기준 총 공모 금액은 5000억 원이다. 코스닥 상장을 노리는 프로티나는 이달 18일 시작된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21일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프로티나는 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과정으로 꼽히는 단백질 간 상호작용(PPI) 분석 작업을 맡는 기업이다. 상장 후에는 미국의 연구실을 인수해 기술력을 강화하고 신약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해 성장 동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공모가는 1만 4000원이며 공모 금액은 210억 원이다. 아울러 하나35호스팩도 25일 일반 청약 절차를 통해 증시 입성을 노린다. -
최태원 "소각 의무화 땐 자사주 매입 위축될 것"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07.20 18:41:39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상법 개정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하다면 정부와 국회에 재개정이나 대응책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이 추진하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해서는 기업의 자율성을 제약한다고 우려했다. 최 회장은 17일 경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여당의 상법 개정에 대해 “일단 받아들이고 실제로 운용하며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에 따라 고치거나 다른 대응책을 낼 수 있도록 건의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당은 집중투표제 도입과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 상법 추가 개정을 추진 중인데 재계는 반대 입장이다. 최 회장은 또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해 “자사주 프리덤(자유)을 가져가지 말라는 이야기로 이해한다”며 “(기업이) 자사주를 사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앞으로는 (자사주) 매입이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조의 쟁의행위 범위를 확대하는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최 회장은 반대보다 후속 대응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부정적 영향을 막아보겠다며 1대 1로 대응하기보다는 다른 것들을 풀어 재계 전체로 더 나아지는 상황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기업 성장에 대한 의지가 확실하다면 경영을 제약하는 새 입법을 상쇄할 ‘당근’도 내놓을 것이라는 바람이다. 그는 “정부가 친기업을 계속 강조하는데 나쁜 것만 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기업이 원하는, 더 성장할 수 있는 규제 개선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새 정부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최 회장은 “한국이 이제부터 성공 방정식으로 성장을 제대로 하려면 민관이 완전히 원팀 형태로 가야 한다”며 “새 정부가 좋은 리더십을 발휘하기를 기대하고 (재계도) 서포트(도움)를 드릴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대한상의 하계포럼’은 예년과 달리 제주가 아닌 경주에서 열렸다. 석 달 뒤로 다가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서밋 등을 사전 점검하고 국민적 관심을 이끌자는 취지다. 최 회장은 CEO 서밋 의장으로서 행사 성공에 전력을 쏟고 있다. 그는 “하드웨어(숙소·행사장 등), 물리적인 거는 어떻게든 맞춰낼 거라고 생각한다”며 “잘 치러내려면 조금 더 소프트적인 것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와 기업 간 여러 성과물이 APEC 기간에 나타나기를 희망했다. 최 회장은 “관세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될 방안이 나오면 좋겠다”며 “먼저 풀리면 더 좋겠지만 APEC도 좋은 타이밍으로 당장의 위협과 경제 타격을 완화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인공지능(AI)이나 반도체·조선·철강·자동차 등도 기대할 협력 거리가 많다”고 덧붙였다. 최근 경영 승계 준비가 아니냐는 관측을 낳은 장남 인근(30) 씨의 컨설팅회사 입사에 대해서는 본인의 선택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최 회장은 장남의 이직을 권유했는지 묻자 “밖에서는 후계 수업이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본인이 원했다. 그래서 ‘그래, 그러면 가라’고 한 것”이라며 “자신의 선택이었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대법원 무죄 판결에 대해서는 “늦었지만 그래도 아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
AI 반도체 상위 5%가 이익 독차지…"민관 원팀으로 표준 선점해야"[다시, KOREA 미러클]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7.20 18:11:50‘1590억 달러 VS 50억 달러.’ 지난해 상위 5% 반도체 기업의 이익과 중위 90% 기업이 창출한 이익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선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첨단산업으로 갈수록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시장의 ‘룰세터(규칙 설립자)’ 지위를 이어가기 위해 민관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산업이 창출한 전체 이익을 엔비디아와 TSMC·SK하이닉스(000660)·브로드컴 등 상위 5% 기업(연간 매출 기준으로 산정)이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 기업이 차지한 경제적 이익은 1590억 달러에 달했고 중위 90% 기업의 이익은 50억 달러에 그쳤다. 하위 5% 기업들은 오히려 37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상위 5% 기업이 전체 반도체 시장이 창출한 경제 이익(1470억 달러)을 웃도는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시장 판도가 바뀐 것은 불과 2~3년 만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2021년~2022년)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해 중위 90% 기업들이 가져간 경제적 이익은 연간 300억 달러를 웃돌았다. 