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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힘 앞에 이란·이스라엘 휴전 수용…나스닥100, 최고치 경신[데일리국제금융시장]

이스라엘 “이제 다시 가자지구 집중”

이란 “미국과 문제 해결”…협상 모드로

S&P500 주요 3대지수 1% 대 급등

유가 6% 하락…전쟁 전 가격 복귀

파월, 금리동결 관망기조 재확인

전쟁 여진 여부·관세 정책에 다시 관심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과 이스라엘이 휴전에 합의해 중동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면서 유가가 급락하고 뉴욕증시가 상승했다. 이날 하원 재무위원회 정례 청문회에 출석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의장) 의장이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았다는 점도 투자 심리에 보탬이 됐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무력 충돌을 일단 중단하기로 하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다시 관세 정책과 이에 따른 미국 경제의 향방, 금리 정책으로 모일 전망이다.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507.24포인트(+1.19%) 오른 4만3089.0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670.1포인트(+1.11%) 상승한 6092.1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81.56포인트(+1.43%) 상승한 1만9912.53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상장 기업 가운데 금융사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을 모은 나스닥100지수는 이날 1.53% 상승한 2만2190.52로 마감하며 2월 18일 세웠던 기존 최고치(2만2175.60)을 경신했다.

시장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휴전에 고무됐다. 이란은“이란 국민에게 가해진 12일 간의 전쟁이 끝났다”고 했으며 이스라엘은 “상대방이 휴전을 존중하는 한 우리도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지정학 긴장 완화에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불확실성 지수는 전날 19.87에서 이날 17.48로 떨어졌다.

이에 위험자산선호심리가 확대되면서 기술주는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엔비디아가 2.59% 상승한 것을 비롯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4.77%, AMD는 6.83% 급등했다. 나스닥에 상장된 글로벌X 인공지능 및 기술 ETF는 2.72% 올랐다. 반면 방위산업 관련 주식은 하락했다. 록히드마틴은 2.59% 내렸으며 노스럽그러먼과 RTX는 각각 3.14%, 2.72% 하락했다.

중동리스크 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유가는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4.14달러(6.04%) 하락한 배럴당 64.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8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4.34달러(6.07%) 내린 배럴당 67.14달러에 마감했다. WTI와 브렌트유는 전날 7% 넘게 떨어진 뒤 또 급락하면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12일 전쟁이 시작된 지난 13일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을 계기로 이란에 대한 원유 수출 제재를 완화할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유가 하락 압력이 강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제 중국은 이란으로부터 계속 석유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면서 “바라건대, 미국에서도 많은 양을 구매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금 가격은 하락했다. 이날 금 선물가격은 1.89% 하락한 3330.60 달러에 거래됐다. 미즈호증권USA의 로버트 야거는 “에너지 시장에서 위기 종료 신호가 여러 차례 나타나고, 긴장 완화에 S&P500 지수가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안전자산 투자자들이 더 수익성 있는 기회를 찾아 금에서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이란 정권 교체 원하지 않는다”…핵 협상 재개 수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24시간 내 단계적 이행’을 골자로 한 휴전안을 제시했다.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24일 0시부터 이란이 공격을 중단하고, 12시간 뒤인 24일 정오에 이스라엘도 공습을 멈추며, 다시 12시간이 지나면 전쟁이 종료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안이다. 다만 발표 이후에도 이란과 이스라엘 양측이 상대방이 합의를 깨고 공격해왔다며 갈등이 일었지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양 측을 향해 모두 위반하지 말라고 강력한 메시지를 내면서 총돌은 가라앉은 양상이다.

두 나라는 이후 사실상 모두 휴전안을 수용했다. 에얄 자미르 참모총장은 이날 합동참모본부 회의에서 이란과 휴전한 것과 관련해 “초점은 다시 가자지구로 옮겨간다”며 “인질들을 귀환시키고 하마스 정권을 붕괴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란의 페제시키안 대통령도 이날 대국민 성명에서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객기와 선동으로 강요됐던 12일간의 전쟁이 휴전된 것을 목격한다”며 “전쟁 종식은 이란의 의지로 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국제 규범에 따라 미국과의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중단된 미국과의 핵협상을 재개하고자 하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이란의 정권 교체까지 밀어붙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며 협상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네덜란드로 가는 전용기 안에서 이란의 정권 교체를 원하냐는 언론 질문에 그렇지 않다면서 “난 모든 게 가능한 한 빨리 진정되기를 바란다”며 “정권 교체는 혼돈을 수반한다”고 선을 그었다.

갈등의 불씨는 남았다. 일단 이란이 단순히 시간을 벌고 추후에 핵무기 개발을 다시 추진할 의도로 휴전에 합의했을 가능성이 남았다. 현재 CNN 등 현지 언론에 유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미국의 공습의 경과 핵시설은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으면 단지 이란의 핵 개발 시한을 몇 개월 지연시킬 뿐이란 분석이 나왔다. 백악관은 이를 부인했지만 공습 이후 이란의 핵개발 재개 여지가 남았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미국 당국은 반미 감정에 따른 테러 등 산발적 보복이 발생할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최근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 주요 도시 지국에 이란 관련 업무와 국내 위협을 담당하는 부서로 자원을 재배치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토안보부도 앞서 FBI와 함께한 회의에서 미국과 이란 간 갈등 상황에 따라 폭력적인 극단주의자들이 미국에서 유대인이나 친이스라엘 관련자를 대상으로 증오범죄를 저지를 수 있으며 이란 정부가 뒤에서 후원하는 사이버 공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파월, 금리 관망기조 재확인했지만 “인플레이션 강하지 않으면 금리 인하” 여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의장) 의장이 24일(현지 시간) 미 하원 재무위원회 정례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금리를 인하하겠다고 말했다. EPA연합뉴스


파월 의장은 이날 하원 청문회에서 “관세의 영향은 무엇보다 최종 관세율 수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당분간은 우리 정책 기조에 대한 조정을 검토하기에 앞서 경제가 어디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은지 기다리면서 확인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경제 둔화와 물가 상승 양 방향 모두에서 관세의 영향이 본격화될 수 있기 때문에 한동안 금리를 조정하지 않고 지켜봐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발언이다.

파월 의장의 이날 발언은 전반적으로 관망기조(wait-and-see)를 강조했지만 상황을 유연하게 보겠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파월 의장은 최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미셸 보먼 부의장이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기한 데 대해 “다른 위원들의 발언을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통화 정책에는) 여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만큼 강하지 않을 수도 있고 만약 그렇다면 더 빨리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특정 회의를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며 “경제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은 시장에 다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적어도 기존 입장보다 매파적 메시지는 없었던 데다, 오히려 동결 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라는 언급도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카로바르 캐피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하리스 쿠르시드는 “시장이 마침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며 “중동 긴장 완화와 파월 의장의 유연한 입장 표명이 맞물리면서 주식 시장은 상승 여력을 확보하고 변동성이 가라앉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파월 의장이 동결을 고집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3으로 전월 98.4에서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 99.5를 크게 밑돌았다. 지난 달 미·중 합의로 개선된 소비자들의 경제 자신감이 이달 들어 다시 하락했다. 위축된 경제 심리는 소비 둔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연준이 인플레이션에만 신경쓰며 금리 동결을 고집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소비자심리지수가 예상치 못하게 하락했다는 전망에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5.1bp(1bp=0.01%포인트) 가량 하락한 4.298%에 거래됐다.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가 발표되기 전 10년물 금리는 4.35% 안팎에 거래되고 있었다. 국채 금리 하락은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소비 위축 등 경제 불확실성에 국채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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