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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과 전쟁’ 선언한 지구촌··“아디다스부터 스타벅스까지 총력전”

테스코·디즈니·유니레버·볼보 등 글로벌 기업 적극 나서

전 세계 14개국에서 수돗물 80% 이상에서 마이크로 플라스틱 검출

WEF “2050년이면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을 것” 경고

전문가 “1회용 플라스틱 사용 줄여야”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의 남부 해안에 쌓여 있는 플라스틱병들/AFP연합뉴스




플라스틱으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면서 전 지구촌이 플라스틱과의 전쟁을 펼치고 있다. 플라스틱이 해양 생물의 생존을 넘어 인류의 존립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글로벌 기업들과 주요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1위 유통업체인 테스코는 재활용 확대를 위해 플라스틱병을 반납하는 소비자에게 일정 금액을 반환하기로 했다. 지역 매장에 플라스틱 빈병 회수기를 설치해 소비자가 다 쓴 플라스틱병을 회수기에 넣으면 10펜스(150원)를 돌려주는 방식이다. 테스코는 보어햄우드를 시작으로 북런던과 맨체스터, 버밍엄, 스완지, 에든버러 등에 있는 매장에서도 시범적으로 빈병 회수기를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테스코는 영국 식료품 시장 점유율 27.4%를 자랑하는 1위 유통업체다.

세계적 생활용품 업체인 유니레버는 플라스틱 쓰레기 감소를 추진할 비영리 단체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스웨덴 자동차업체 볼보는 2025년까지 자동차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의 재활용 비율 목표치로 25%를 제시했다.

지난 7월에도 세계 2위의 스포츠용품 브랜드인 독일 아디다스사는 향후 6년 내로 신발과 의류 용품에 ‘재활용 폴리에스테르’ 만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폴리에스테르는 석유를 원료로 생산되는 화학섬유 일종이자 페트병의 주원료다. 내구성이 높고 신축성이 좋아 의류·산업용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지만, 매립 후 썩어 없어지기까지 500년 이상 걸린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아디다스사는 지난 2016년 재활용 물병을 이용한 러닝화를 처음으로 대량 생산했으며, 올해 재활용 폴리에스터를 활용한 신발 500만개 판매를 목표로 하고, 내년에는 그 숫자를 1,100만개까지 늘린다는 구상이다.

아디다스 외에도 최근 영국과 유럽 등에서 확산하는 플라스틱 사용 규제 움직임에 발맞춰 재활용 폴리에스테르를 사용하는 스포츠 및 의류 업계도 늘고 있다. 현재 파타고니아, H&M 등이 일부 제품에 재활용 폴리에스테르를 사용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 스텔라 매카트니 역시 2020년까지 일반 나일론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스타벅스 매장/로이터연합뉴스


지난 7월 스타벅스는 2020년까지 전 세계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스트로)를 없애기로 했다. 미 언론은 스타벅스는 지금까지 플라스틱 제품 사용과 관련해 글로벌 차원에서 환경친화적 선언을 한 최대 규모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맥도날드는 내년부터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교체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면적으로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은 맥도날드 주총에서 지지를 얻지 못한 바 있다.

같은 달 미국의 월트디즈니사도 내년 중반까지 자사가 소유하고 있거나 운영 중인 곳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및 스터러(음료를 휘젓는 도구)를 없애기로 했다. 당시 디즈니사는 “이번 조치로 매년 1억7,500만개 이상의 플라스틱 빨대와 1,300만개 이상의 스터러를 줄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즈니사는 또 앞으로 몇 년에 걸쳐 자사 호텔과 크루즈선 내 객실에 비치하는 용품들을 재활용 제품으로 바꾸고, 리조트와 크루즈선에서 비닐 쇼핑백 사용을 줄이는 동시에 폴리스티렌 컵은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기업들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원인은 무엇일까.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인간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수위에 올랐다는 징후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의 해양보전협회 탕가로아 블루가 찍은 크리스마스 섬 부근 해양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 4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미국 미네소타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미국, 레바논, 인도, 영국 등 세계 13개국의 수돗물과 미국, 유럽, 아시아산 소금, 미국산 맥주에서 지구 규모의 오염이 문제가 되고 있는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로 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쓰레기 등이 잘게 부서진 직경 5㎜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을 가리킨다. 최근 해양의 마이크로 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세계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국, 영국, 쿠바, 인도 등 세계 13개국에서 수집한 수돗물 샘플 159개를 분석한 결과 80%가 넘는 128개 샘플에서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미국 샘플에서 가장 많은 1리터당 60개가 검출됐고 다음은 레바논 23.3개, 인도 20개, 영국 13개의 순이었다. 우간다, 슬로바키아, 인도네시아 수돗물에서도 각각 10개 이상이 검출됐다. 일본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유럽, 아시아, 미국 등의 산지표시가 있는 시판 식용 소금 12종과 미국에서 양조된 맥주 12종 모두에서도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미국의 경우 병에 든 물 샘플 3종류에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의 표준 소비량으로 계산하면 수돗물과 식염, 맥주를 통해 연간 5,800개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셈이다. 수돗물에서 유래한 미세 플라스틱이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오염이 어떻게 확산했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섬유 모양의 것은 화학섬유로 만든 의류의 세탁 등을 통해 대기 중에 날렸을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호주 남동부 뉴사우웨일스주 와타몰라 해변에 밀려온 고래 사체/EPA연합뉴스


앞서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 보고서는 매년 800억(약 96조원)∼1,200억달러(144조원)에 달하는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지고 있으며, 오는 2050년이 되면 무게로 볼 때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을 것이라고 그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특히 바다에 가득 찬 플라스틱은 직접 바다 생물의 생존에 위협을 끼치지만, 장기적으로는 미세플라스틱이 해양 먹이사슬에 영향을 끼쳐 궁극적으로 인류 건강과 식량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연구팀의 마리 코즈스 박사는 “사람이 먹는 물건의 마이크로 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플라스틱에 포함돼 있거나 흡착된 유해 화학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자세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1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지난 6월 인도 뭄바이에서 한 남성이 ‘플라스틱 백 사용 금지’라고 적힌 삼베 소재 쇼핑백을 들고 있다. /뭄바이=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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