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A 월드와이드 펀드 Worldwide Fund의 베테랑 펀드매니저 샤를 드 보 Charles de Vaulx 는 주가가 많이 하락한 기술주와 금에 대한 투자비중을 높이고 있다. By Scott Cendrowski
샤를 드 보의 기억 속엔 세계경제가 지금보다 더 왜곡된 시기는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현상황이 가치투자 전문가인 이 베테랑 펀드매니저에게 좋은 점이 있다면, 척 드 라드멜Chuck de Lardemelle과 뉴욕에서 공동 운영하는 그의 IVA International Value Advisers 월드와이드펀드의 자금 100억 달러를 어떤 종류의 자산에도 투자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게 되었다는 점이다. 약 3년 전 투자를 시작한 이래로 월드와이드 펀드는 연간 평균 16%의 수익률을 기록해 벤치마크가 되는 MSCI 선진국지수MCSI All Country World Index의 평균 상승률 7%를 훌쩍 뛰어 넘었다. 프랑스 국적으로 젊을 시절 대부분을 아프리카에서 보낸 49살의 드 보는 세계 시장에서 오랫동안 성공적인 투자실적을 보였다. 2007년 IVA를 설립하기 전 7년 동안은 최고 실적을 낸 퍼스트 이글 글로벌 펀드First Eagle Global Fund를 운용했다. 드 보는 포춘과 인터뷰를 통해 달러 약세장에서의 투자법, 주가가 많이 빠진 대형 기술주와 금의 투자비중이 높은 이유 등에 대해 밝혔다.
최근 금값이 온스당 1,900달러를 넘었다. 그런데도 계속 매수비중을 높이는 이유는?
현재 (우리) 펀드의 금 편입 비중이 7%를 넘어섰고 모두 금괴 형태로 갖고 있다. 금괴로 보유하는 것이 금광업체의 주식을 갖는 것보다 궁극적으론 더 안전하다고 본다. 어떤 의미에서 금에 투자하는 것은 미국, 유럽, 일본, 심지어 중국 당국에 대한 불신의 표현이기도 하다. 지난 몇 달 동안 부채상한선을 놓고 미국에서 벌어진 웃지 못할 정치 논쟁이나 유럽에서 나온 불협화음을 보면 금에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
내가 금에 대해 내린 결론은 이렇다. 가치투자펀드인 우리가 왜 2001년 7월 기준으로 7배나 오른 분야에 투자를 하느냐고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금이 가지는 역설적인 측면 때문에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아직까진 매수여력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귀하는 미 달러화가 대세하락 중이라고 믿는다. 이점이 투자전략에 어떻게 반영되나?
우리가 명목화폐 시스템 속에 있고 미국 부채의 절반 정도가 대외부채라고 한다면, 정부 당국은 돈을 찍어 부채를 줄여보려는 유혹을 크게 느낄 것이다. 신용버블이 꺼지면 초기에는 디플레이션의 징후가 나타나지만, 우리는 당국의 현재 조치로 인해 장기적으론 반드시 인플레이션이 초래될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이 두렵다면 장기국채는 멀리하는 게 좋다. 사실 우리 펀드는 채권에 대한 선물 매도 포지션을 아주 소량 보유하고 있다.
우린 다른 외환도 매수했다. 싱가포르달러의 전망이 매우 밝다고 생각한다. 펀드의4~5%를 싱가포르달러 단기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수익률은 미미하지만 적어도 미 달러화에 비해 훨씬 믿음직하다고 본다.
달러화 하락이 주식에 대한 시각에 어떤 영향을 주나?
인플레이션에 ‘도움’을 받는 종목이 일부 있다. 우린 유럽의 광고대행사 퍼블리시스 그룹Publicis Groupe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광고업은 자본집약적인 업종이 아니다. 광고업체는 물가에 연동하여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마스터카드도 명백한 인플레이션 수혜주라고 본다. 마스터카드는 기본적으론 서비스업종이다. 대부업체가 아니다. 중간에서 순전히 거래를 처리하기만 한다. 물가가 오를수록 사람들은 명목상으로 카드 지출을 늘리게 된다. 한 마디로 마스터카드에 투자하는 것은 잉여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것이며, 이는 곧 물가에 연동해 늘어나는 미래 잉여 현금흐름의 창출을 의미하기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나 휴렛패커드, 델처럼 최근 고전한대형 기술주도 일부 보유하고 있다. 그 이유는?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아이패드 등 태블릿의 등장으로 PC가 위협받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러한 종목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실제 어려운 요인이라는 점에도 동의한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가격만 적절하다면 향후 전망이 좋지 않더라도 매수하는 게 괜찮을 수도 있다. 그리고 위 종목들은 적정 가격대에 있다고 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컴퓨터업계의 지속적인 변화와 경영진의 일부 잘못된 의사결정에도 불구하고 주당순익이 매년 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매출의 대부분은 윈도 OS, 그것도 개인고객 매출보단 기업부문 매출에서 나온다. 우리는 대단히 불리한 가정하에 마이크로소프트 주가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했고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주당 22달러 정도는 될 것이란 결론을 얻었다. 현재 주가는 26달러 정도다. 우리의 기본시스템 평가법 BaseCase으론 35달러를 상회했다.
현재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는 지나치게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내 생각에는 지난 2년간 미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과거 경향만 바라본 게 아닌가 싶다. 과거엔 채권 실적이 좋았기 때문에 채권 투자액을 크게 늘렸다. 무엇보다도 미국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비중이 너무 낮은 것이 문제일 수 있다고 본다. 불행히도 현재 주가나 채권가격은 눈 딱 감고 투자해도 향후 5년이나 10년 동안 수익을 낼 수 있을 정도로 낮지 않다. 투자자들이 민첩하게 대처해야 하고 여러 시장들을 최대한 유연하게 옮겨 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금 가격 상승 그 자체보다는 충분한 주가 조정이 이루어졌을 때 펀드의 금 비중을 낮추기 시작할 것이다" -IVA 월드와이드 공동 펀드매니저 샤를 드 보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