기업당 평균 이익으로 환산하면 1억 3000만 달러 수준이다. 그러나 AI 반도체 붐이 일기 시작한 2023년 이들 기업의 평균 이익은 3800만 달러로 급격히 내렸다. 지난해에는 1700만 달러까지 하락하며 2년 만에 88%가량 이익이 줄었다. 승자독식 구도가 형성되는 것은 신규 반도체 제품의 표준을 선두 업체가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있던 제품의 경우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먼저 표준을 만들고 이에 맞춰 업체들이 제품을 개발하지만 전혀 다른 규격의 반도체는 진입 업체가 앞장서 표준을 정립한다. 새로 열리는 시장에서 ‘룰 메이커’ 역할을 하면서 후발 주자들의 진입을 막을 특권이 주어지는 셈이다. 예를 들어 SK하이닉스가 2013년 처음 개발한 고대역폭메모리(HBM) 1세대의 경우 개발과 표준 정립이 동시에 진행됐다. 최근 엔비디아가 개인용 AI 슈퍼컴퓨터 대중화라는 목표를 앞세우고 추진하고 있는 특수 D램 모듈인 소캠(SOCAMM)도 특정 업체가 독자 메모리 표준을 만든 대표적인 사례다.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이 고객의 요구 사항이 반영된 칩을 맞춤형으로 생산하는 방식으로 바뀐 만큼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메모리 업계에서 제2, 제3의 HBM을 만들어나가는 것을 시작으로 AI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로서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가 유일한 옵션으로 취급받지만 경량화와 저전력 구현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는 만큼 반격의 기회는 열려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는 발열은 낮지만 속도는 비교적 빠른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프로세싱인메모리(PIM), 저전력압축메모리모듈(LPCAMM) 등의 수요를 눈여겨보며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CXL의 경우 HBM과는 반대로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신제품 개발 속도가 빨라 새로운 형태의 경쟁 판도가 펼쳐질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이 AI 반도체 산업의 승자독식 구도에서 살아남으려면 대만이 민관 원팀 체제로 40년간 반도체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왔듯 자금·생태계 조성 면에서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세액공제 중심에서 보조금이나 지분 투자 등 보다 적극적인 방식의 금전 지원책이 거론된다. 또한 국산화가 어려운 기술 등에 대해서는 해외 기업 연구개발(R&D) 센터를 유치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풍부하게 만드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은영 삼일PwC 경영연구원 상무는 “AI 반도체에 활용되는 부품들의 국내 역량이 제한적”이라며 “R&D 투자·기술력·인력·투자유치 부분이 모두 부족해 악순환의 고리를 깨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中, 팹리스만 3000개 넘는데…韓은 실력갖춘 곳 15개뿐 [다시, KOREA 미러클]
산업 기업 2025.07.20 18:05:47자율주행·로봇·인공지능(AI)의 발달로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는 가운데 한국은 메모리 쏠림 현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비메모리 시장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체 반도체 시장의 주류인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한국이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해 연구개발(R&D)의 토대가 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고 우수한 인력이 유입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PwC컨설팅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비메모리 점유율은 단 2%에 불과했다.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합산한 전체 반도체 시장점유율은 17%로 미국(5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지만 비메모리의 경우 미국·유럽연합(EU)·중국·일본·대만보다 점유율이 한참 뒤떨어졌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이 전체 반도체 시장의 24%를 차지하는 메모리 분야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반도체 강국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막상 글로벌 칩 시장의 76%를 차지하고 있는 비메모리 영역에서는 명함도 못 내미는 셈이다. 비메모리는 주로 시스템반도체를 일컫는다. 메모리가 정보기술(IT) 기기 안에서 기억과 저장을 맡는 장치라면 시스템반도체는 인간의 ‘두뇌’처럼 연산을 하거나 전력을 관리하고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엔비디아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생산하는 퀄컴 등이 대표적인 비메모리 회사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종류가 무궁무진하고 다양한 산업군에서 필요로 한다. 2022년 말 미국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한 뒤 AI 반도체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며 비메모리 반도체는 다시 한 번 주목받았다. 하지만 한국에서 AI용 비메모리 특수를 기대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세계 톱10 안에 드는 한국 업체는 단 한 군데도 없다. 퓨리오사AI와 리벨리온, 딥엑스 등 AI 반도체 시장에 도전하는 한국 스타트업이 있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수주는 없고 기술 경쟁력도 주요 빅테크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비메모리 반도체 ‘붐’이 일어난 중국은 3000개 이상의 반도체 설계 업체들이 활발한 제품 R&D를 진행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한국 시스템반도체 설계 회사가 200개 이상 있다고 하지만 최신 산업과 연계해서 유의미하게 움직이고 있는 기업은 15개 내외”라고 평가했다.