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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의 소신'...낡은 노조 관행 깬다

■이동걸 산은 회장, 쌍용차 노조에 강력 경고

"쌍용차 이번 기회 놓치면 회생 못한다는 점 명심"

'흑자 전 매년 파업하는 자해행위 근절' 서약 요구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2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쌍용차 노조에 대해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하고 있다./사진 제공=산업은행




“이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쌍용차는 회생할 수 없고 어느 누구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노사는 명심해주기를 바랍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에 대해 가장 많이 반복한 말은 ‘마지막’이었다. 현재 산은은 쌍용차, 대주주 마힌드라, 유력 투자자로 거론되는 미국 자동차 유통 업체 HAAH 오토모티브와 4자 협의체를 열고 인수와 관련한 구체적인 조건을 협의하고 있다. 산은의 신규 자금 지원만을 바라는 쌍용차 노사에 이 회장은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노사에 책임 있는 희생을 촉구했다.

이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쌍용차의 신규 자금 지원 조건으로 매년 하고 있는 임금 단체협약을 3년에 한 번 하는 것으로 바꾸고 흑자 전환 전까지 쟁의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요구했다. 이는 평소 노조에 대한 이 회장의 신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지난해 9월 기자간담회에서도 1년 단위로 진행되는 임단협과 연공서열에 따른 호봉제가 기업의 발목을 붙잡는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특히 지난해 한국GM 노조가 구조 조정 당시 산은과 했던 약속을 어기고 임금 인상 및 성과급 지급 등을 걸고 파업을 추진해 노사 간 갈등이 극대화된 점도 이 같은 주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GM과 같은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아예 쌍용차에 대해서는 각서를 받겠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구조 조정 기업이 정상화되기도 전에, 흑자를 내기도 전에 매년 노사 협상한다고 파업하고 생산 차질을 발생하는 자해 행위를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앞으로 쌍용차 노사 간 불협화음으로 인한 자해 행위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통합 절차가 진행 중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관련해 산은은 향후 한진칼에 의결권 행사 시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은이 한진칼의 윤리 경영을 위해 설치하기로 한 의결권행사위원회·윤리경영위원회·경영평가위원회 또한 3월 정기 주주총회 전 구성을 완료할 방침이다. 일부 위원회의 경우 산은이 위원으로 아예 참여하지 않거나 한두 명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의 경영권에 지나치게 산은이 개입한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장은 “의결권 행사 기준을 사전에 공개해 투명성·객관성을 갖춘 위원회를 구성하겠다”며 “가급적 일관성을 유지해 추진해 나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산은의 목적과 업무에 ‘고용의 안정·촉진’을 추가해야 한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본질적으로 본건 개정이 고용 의무 조항으로 오해되면 실무적으로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이 회장은 “기업 단위의 미시적 관점, 단기적 관점, 국민의 돈으로 한다는 편향된 시각으로 (구조 조정을) 보면 해답은 국유화밖에 없다”며 “고용 안정을 못 박고 단기적 고용 안정으로 해석한다면 앞으로 구조 조정은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씨티·신한은행 등에서 키코(KIKO) 피해 기업에 대한 자율 보상에 나선 가운데 이 회장은 금융감독원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금감원이 산은에 대해 불완전 판매라고 한 것은 논리적 의미보다 정치적·포퓰리즘적 판단이 아닌가 우려한다”며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없다, (자율 배상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언급했다. 지난 2013년 대법원은 키코에 대해 불공정 계약이 아니라고 판결했지만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이를 뒤집고 은행에 손실액 배상을 권고했다. 산은은 키코 판매 은행 중 유일하게 금감원의 권고를 거부하고 배상 자율 조정 은행 협의체에 불참했다.

/김지영·이지윤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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