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자 크리스 고긴
개발기간 1년 6개월
개발비 50만 달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거주하는 기계공학자 크리스 고긴은 특허가 20여 개나 된다. 하지만 발명가 대신 혁신가로 불리기를 원한다. 그에 걸맞게 그의 이력에는 군용 미사일 전자장비, F-22 랩터 전투기용 연료 탱크 구조 등도 들어있다.
이런 그는 2년전 세계 각국에서 시작된 빈대의 창궐에 맞서 저렴하고 효율적인 빈대 탐지기의 개발을 결심했다. 흡혈 곤충으로 악명 높은 빈대는 50여년의 잠복기를 거쳐 부활했으며 10년 전부터는 미국에도 공습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쥐, 바퀴벌레와 달리 빈대는 살충성분이 든 미끼로 잡을 수 없다. 살충제를 직접 뿌리는 등의 방법으로 박멸해야 한다. 문제는 이들의 발견이 극도로 어렵다는 것. 작은 크기 탓에 어떤 물건이라도 주름이나 구멍 속에 꼭꼭 숨을 수 있다. 그로 인해 방 하나의 조사에만 한 시간이 걸린다.
고긴의 빈대탐지기 ‘빈대 수사관’은 이 난제를 풀 열쇠다. 개의 후각과 동일한 원리를 채용, 단 15분이면 방 하나의 탐색이 끝난다. 빈대는 의사소통을 할 때 페로몬을 분비하는데 개는 뛰어난 후각으로 이 냄새를 맡을 수 있다. 특별 훈련된 개의 경우 무려 98%의 정확성으로 빈대 페로몬을 탐지하기도 한다.
이에 고긴은 자신이 기르던 코커스패니얼을 모델 삼아 개의 후각 패턴을 연구, 개들이 냄새를 맡을 때 코를 킁킁거린다는 점에 주목했다.
“킁킁거림을 통해 개는 두 개의 후각 기관 중 한 곳에 냄새 분자를 쌓아둡니다. 이렇게 많은 냄새를 한 곳에 모아 강하게 만들어서 어떤 냄새인지 인식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개를 직접 이용하는 것에 비해 빈대 수사관은 어떤 이점이 있을까. 미국 해충관리협회(NPMA)에 따르면 미국 내 해충 방제업체에서만 이미 200마리의 빈대 탐지견을 운용 중이지만 한 마리의 훈련 및 유지관리에만 3~7만 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비용은 고스란히 고객이 떠안아야 하며 명확한 훈련규정에 없어 일부 탐지견은 1m 이내 거리까지만 탐지할 뿐 정확한 위치는 찾지 못한다. 특히 알을 낳는 암컷이야말로 최대의 적임에도 개는 암수를 구분하지 못한다.
반면 빈대 수사관은 페로몬 외에 빈대가 뿜어내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센서까지 갖춰 면적 6.5㎠ 이내의 빈대 위치를 적확히 집어 준다. 이는 개보다 3배나 더 긴 탐지거리다. 또한 빈대의 성별 구별도 가능하다.
고긴은 상용제품을 올해 중 대당 200달러에 출시할 예정이며 탐지거리를 늘린 2세대 모델을 비롯해 바퀴벌레, 쥐, 개미 등의 탐지기도 개발 중에 있다.
HOW IT WORKS
팬이 회전하면 7개의 작은 구멍으로 공기가 흡입된다. 페로몬, 이산화탄소, 메탄 등 3개의 센서가 이 공기 속에서 빈대 특유의 향을 탐지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디스플레이에는 냄새의 출처, 즉 빈대와의 거리가 표시된다.
▩ 발명의 요람
유망 발명가에게 수백만 달러 값어치의 지원을 제공하는 전문 기관들
e스페이스 : 우주 기업가 정신 센터
콜로라도주 볼더 espacecenter.org
우주항공 신생기업에게 미 항공우주국(NASA) 등 관련기관의 자금 지원을 연계. 청정실, 진공실 등 우주환경 재현에 필요한 설비의 활용 지원
성공 사례
자이벡(Zybek): 신개념 밀링 공정 개발. 현재 우주장비 테스트에 쓰이는 인공합성한 달의 표토와 먼지를 NASA에 공급 중.
현재 지원 기업
넥스트 자이언트 리프(Next Giant Leap): 상금 3,000만 달러의 ‘구글루나 X프라이즈’ 출전을 위한 달착륙선 개발 중.
환경 비즈니스 클러스터 (EBC)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www.environmentalcluster.org
청정 에너지와 친환경기술의 상용화 지원. 발명가들에게 사무실, 법적 자문, 비즈니스 파트너, 투자자 네트워크 등 제공
성공 사례
잔디밭의 습도를 측정, 자동으로 스프링클러를 작동시키는 디지털 선의 ‘S. 센스(S.Sence)’
현재 지원 기업
알파벳 에너지(Alphabet Energy): 100만 달러 이상을 지원 받아 산업시설의 폐열을 회수해 발전하는 ‘열전기 반도체 플랫폼’ 개발 중.
이노베이션 웍스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innovationworks.org
기술 관련 신생기업에 최대 60만 달러의 종자돈 제공. 최근 늘고 있는 모바일 및 웹기업을 위해 업무공간 등을 지원하는 ‘알파랩 프로그램’, 발명가 대상의 연구자금 및 자문 제공 프로그램 운용
성공 사례
플렉트로닉스(Plextronics): 태양전지와 OLED 등에 쓰이는 광전지, 전도성 잉크 개발.
현재 지원 기업
카멜테라퓨틱스(Carmel Therapeutics): 뼈와 연골 부상 치료를 위한 혈장(血漿)으로 만든 플라스틱 패치 개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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