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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들리 벅월터 ADT캡스 코리아 사장 “정직이 최고의 비즈니스 승부수”

CEO INTERVIEW

브래들리 벅월터 사장은 전문 경영인으로서 오티스 엘리베이터 코리아의 사장에 올랐고, 1년 전 ADT캡스의 한국 지사장으로 영전했다. 벅월터 사장이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여느 지사장들처럼 한국을 거쳐가는 나라로 여기지 않고 정직하게 한국을 이해하려고 애썼기 때문이었다. 벅월터 사장은 글자 그대로 한국이 배출한 외국인 CEO다.
글 신기주 기자 jerry114@hk.co.kr
사진 이종철 부국장 bellee@hk.co.kr

“미국 직장인들은 오후 4시만 되면 퇴근할 준비를 해요. 이러니 한국 경제는 잘 되고 미국 경제는 안 될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 브래들리 벅월터 ADT캡스 코리아 사장

"정직이야말로 최고의 방책입니다.” 브래들 리 벅월터 ADT캡스 코리아 사장이 20여 년 전 처음 낯선 한국 땅에 와서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었던 것도 정직해서였다. 오티스 엘리베이터 코리아의 CFO와 CEO로서 성공 할 수 있었던 것도 정직해서였고 다시 생소한 보안 업계에 뛰어들어 지난 1년 동안 ADT캡스 코리아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것도 정 직해서였다. 벅월터 사장은 언제나 한국이란 이국을 정직하게 대하려고 노력했다.

브래들리 벅월터 사장은 대학교 1학년이던 1983년 한국으로 봉사 활동을 왔다. 경상남도 충무에 배치를 받았다. 한국말도 못하고 한국 음식도 낯설던 시절이었다. 주변 외국인 친구 들이 벅월터 사장에게 충고를 한마디 해주었 다. “한국어를 빨리 배우고 싶으면 김치를 먹 어.” 벅월터 사장은 말했다. “사실 고향 음식이 먹고 싶어서 롯데리아 같은 햄버거 가게를 들 락거리곤 했었거든요. 그 말을 듣고부턴 한식 당에 가서 김치찌개와 백반만 먹었죠. 밥 먹으 면서 만난 한국 사람들한테 말도 걸고 말도 배 우고 그랬어요.” 벅월터 사장은 낯설고 모른다 고 피하기보단 정직하게 한국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

1991년 오티스 엘리베이터 코리아로 배치 받아서 다시 한국을 찾았을 때에도 그는 정직 이 최고의 방책이란 걸 잊지 않았다. “1990년 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 사회는 혼란기였어 요. 노사 분규가 끊이질 않았죠. 오티스도 예 외가 아니었습니다. 전 외국인 경영자였지만 분규 현장을 찾아가서 터놓고 얘기해보자고 했죠. 정직하게 회사 사정을 얘기하고 노조 얘 기를 들었어요.” 파란 눈의 꺽다리 미국인 경 영자가 노조 간부들과 소주를 마시면서 담판 을 짓는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신선한 충격 이었다.

2010년 11월 ADT캡스 코리아의 CEO로 취 임하면서 처음 보안 시장을 접하게 됐을 때도 벅월터 사장은 정직과 솔직을 최고의 무기로 삼았다. “먼저 ADT캡스 코리아가 보안을 전 담하고 있는 주거 지역과 오피스 지역으로 시 장 조사를 나갔습니다. 수시로 임원 분들에게 질문을 해댔죠. 그렇게 정직하게 묻다 보니 엘 리베이터 업계와 보안 업계는 통하는 구석이 많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오티스 엘리베이터 에서 일하면서 20여 년 동안 한국 빌딩 시장 을 들여다본 경험이 오피스 보안 분야를 이해 하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벅월터 사장은 덧 붙인다. “오랫동안 한국 생활을 하면서 맺어온 인맥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인들 에겐 서로 도와주려는 마인드가 있어요. 정직 하게 열심히 하려고만 하면 도움을 얻을 수 있 습니다.” 벅월터 사장에겐 언제나 정직이 최고 의 방책이었다.

