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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 과학향기] 용(龍)은 실존했을까

김택원 과학칼럼니스트

2012년 임진년은 용의 해. 용은 우리 문화권에서 매우 각별한 존재다. 과연 용의 기원은 어디일까.

시대에 따라 용의 모습은 변화해 왔다. 거대한 뱀이나 도마뱀쯤으로 묘사되던 용은 공룡의 발견과 함께 그 모습이 덧씌워져 지금 생각하는 용으로 발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용의 거대한 모습이나 압도적인 힘으로 미루어보건대 강의 모습, 혹은 용오름과 같은 기상현상으로부터 연상됐을 개연성도 있다.

용은 상상의 동물이지만 옛 기록을 들여다보면 실제 존재했으리라는 추측도 가능하 다. 고대의 기록을 종합해보면 용은 네 개의 짧은 다리가 달린 파충류로 악어나 커다란 도마뱀의 모습에 가깝다. 또 주역(周易)에 묘사된 바에 따르면 용은 깊은 못 속에 몸을 감출 수 있으며 하늘을 날아오르고, 땅 위에서 서로 싸우며, 짙은 황색의 피가 흐른다.

이를 미루어 볼 때 용의 원형은 높이 뛰어 오를 수 있으며 물가에 사는 중대형 파충류였을 것이다. 물과 용의 연관성은 용을 칭하는 단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용은 순우리말로 미르 혹은 미리인데 그 어원은 물을 뜻하는 고어 '믈'이다.

나름 현실적이던 용의 모습은 중국 한대(漢代) 이후 점점 여러 가지 모습이 섞여 복잡한 형태로 변화한다. 중국 고서에서는 용을 묘사해 잉어의 비늘, 뱀의 몸, 사슴의 뿔 등을 지녔다고 했는데, 이는 고대의 부족들이 받들던 토템이 하나로 뭉쳐진 결과물이란 설이 있다.

그렇다면 용이 실제로 존재했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2004년 디스커버리의 한 다큐 프로그램에서는 용이 실재했다는 가정 하에 그들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묘사했다. 여기에 태너라는 고생물학자가 등장하는데, 그는 새로 발견된 티라노사우루스의 두개골 화석에서 정체불명의 흔적을 발견한다. 그리고 엄청나게 커다란 괴물이 티라노사우루스에 발톱과 이빨 자국을 내고 심지어 불까지 질렀음을 알아낸다.



이 다큐에 따르면 동양의 용은 애초에 하늘을 날 수 없는 변종이라고 한다. 반면 서양의 용은 거대한 날개를 펄럭이며 자유자재로 날아다닌다. 문제는 용의 몸체 크기나 무게에 비해 날개가 너무 작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몸속의 수소다.

물속에 살던 공룡에서 진화한 용은 부레를 몸에 지니고 있으며 그 내부에 대사 산물 로 생성된 수소를 저장한다. 공기보다 훨씬 가벼운 수소 주머니를 이용해 몸을 상대적으로 가볍게 만들어 적은 양력으로도 날아오를 수 있었다는 것. 또 수시로 섭취한 흙이나 바위 속의 백금을 촉매로 이용해 수소에 불을 붙여 뿜어낼 수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수소나 헬륨을 이용해 물체를 들어 올리려면 엄청난 부피가 필요하다. 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성인 한 명을 띄우기 위해서는 1만2,000개의 헬륨 풍선이 필요하다. 용이 날아오르려면 날개에서 양력을 조금 더 얻는다고 해도 6,000개 이상의 헬륨 풍선이 필요할 것이다.

비록 과학적으로 허구에 가깝기는 하지만 용은 분명 매력적인 생물이다. 이들이 실제로 존재했을 가능성을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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