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한국형 발사체 KSLV-II

나로호의 발사에 성공했다고 모든 게 끝나는 것은 아니다. 나로호는 대한민국의 우주강국 도약을 위한 시작이지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덕=구본혁 기자 nbgkoo@sed.co.krt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역사는 이미 오래전 시작됐다. 그 도전의 양대 축은 발사체(로켓)와 탑재체(인공위성, 탐사선 등)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1988년부터 우주로켓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초기의 로켓 연구는 군사용 미사일 등에 적용되는 고체연료 로켓이었다. 1993년 6월 1단형 고체추진제 과학 관측로켓 'KSR-Ⅰ'이 시험 발사되며 중량 150㎏의 탑재물을 130㎞ 상공에 올리는데 성공했다. KSR-Ⅰ은 같은 해 9월 2호기가 추가 발사돼 고체연료 로켓에 대한 기술력을 공고히 하는 첨병이 됐다.

KSR과 나로호, 그리고 KSLV-II
이후 1993년부터는 KSR-Ⅰ의 성능 향상에 돌입, 1997년 7월 2단형 고체연료 로켓인 'KSR-Ⅱ'가 발사되기에 이른다. 당초 150㎏의 탑재물을 150㎞ 상공에 올릴 계획이었지만 안타깝게도 1차 발사는 28초 만에 통신이 두절되는 실패를 겪었다. 그러나 1998년 6월 끝내 2차 발사에 성공했다. KSR-Ⅰ과 같은 고체연료를 사용했지만 KSR-Ⅱ는 2단형 로켓으로 1단과 2단의 단분리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 성공이었다.

두 로켓의 성공은 이렇듯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사에 매우 고무적 사건이었지만 소형 인공위성에 해당되는 150㎏ 내외의 탑재물을 600~700㎞ 상공의 저궤도까지 올리려면 고체연료 로켓으로는 어렵다는 한계를 깨닫는 계기도 됐다.

이런 이유로 1997년 개발에 돌입한 'KSR-Ⅲ'부터 우리나라는 고체연료를 버리고 액체연료 로켓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2002년까지 5년간 78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SR-Ⅲ는 마침내 2002년 11월 231.8초의 비행시간을 기록하며 발사에 성공하게 된다. 길이 14m, 지름 1m, 총 중량은 6.048톤이었다.

KSR-Ⅲ는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우주개발을 시작한다는 신호탄에 해당되는 발사체다. 주지하다시피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로켓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 그렇다. 실제로 산소가 없는 우주에서 로켓을 점화하려면 연료에 더해 산화제, 즉 액체산소가 함께 필요하며 이를 적절히 혼합해 안정적으로 연소시키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조광래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은 "이처럼 국내에서 개발돼온 KSR 시리즈는 실질적인 인공위성 발사에 사용되지는 못했지만 이들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과 노하우가 나로호(KSLV-1)의 개발에 직간접적으로 녹아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비록 나로호는 비록 100㎏ 내외의 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는 수준이며, 1단 로켓을 러시아 기술에 의존했다는 한계를 안고 있지만 KSR시리즈가 그러했듯 나로호 역시 오는 2021년 1.5톤급 실용 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려놓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인 KSLV-II의 밑거름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인공위성 분야 기술력 확보
발사체와 비교하면 인공위성 분야의 성과는 한층 만족스런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1992년 8월 국내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의 발사에 성공, 인공위성 보유국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별 1호의 경우 무게가 50㎏에 지나지 않은 소형 위성인데다 단순한 통신 기능만 지니고 있었지만 최초라는 의미를 퇴색시킬 수는 없는 성과임에 틀림없다.

이후 1993년 9월 우리별 2호, 1999년 5월 우리별 3호 위성이 잇달아 발사돼 소형 위성 분야에서만큼은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기술력을 확보했다. 그리고 우리별 시리즈를 이어 기본적 과학 임무를 수행하는 과학기술 위성시리즈의 개발에 나서면서 2003년 9월 106㎏의 과학기술 1호 위성이 러시아에서 발사됐다.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상용위성 시대를 연 것은 아리랑(다목적 실용위성)시리즈다. 이때부터는 인공위성을 우주궤도에 올리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함이 아닌 위성영상 촬영 등 실질적인 임무를 맡는 위성이 발사된 것이다.



