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USTRATION BY Alison Seiffer
지난 6월 구글이 클라우드 서버 기반의 가정용 정보기기 '넥서스 Q'를 발표했다. 안드로이드 기기들을 연결해 지인들이 스마트폰 등에 보유 중인 동영상, 음악 등을 상호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품이다.
그런데 처음 넥서스 Q가 공개된 뒤 많은 비평가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가격이 300달러로 너무 비싼데다 성능이 기대이하라는 것이었다.
이 때문인지 구글은 제품 업그레이드를 결정하고, 8월초 사전구매 고객들에게 메일을 보내 출시가 무기한 연기됐음을 알렸다.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는 알 수 없지만 넥서스 Q는 현재로도 그 가치는 그리 적지 않아 보인다. 기존에 누리지 못했던 독특한 홈시어터적인 체험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일례로 파티나 모임에서 넥서스 Q를 스피커나 TV에 연결한 뒤 참석자들이 자신의 안드로이드 기기를 접촉한다고 해보자.
그러면 넥서스 Q의 근거리무선통신(NFC) 칩이 자동으로 각 기기의 구글 플레이 계정을 열어서 네트워크로 공유한다. 이제 각 안드로이드 기기 소유자들은 다른 사람이 보유한 음악을 선택, 재생 목록에 올릴 수 있다.
넥서스 Q는 또 와이파이로 이 음악들을 홈시어터 시스템에 보낼 수도 있으며, 유튜브의 동영상을 TV로 보는 것도 가능하다. 이처럼 여러 사람이 함께 멀티미디어 재생목록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은 넥서스 Q가 처음이다.
물론 사람들은 이미 아이튠즈의 '핑(Ping)'이나 '스포티파이(Spotify)' 등을 통해 웹에서 음악과 영상을 공유할 수 있다.
아이폰 및 웹용 앱인 '턴테이블에프엠(turntable.fm)'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는 기능을, 구글플러스의 '행아웃(Hang out)’은 화상채팅 형태로 유튜브 영상을 친구들과 함께 감상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넥서스 Q는 이들과 두 가지 면에서 차별화된다. 서로 떨어져 있는 친구가 아니라 동일한 공간에 있는 친구와 공유를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개조가 가능한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이 기기는 태블릿 PC와 스마트폰에 흔히 쓰이는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안드로이드 젤리빈 운영체제를 지닌다. 때문에 그리 오래지 않아 해커들은 50만개가 넘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앱을 포함해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 자명하다.
MS의 동작인식게임기 키넥트만 해도 출시 2년이 지나자 수신호 통역기, 자폐증 진단기, 스케이트보드 조종기 등 수백 가지 용도로의 개조가 이뤄졌다.
현재 구글은 넥서스 Q의 선주문 고객들에게 미안함을 표시하기 위해 기존 모델을 무료 제공하고 있다. 이는 프로그래머들이 한 발 앞서 앱과 게임을 개발할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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