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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조종 비행선

항공기에 밀려 불운한 삶을 살았던 비행선의 멋들어진 부활

퇴직한 컴퓨터 엔지니어인 클레멘스가 생애 처음 도전한 비행선 축소모형은 미 해군의 USS 메이콘호였다.

메이콘호는 1935년 악천후로 추락했는데 클레멘스에게도 비운의 역사가 재연됐다. 기르던 고양이가 선반에서 뛰어내려 모형을 산산히 부숴버리는 대참사를 일으킨 것. 2008년 만든 두 번째 비행선 모형 역시 시험비행 중 예상치 못한 강풍으로 추락하는 슬픔을 맛봐야 했다.

하지만 그는 올 4월 대망의 세 번째 모형을 만들고야 말았다. 전장 6m, 전폭 1m에 이르는 이 모형은 무선조종 방식으로 움직이며 기낭(氣囊)에서 프로펠러까지 모든 것이 실물과 똑같다.

퇴직 전 클레멘스는 캘리포니아의 모펫 기지에 남아있는 메이콘호의 과거 격납고를 지나쳐 출퇴근을 했다. 그러던 중 메이콘호의 정밀 모형을 제작, 기지에 기증하면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이 원대한 계획을 위해 그는 스미스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을 찾아 메이콘호의 설계도를 요청했다. 전장 240m의 메이콘호 실물기는 기낭으로만 이뤄진 연식 비행선이 아니라 경금속 뼈대를 가진 경식 비행선이다. 반지 모양의 원형 프레임 12개를 나무로 만든 세로 뼈대와 연결하는 형태로 설계돼 있다.

클레멘스는 이를 모형에도 그대로 재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물건을 고정해 정확한 가공을 도와주는 공구인 지그(jig)를 이용, 수천 개의 발사나무 막대기로 구성된 프레임을 제작해냈다.

다만 실물기는 무명 모슬린 직물과 금속색의 실란트를 섞어 만들었지만 클레멘스는 강화 폴리에스테르 필름인 마일라(Mylar)를 썼다. 가볍고 질긴데다 색상도 실물기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추진력과 관련 클레멘스는 8개의 소형 모형항공기용 프로펠러를 선체 측면에 다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계산을 얻었다. "비행선은 이동에 그리 큰 추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프로펠러 동력은 선체의 앞쪽에 장착된 70g짜리 리튬 폴리머 배터리가 제공한다. 배터리의 위치를 선수(船首)로 잡은 것은 뒤쪽에 벨트바퀴와 자동 속도제어 모터시스템이 설치돼 있어 선체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다.

현재 메이콘호 모형은 클레멘스의 창고에 있다. 모펫 기지에 건설 중인 박물관에 기증을 제안한 상태지만 그의 아내에게는 애물단지에 불과하다. 어쨌든 클레멘스는 이 비행선을 메이콘호가 있었던 격납고 안에서 날려볼 날을 고대한다. 그곳에는 고양이도 강풍도 없을 테니까 말이다.

HOW IT WORKS

제작기간: 2.5년
제작비용: 6,000달러

몸집

클레멘스는 모형이 실제로 비행하려면 부피가 매우 커야 함을 알았다. 목재 골조의 무게를 상쇄하려면 최소 4.25N㎥의 부양용 헬륨가스 충전이 필요했고 그만큼 넒은 내부용적이 요구됐다.

정확한 계산 결과, 선체의 전장이 최소 6m는 돼야 했다. 이보다 작으면 프레임 무게를 이겨낼 만큼 충분한 양의 가스충전이 불가해 비행선이 뜰 수 없다.

신의 가호가 있었는지 차량 두 대가 들어가는 차고의 크기로 인해 그는 간신히 6m의 비행선을 만들 수 있었다.



실물 재현

외관은 실물기를 그대로 카피했다. 모터와 헬륨 기낭의 숫자, 내부 프레임 등이 모두 동일하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실물과 다른 부분도 있다.

그는 실물처럼 모터를 선체 내에 수납코자 했지만 모터 연결용 부속 때문에 중량이 크게 늘어나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었다.

결국 모터는 선체 외부의 프로펠러 바로 옆에 설치했다. 그리고 내부 객실은 외부에서 보이지도 않고 비행에 미치는 영향도 없어 재현하지 않았다.

선체제어

표준형 무선조종 컨트롤러로 비행선 제어장치의 무선수신기에 지시를 보내 조종한다. 수신기는 8개의 프로펠러 모터들과 연결돼 있어 각각의 프로펠러 추력을 무선 제어할 수 있다.

전방의 모터 6개는 전진 추력, 후방의 모터 2개는 상승 또는 하강 추력에 동원된다. 방향조절 시에는 선미(船尾)에 설치된 케이블과 벨트바퀴가 꼬리날개를 움직여 선회, 상승, 하강 등의 동작을 한다.

실물기의 최고시속 128㎞에는 못 미치지만 최대 24㎞의 시속으로 여유로운 비행이 가능하다.

▩ 5things
청소법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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