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롱택시를 운영하는 KST모빌리티가 지난 1월 130억 규모의 투자유치를 마무리한 뒤 2개월 만에 또 다시 30억원을 투자 받았다. 투자사들은 마카롱택시가 사업이 중단된 타다와 달리 기존 택시 산업을 기반으로 사업을 펼친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법적 제약요건이 없어 사업의 안정성이 있다는 얘기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주IB투자·원익투자파트너스 등 벤처캐피털 2곳이 KST모빌리티에 30억원 투자를 확정하고 오는 16일 계약서에 날인할 예정이다. 이번 라운드에서 거론되는 기업 가치는 약 600억원이다. KST모빌리티는 브릿지라운드를 마치고 올 하반기에는 시리즈B 투자 유치에 나설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월 KST모빌리티는 130억원 규모의 시리즈A를 완료했다. 전략적 투자자(SI)인 NHN이 결제 비즈니스 시너지를 위해 50억원을 투입했다. 재무적투자자(FI)로는 다담인베스트먼트·마그나인베스트먼트·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열림파트너스 등이 80억원을 투자했다. 초기 라운드임에도 비교적 대규모 자금을 끌어 모았다. KST모빌리티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2개월 만에 다시 자금 유치에 나선 것이다. KST모빌리티는 2018년 9월 네오플라이로부터 50억원을 모은 뒤 지난해 7월 현대기아차로부터 50억원을 추가로 수혈 받기도 했다.
국내 모빌리티 스타트업을 대표하던 타다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사업을 중단하자 반사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KST모빌리티를 비롯한 벅시, 코나투스 등 모빌리티 업체들은 이른바 타다금지법으로 불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 지난 13일 “한국 모빌리티 서비스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고 대한민국을 모빌리티 산업 강국으로 견인해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환영의 뜻을 담은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마카롱택시는 타다와 대척점에 있는 사업 모델이다. 렌터카와 택시기사 라이선스가 없는 기사를 활용하는 타다와 달리 마카롱택시는 기존 택시사업과 사실상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한다. 직접 택시 운영 법인을 인수한 데 더해 개인·모범택시를 가맹사업자로 모으고 있다. 마카롱택시는 2018년 12월 운송가맹사업자를 등록하며 사업을 시작했지만 비슷한 시기에 서비스를 개시해 고속 성장을 거듭한 타다에 비해 주목받지 못 했다. 그러나 타다를 둘러싼 정치권과 택시업계의 갈등이 격화되자 마카롱택시, 카카오모빌리티와 같이 기존 택시 사업을 활용한 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마카롱택시의 차별화 포인트는 확보한 택시를 브랜드화를 통해 서비스의 질을 높였다는 점이다. 응대메뉴얼, 복장, 외국어 등 택시 기사의 서비스를 표준화하고 차량 외관과 내외부 인테리어를 통일했다. 마카롱택시에 가맹 계약을 한 택시 대수는 약 3,500대다. 서울과 대전, 수원, 제주를 시작으로 이달 초 세종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으며 안양과 화성으로도 지역을 넓힐 예정이다. 제주항공과 업무협약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서비스를 공동 기획하기로 하는 등 사업 영역도 확장하고 있다.
/김기정기자 about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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