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을 위한 가장 큰 걸림돌은 인력이다. 국내 최대 반도체 설계 회사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반도체 R&D 인력은 1만 2000명 안팎인데 라이벌 회사인 미국 퀄컴의 인력은 4배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로 인력이 편중되면서 중견 칩 설계 회사들은 ‘카드 돌려막기’ 식으로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회사들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만한 파운드리 공정이 부족한 점도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삼성전자·DB하이텍·SK키파운드리 등 파운드리 회사가 있지만 첨단 공정 중심이라 중소 회사들이 활용할 구형 공정이 없어 물량을 맡기기 어렵다”고 전했다. 많게는 1000억 원 가까이 들어가는 최신 AI 기술 반도체 개발 비용 부담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AI 반도체 생태계 육성을 위해 개발비의 20~30%가량을 지원할 정책 마련이 절실하다”며 “해외 설계 전문인력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韓정·재계와 친분 '지한파'…美 보수의 전설 지다
사회 피플 2025.07.20 17:57:01미국 보수 진영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을 창립한 에드윈 퓰너 전 이사장이 83세를 일기로 18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고인은 1973년 수도 워싱턴 DC에 헤리티지재단을 공동 창립했으며 1977년부터 37년간 최장수 이사장을 역임하며 보수 가치를 정책으로 구현하는 데 힘을 쏟았다. 특히 재단은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집권 시기에 자유시장경제, 작은 정부, 개인의 자유, 강력한 국방 등 보수 가치를 전면에 내세워 미국 보수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레이건 대통령은 1989년 퓰너에게 ‘대통령 시민훈장’을 수여했다. 맥주 재벌 쿠어스의 기부금 25만 달러를 종잣돈 삼아 작은 정책 연구소로 출발했던 헤리티지재단은 퓰너의 리더십 아래 미국 보수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핵심 기구로 성장했다. 뉴욕타임스는 퓰너를 ‘보수주의라는 거대 도시의 파르테논(신전)’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그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주창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 출마했을 때 정책 자문을 맡았으며 이후 대통령직 인수팀에 몸담았다. 재단은 2023년 트럼프 재집권을 대비해 차기 보수 정부의 국정과제를 담은 ‘프로젝트 2025’를 발표하기도 했다. 1941년 시카고에서 부동산 회사를 운영하던 부모 밑에서 태어난 퓰너는 레지스대를 졸업한 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워싱턴 DC의 싱크탱크와 인연을 맺었으며 이후 멜빈 레이어 전 공화당 하원의원의 보좌관 생활을 하다가 1973년 헤리티지재단을 창립했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보수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퓰너는 미국 내 대표적인 아시아 전문가이자 지한파(知韓派) 인사로 활동했다. 200여 차례 한국을 방문했던 퓰너는 국내 정·재계 인사들과도 각별한 친분을 유지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한미 양국에서 만남을 이어가며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막역한 사이였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1980년대 워싱턴DC에서 망명 생활을 할 때 만나 이념을 뛰어넘어 평생을 친구처럼 지냈다. 한국 정부는 2002년 한미 우호관계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퓰너에게 수교훈장 광화장을 수여했다. 그는 국내 재계 인사들과도 두터운 친분을 쌓고 오랫동안 교유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는 1980년대 초반부터 40년간 친분을 유지해왔으며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과도 교류했다. 퓰너는 최근까지 한화 이사회에서 활동했고 한때 ‘정주영 펠로’라는 직함으로 활동했다. 헤리티지재단은 1985년부터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를 기리는 ‘이병철 콘퍼런스’를 매년 열고 있고 이건희 선대회장에 이어 이 회장과 3대째 교분을 쌓았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퓰너는 6월 조카의 신부 서품식에 참석하기 위해 시카고를 방문했다가 건강이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으로는 부인 린다 여사와 아들 에드윈 주니어, 딸 에밀리가 있다. 재단은 애도 성명을 통해 “그는 단순한 지도자를 넘어 비전가이자 건설자, 진정한 애국자였다”며 “미국을 인류 역사상 가장 자유롭고 번영한 국가로 만든 원칙을 수호하려는 그의 의지는 보수주의 운동의 모든 근간을 형성했으며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퓰너의 별세 소식에 공화당 의원 등 미 보수 인사들 사이에서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이날 X(옛 트위터)에서 “퓰너 박사의 별세로 보수주의 운동의 진정한 거인 중 한 명을 잃었고 나는 멘토이자 소중한 친구를 잃었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자유 시장, 강한 가족, 굳건한 국방이 뒷받침돼야 미국이 단지 힘이 아니라 모범으로서 세계를 이끌 수 있음을 이해했다”고 했다. 스티브 스컬리스(루이지애나)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소셜미디어에 “퓰너는 이 나라에 보수주의 운동을 만든 건축가 중 한 사람이었다”고 적었다. 케빈 로버츠 헤리티지재단 이사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가 지금 가진 미국, 미래에 우리가 지킬 수 있는 미국은 대부분 사람이 아는 것보다 더 많은 방식으로 퓰너에게서 기인한다”고 추모했다.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