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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장관 "한류 확산, KDI·방사청과도 협업…지속가능한 '판' 깔아줄 것"

■서경이 만난 사람-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창작자 육성·저작권 보호에 역점…K콘텐츠 해외접점 확대

높아진 문화국격 실감…상대국서 먼저 관광협력 등 원하기도

'정치 이슈화'된 언론법 개정…정부는 언론 자유 보장 역할 주력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서울 서계동 문체부 저작권보호과 서울사무소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권욱 기자




지난해 2월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한 후 국민 모두가 몸도 마음도 고된 나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길어지면서 앞이 보이지 않는 고통의 시간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그사이 우리 국민들에게 통쾌한 웃음과 놀라움, 자부심을 안겨 준 선물 같은 순간들이 있었다. 방탄소년단(BTS)의 빌보드 신기록 수립, 배우 윤여정의 미국 아카데미상 수상, 젊은 연주자들의 연이은 국제 콩쿠르 석권,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국가대표 선수단의 쾌거, 그리고 최근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넷플릭스 1위 석권 등의 낭보가 그것이다. 우리 국민뿐만이 아니다. BTS의 춤과 노래, 윤여정의 멋진 수상 소감은 국경을 넘어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도 위로와 용기의 메시지가 됐다.

백범 김구의 ‘문화강국론’이 떠오르는 요즘에 문화체육관광부 수장의 어깨는 전에 없이 무거워졌다. 문화 강국으로 향하는 길을 더 탄탄하게 닦아야 하는 책임을 절감하며 코로나19와의 전쟁 속에서 문체부를 이끌고 있는 황희 장관을 서울경제가 만났다. 황 장관은 지난달 29일 문체부 저작권보호과 서울사무소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류는 우리나라 국격을 높이고 연관 산업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한류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문화 산업 생태계가 바르게 조성될 수 있도록 지원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담=신경립 문화부장 klsin@sedaily.com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달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한국문화원을 방문한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 제공=문체부


정부가 주도적으로 한류를 직접 키우겠다는 뜻은 아니다. 문화란 오랜 시간 공동체가 함께 향유하며 쌓아온 가치인 만큼 자연스러운 성장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게 황 장관을 비롯한 문체부의 입장이다. 다만 특정 분야가 한류를 대변하기보다는 가요·드라마·영화 등 대중문화부터 문학·웹툰·미술·전통공연 등 문화예술 각 영역이 고르게 성장해 확산해나가고 무엇보다 지금의 한류 붐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는 게 황 장관의 생각이다. 황 장관은 “한국 문화 축제를 더욱 키워 내년에는 글로벌 K팝 어워드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 밖에도 경기도 고양에 K팝 공연장을 세우는 등 관련 시장 형성을 지속적으로 도우려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류가 더 많이 홍보될 수 있도록 해외 접점을 늘리고 K콘텐츠가 다른 산업의 해외 진출에 도움을 줘 더 폭넓은 한류의 흐름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적극 연결하겠다는 것도 황 장관이 추진하고 있는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양질의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도록 창작자 육성, 저작권 보호 등에 힘쓰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한류가 더 넓은 확산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창구를 늘려가겠다는 것이다.

황 장관은 “문체부 산하 해외문화홍보원·세종학당재단·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관광공사 등 해외 거점을 둔 4곳의 기관을 적극 활용할 생각”이라며 “이와 함께 외교부는 물론 방위사업청·한국개발연구원(KDI) 등과도 한류 확산과 문화 산업 공동 발전을 위한 협업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KDI의 경우 이미 지난 3월 해외 정책 홍보 및 국제 경제 정보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문체부는 정책 수립에 있어 KDI의 전문 분석을 활용하고 KDI는 해외 홍보 활동을 할 때 문체부 산하 기관의 현장 지원을 받는 식이다. 방위사업청이 먼저 문체부에 협력을 제안해왔다고 했다. 높아진 국격을 상징하는 한류와 연결해 우리의 국방 기술을 해외에 알리겠다는 아이디어 차원에서다.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 출신인 황 장관도 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황 장관은 “국방뿐 아니라 산업부·중소기업벤처부 등과도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청와대에도 이미 여러 아이디어를 제안했다고 황 장관은 덧붙였다.