벅월터 사장은 한국 경제가 고속 성장하던 시기에 외국인으로서 한국 경제를 체험했다. 벅월터 사장은 말한다. “2012년 경제 전망이 어둡다고 하죠. 하지만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지난 20년 동안 경험한 한국 경제는 위기 때 더 강해지곤 했어요. 외환위기 때 다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되살아나서 아시아 지역 경제를 리딩하게 됐죠.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 히 튼튼합니다.” 그는 말을 이었다. “미국 경제 도 요즘 어렵습니다. 한국 경제와 비교해보면 금세 이유를 알 수 있어요. 미국 직장인들은 오후 4시만 되면 퇴근할 준비를 해요.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낮죠. 1994~1995년까지만 해 도 한국에선 토요일과 일요일에 근무하는 게 당연했어요. 이러니 한국 경제는 잘 되고 미국 경제는 안 될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벅월터 사장은 근면성실하게 일해온 한국 기업이 세계 경제의 선두에 설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 그가 ADT캡스 코리아에 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도 한국 기술 의 세계 표준화다. 사이트큐브는 ADT캡스 코 리아가 개발한 오피스 보안 시스템이다. 한 화 면에서 여러 건물을 동시에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식. 대학 캠퍼스나 대규모 기업 연구 단지에서 큰 쓸모가 있다. 사이트 큐브는 ADT캡스 코리아가 개발해서 전 세계 ADT캡스 지사에 제공한 기술이다. 아시아 5 개국에서 동시 론칭했다.

벅월터 사장은 말한다. “ADT캡스 코리아 는 한국에서 장비를 팔아먹는 회사가 절대 아 닙니다.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이젠 더 나아가서 한국의 앞선 IT기술을 세계 로 유통시키는 역할도 하는 회사가 된 겁니다. 사이트큐브와 같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었습 니다만, 앞으로 더 많이 늘려갈 작정입니다.” 벅월터 사장은 ADT캡스 전 세계 지사장 회의 풍경을 살짝 들려줬다. “전 세계 8개 나라 지 사장들이 모여서 회의를 합니다. 하지만 솔직 히 미국 본사를 제외하면 다른 나라들에게선 배울 게 별로 없어요. 이제 한국이 어떤 기술 을 개발하면 전 세계 표준이 될 수 있는 시장 이 열린 겁니다.”

벅월터 사장은 한국 보안시장 규모가 지속 적으로 커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 비교적 안전한 나라입니다. 그러나 빠른 경제 성장 탓에 빈부 격차가 심해진 것도 사실입니 다. GDP 성장률이 올라가면 범죄율도 따라서 올라가곤 하죠. 주택 보안시장뿐만 아니라 기 업 보안시장 역시 성장하고 있습니다. 여의도 와 판교 등지에 대규모 오피스 빌딩들이 대거 들어서고 있는 데다, 대부분 기업들이 보안에 신경을 써야 하는 IT나 금융 기업들이니까요.” 보안 시장은 초기 투자비가 커서 진입 장벽이 높다. 전국 모든 지역에서 5분 안에 출동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려면 인력과 장비에만 100억 원 이상이 들어간다. ADT캡스 코리아만 해도 전국적으로 8,000여 명의 보안 요원을 운용 하고 있다. 그래서 벅월터 사장에겐 또 하나의 숙제가 있다. “이런 방대한 조직을 체계화시키 고 표준화시키는 게 제 역할입니다. 지역별로 서로 다른 보안 지침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도 있더군요. 같은 ADT캡스 소속인데도 말이죠. 표준화를 통한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게 필 요한 상황입니다.”

벅월터 사장은 한국말이 유창하다. 삼계탕 같은 한국 음식을 잘 만들기로도 유명하다. 한 국에서 20년 세월을 보냈다. 반려자 역시 한국 사람이다. 한국 이름도 있다. 박부영이다. 사 업가 이름답게 영원히 부유하라는 의미로 지 었다. 벅월터 사장은 한국과의 인연을 “운명 이다”라고 말한다. “이젠 한국 아닌 다른 나라 엔 가기 싫어요. 한국은 사업 하기 참 좋은 나 라입니다. 빨리 빨리 문화 덕분이죠. 호주에 선 계약하는 데 한 달이 걸리는데 한국에선 이 틀이면 족합니다. 한국 경제와 기업에 대한 제 경험을 주변 사람들과 나눌 수 있어서 또 좋아 요.” 벅월터 사장은 한미상공회의소 같은 여러 단체에서 인기가 높은 강사다. 그의 경험은 이 제 막 한국 시장에 발을 디딘 외국인 지사장들 에겐 더 없이 귀중한 배울 거리다. 한국 경제 에 몸담고 있는 국내 기업인들에게도 좋은 참 고 자료가 된다. 하지만 벅월터 사장은 손사래 를 치며 겸손해한다. “그저 경험을 공유할 뿐 입니다. 정직하게 말하자면, 그저 제 이야기들 은 장님 문고리 만지기 정도일 뿐이죠.” 벅월 터 사장은 한국의 젊은 세대도 잘 알지 못하는 속담을 인용할 정도로 한국에 대해 해박하다. 벅월터 사장이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건 그렇게 한국이란 나라에 정직했기 때문이었 다. 그렇게 문고리를 만졌고 입이 트였고 눈이 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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