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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채무 위기 회피를 위해 티머시 가이트너에게 띄우는 공개 서한

AN OPEN LETTER TO TIM GEITHNER ON HOW TO DODGE THE NEXT DEBT CRISIS

by Allan Sloan

애하는 재무부 장관에게: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지만, 당신이 장관직을 사퇴할 계획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당신에게 작별 선물을 주고자 한다. 그 선물은 현금이나 수십억대 연봉이 가능한 일류 직업도 아니다. 그건 차기 정부가 협박당하지 않을 방법에 관한 것이다. 내가 마지막으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16조 2,060억 달러였던 국가 채무가 어느덧 채무 한도액인 16조 3,940억 달러에 근접했고, 12월에는 그 또한 넘어설 것이다.

당신은 지난해 8월 벌어진 채무 한도 증액 실패를 기억할 것이다. 당시 반정부적이고 간단한 계산조차 못하는 공화당 미치광이들 때문에 재무부는 거의 채무 불이행을 선언할 뻔했다. 대선 이후 재정 절벽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자고 했지만, 바로 그 공화당 미치광이들이 여전히 하원을 장악하고 있다. 사실 대부분의 재정 절벽 문제는 지난해 벌어진 당파 싸움에서 기인한다. ‘미국의 멍청이’라는 제목의 2011년 9월 5일자 포춘 커버 스토리에서 언급한 대로, 나는 이들에게 너무 화가 나 공화당을 떠나버렸다.

나는 미국이 재정 절벽을 향해 치닫는 것을 원치 않는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에도 그랬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도 마찬가지다. 동료인 제프 콜빈과 내가 지난 9월 제안했던 내용을 보면 해결책은 명확하다. 과세 기반을 확대해 세율을 낮추면 세수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 소득과 근로 소득을 동일하게 취급하고, 사회 보장 제도와 메디케어 같은 특혜 프로그램이 나처럼 부유한 사람들에게 확대되는 것을 근절해야 한다. 이런 생각은 워싱턴 정가에서 일반적 통념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실제로 현명한 방법이다.

그러나 연방정부의 채무 이행 능력이 위기에 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런 식으론 재정 문제가 해결되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분열된 양측 당사자들 모두를 지금보다 더욱 좌절하고 분노하게 만들 뿐이다. 그래서 누구도 요청하지 않았고, 아마도 반기지 않을 조언을 하고자 한다. 12월에 채무 한도를 초과해 내년 1월 연방 정부 예산이 바닥나는 위기 상황을 초래하지 말고, 재무부 장관으로서가 아니라 월가 인사(人士)처럼 현명하게 생각하길 바란다(사실 요즘 월가의 평판은 엉망이다. 대부분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것이 뭐 어떤가? 월 가가 유용한 해결책을 갖고 있다면 그것을 활용해야 한다).

내가 제안할 내용은 이렇다. 예를 들어 중국처럼 미 재무부 채권을 상당히 많이 보유한 국가의 중앙 은행과 개별 계약을 맺고, 보유 채권의 만기에 따른 이자나 원금에 대해 지급 불이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 이런 식으로 2,000억 달러를 빌려 재무부가 원할 때 조기 상환할 수 있는 10년 만기 채권을 채권자에게 발행하자. 의회가 소모적인 치킨 게임을 벌이는 상황에서, 당신은 정부 기능을 유지해 경제적 재앙을 방지하는 영웅이 될 수 있다. 재무부는 이 대출금에 대해 시장보다 더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은 납세자 비용을 증가시킨 책임에 대해 하원의 의사 방해꾼들을 비난함으로써 점수를 딸 수 있다. 또 충분히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

변호사들은 이 전략을 좋게 볼까? 잘 모르겠지만 당신이 변호사에게 물어보지 않는다면, 이들이 굳이 나쁘다고 말할 이유는 없다. 당신은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그 부하들과의 싸움에서 방어보다 공세를 취할 수 있다. 이들은 분명 중앙 은행들과의 개별 계약을 폐기하기 위해 대법원에 호소할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개혁법 (Affordable Care Act)의 핵심 사항을 지지한다는 정치적 결정을 내린 대법원 판사 대다수가 재무부의 채무 불이행을 방관하겠는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연방 정부의 채무 이행 능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면, 당신이나 후계자는 가능한 한 자주 이런 식의 사모발행 전략(private-placement maneuver)을 취할 수 있다.

협상이 빠르게 타결돼 내 제안이 고려할 가치가 없게 되길 희망한다. 하지만 준비하라. 그리고 채무 한도 증액 협상 과정에서, 내가 제안한 중앙 은행과의 개별 계약에 대해 미리 언급하지는 말라. 극비리에 준비해 나이키 Nike의 모토대로 행동에 옮겨라(Just do it). 재무부가 다소 엉뚱한 내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활용한다면, 보통의 경우 나는 상당한 수수료를 요구했을 것이다. 하지만 국고를 지키는 데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나는 감사의 인사말(a shout-out)로 만족할 것이다. 다만 이것을 MIT 슬로언 경영대학원에서 이름을 따서 슬로언 전략(Sloan Stratagem)이라 부르자. 약속하건대 컨설팅료를 요구하진 않을 것이다. 이쯤에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당신의 새로운 일에 축복이 있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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