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와 관련해 유럽에서 ‘무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미국에 이은 두 번째 승인으로 인수 작업의 실질적 장애물로 지적됐던 각국의 반독점 심사가 순차적으로 완료됨에 따라 인수합병(M&A)의 최종 마무리까지 청신호가 켜졌다.
SK하이닉스는 21일 유럽 반독점 심사기구 EC(European Commission)에서 자사의 인텔 낸드 사업 인수에 대해 무조건부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EC는 이번 인수를 1단계 심사에서 승인했다. 이는 아무 조건도 달지 않고 추가 조사도 없이 유럽연합(EU) 당국의 심사가 완료됐음을 의미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90억 달러(약 10조 1,500억 원)에 인텔 낸드 사업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세계 주요 8개국의 반독점 심사를 받아왔다. 이번 EU의 승인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다. 미국은 지난해 말 연방거래위원회(FTC), 올해 3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승인이 완료된 바 있다. 한국·중국·영국 등 다른 6개국의 심사는 진행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인텔은 진행 중인 심사를 모두 연내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D램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이번 인수 작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중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점유율 2위에 오른 강자지만 낸드 시장 점유율은 11%로 4위에 그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수요가 폭발하면서 지난달 낸드 가격이 1년 만에 8% 넘게 반등하는 등 시황이 크게 달라지자 SK하이닉스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사장)는 “낸드를 D램만큼 안정적인 수익 구조로 바꾸기 위해 고민해왔으며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는 그 해결 방안 가운데 하나”라며 이번 인수를 통해 D램과 낸드의 균형 잡힌 사업 구조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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