황 장관은 올 2월 취임 이후 스페인·일본·미국 등을 다녀온 바 있다. 조만간 러시아 방문도 예정돼 있다. 황 장관은 “아이디어 차원에 제안한 관광 협력 등에 대해 상대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와 당황한 적도 있다”며 “최근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을 방문했을 때는 한국관 확대 방안에 대해 미술관 측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팬데믹 기간 동안 한국이 대외적으로 더 많이 소개돼 팬데믹 이후 한국에 오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국내 관광지에 대한 안팎의 관심이 고조된 만큼 관광산업 확대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황 장관은 “인바운드 관광 시장을 미리 준비하는 차원에서 한국 테마 여행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해외에 한국을 소개하는 플랫폼 구축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서울 서계동 문체부 저작권보호과 서울사무소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권욱 기자




이 같은 한류의 인기와 확산세, 한국에 대한 해외의 관심 증대는 한국 홍보를 맡는 부처 수장 입장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문화예술·체육·관광 등 문체부 소관 영역에서 날마다 쏟아져 나오는 한숨과 비명의 무게가 소위 ‘잘나가는 한류’가 주는 행복감보다 훨씬 큰 것이 사실이다.

황 장관은 “코로나19 방역 조치 적용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현장에서 토로하는 불만은 클 수밖에 없다”며 “교회·성당 등 종교 시설부터 공연장과 체육관 등 모두가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달 말부터 11월 중순 사이에 지금과는 다른 형태의 방역 조치들이 나올 것”이라며 “지금까지처럼 뭉뚱그려 기준을 잡으면 다들 참지 못할 것이다. 시간이 얼마 안 남았지만 꼼꼼히 따져서 정부가 새로운 기준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더 큰 타격을 받은 청년 예술인, 체육인들에게도 더 신경을 쓰려 한다고도 했다. 황 장관은 “장관 취임 이후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 중에서도 주로 기억에 남는 건 청년들”이라며 “환경은 계속 바뀌는데 기존 체계에 눌려 있는 젊은 예술가와 체육인이 많다. 아주 경력이 많은 분들은 탄탄하게 구축돼 있는 기존 체계에 속해 있지만 청년들은 활동력은 더 강한데 도움받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황 장관은 청년들의 창의력과 디지털 역량을 잘 끌어내주는 지원책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황 장관은 “관광 분야도 마찬가지인데 예를 들어 기발한 아이디어와 디지털 역량이 요구되는 스마트 관광 등은 젊은 사람들이 시작해야 할 부분”이라며 “그런 점에서 미래형 인재를 육성하는 데 힘을 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체부가 아르코 청년예술가 창작활동, 예술인 창작지원금, 웹툰 융합센터 조성, OTT 특성화대학원 신설, 스포츠클럽 증설 등과 관련해 예산 편성을 늘린 배경에도 청년 지원 의지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달 2일 서울 용산구 문체부 저작권보호과 서울사무소 회의실에서 메타버스 공연을 관람하고 청년들과 대화하고 있다./사진 제공=문체부


시대 흐름에 맞춰 ‘디지털라이징’의 중요성도 늘 생각하고 있다고 황 장관은 강조했다. 황 장관은 “문화·체육·관광의 디지털 전환에 대비해 비대면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며 “K팝 공연 등 디지털 콘텐츠 확층, 온라인·실감 콘텐츠 확대, 문화예술과 기술 융·복합 서비스 제공 등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와중에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중앙도서관 등이 디지털 실감 콘텐츠를 공개했고 국민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토큰) 등 기존에 없던 신기술이 갑자기 문화예술 영역에까지 접목되면서 관련 산업과 종사자들이 혼란을 겪는 상황에 대해서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미 NFT 관련 저작권 보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전문가 회의를 수차례 진행했고 유의 사항 등을 담은 기본 안내서를 제작·배포할 계획이다.

거듭된 논란 속에 여야가 일단 연말까지 처리를 미룬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대통령 말씀처럼,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언론 자유는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사결정은 국회의 몫이라 소관 부처일지라도 직접 관여할 수는 없지만 정부의 역할이 언론 자유 보장이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황 장관은 “국회의 의사결정을 기다릴 것”이라면서도 여야 입장 차가 너무 극명하고 이미 지나치게 정치 이슈화했다는 점에서 쉽게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황 장관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국민들의 마음에 응어리가 너무 많이 생긴 데 대해 송구하다는 심정을 밝혔다. 황 장관은 “방역 홍보보다 국민들의 고통과 좌절을 기록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문체부 차원에서 국가 기록화 작업을 하고 있다”며 “문인들의 글과 영상, 공연 등 문화적 방식을 통해 국민들의 상흔을 치유하는 데 역점을 두려 한다”고 밝혔다.

He is… △1967년 전남 목포 △1986년 숭실대 경제학과 △2018년 연세대 도시공학 석·박사 △1997~2003년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 비서 △2003~2007년 노무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2016~2020년 20대 국회의원 △2017년 더불어민주당 홍보위원장 △2018~2019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2020년~ 21대 국회의원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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