1999년 12월 미국 반덴버그 발사장에서 발사된 아리랑 1호는 중량이 470㎏으로 지상 685㎞의 지구저궤도를 돌며, 6.6m급 해상도의 흑백영상을 촬영했다. 여기서 6.6m급 해상도는 가로와 세로 6.6m의 면적을 하나의 점(픽셀)로 표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리랑 1호의 당초 임무기간은 3년이었지만 이 기간을 훨씬 넘겨 장수하며 작년 임무가 종료됐다.

지난 2006년 발사된 아리랑 2호의 경우 해외 판매가 가능한 수준의 위성 영상을 촬영한다. 해상도가 흑백은 1m급, 컬러는 4m급이다. 두 영상을 합성해 해상도 1m급 영상 제작도 가능하다. 중량은 800㎏이나 된다.

마지막으로 지난 2010년 발사된 통신해양기상위성 '천리안'은 고도 3만6,000㎞ 상공의 정지궤도에 올린 국내 최초의 정지궤도 위성이다. 정지궤도 위성은 저궤도 위성보다 한 단계 앞선 원격통신기술 등이 필요하며 달 궤도를 도는 달 탐사 위성을 발사하기 위해 습득해야 하는 필수적 기초기술들이 포함돼 있다.

또 다른 도약 KSLV-II
한우연은 나로호 발사에서 얻은 기술을 토대로 2010년부터 '한국형 발사체(KSLV-II)'를 개발 중이다. 이를 위해 2021년 8월까지 1조5,449억원의 투입이 예정돼 있다.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오는 2014년까지는 설계 기간으로 7톤급 액체 엔진의 개발이 핵심 목표다. 2단계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로 강력한 추진력을 낼 수 있는 75톤급 로켓엔진을 개발한다는 복안이다. 또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진행될 3단계는 75톤급 엔진 4기를 하나로 묶는 클러스터링 기술을 개발한 뒤 최종적으로 2회의 발사를 시도하게 된다.

여기서 궁금증 하나. 나로호의 엔진 추력이 170톤급인데 1.5톤의 위성이 탑재되는 KSLV-Ⅱ의 엔진추력이 75톤급이라는 점은 언뜻 이해가 어렵다. 항우연이 3단계에서 클러스터링 기술을 확보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렇게 하면 1단의 추력만 약 300톤급에 달한다. 또한 KSLV-Ⅱ는 총 단수가 3단 로켓으로 설계될 예정이며 중량 약 200톤, 길이 45m, 직경 약 3.3m의 모습을 가지게 될 전망이다. 참고로 2단 로켓에는 75톤급 엔진 1기, 3단에는 터보펌프가 없는 7톤급 가압식 액체엔진이 장착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태학 한국형발사체사업단장은 "높은 추력을 내는 단일 엔진의 개발보다는 클러스터링을 택하는 것이 기술적 용이성과 투자 대비 효과면에서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관련 기술이 확보된다면 4단 발사체를 개발, 달 탐사 위성을 발사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료는 나로호와 동일한 케로신을 사용한다. 국내 기술력 등을 감안할 때 액체수소보다는 안정성 등의 측면에서 여러 가지 메리트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 달 탐사 등 좀더 먼 우주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 기술은 우주 궤도상에 머물거나 다른 행성을 탐사하는 위성체(탐사선), 이를 우주로 보낼 발사체, 그리고 위성체와 발사체를 쏘아 올리는 우주센터 및 발사기술이라는 3박자가 고루 갖춰져야 한다.

향후 KSLV-Ⅱ의 독자개발이 이뤄되면 우리가 개발한 인공위성을 외국에 보내 발사대행을 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군사용 위성의 자력 발사도 가능해진다. 특히 미국, 러시아 등 선진국들과 우주개발 공동연구에 참여할 수도 있어 우주강국으로의 도약 속도가 배가될 전망이다.

항우연 김 원장은 "KSLV-Ⅱ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75톤 중형 엔진의 신뢰성과 경제성을 높여 위성의 수출산업화를 모색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해외의 위성을 국내에서 수주생산하여 국산 발사체를 가지고, 국내에서 발사하는 등 상업용 발사체 시장에도 적극 진출한다는 복안"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