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포춘과 워런 버핏의 만남은 우연한 것이었다. 당시 필자는 알프레드 윈즐로 존스 Alfred Winslow Jones에 대한 투자관련 기사를 쓰고 있었다. 존스는 당시에는 유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기사 덕분에 막 이름이 알려지려던 때였다. 존스는 헤지 펀드라 불리던 것을 운용하고 있었다. 포춘은 헤지 펀드가 무엇인지, 그리고 존스가 어떤 방식으로 그것을 운용하는지 다뤘다. 이 기사는 헤지 펀드 시장에 작은 붐을 일으켰다. 당시 존스가 운용하던 펀드의 경쟁사였던 버핏 파트너십 Buffett Partnership Ltd.은 포춘 기사에서 단 한 줄만 언급됐다. 당시 버핏의 철자 ‘Buffett’에서 ‘t’를 하나 빠트리는 바람에 필자는 지금도 곤혹스럽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얼마 후, 필자의 남편 존 루미스 John Loomis가 버핏을 만나고 집에 와서 “나 방금 미국에서 가장 똑똑한 투자자를 만나고 온 것 같아”라고 말했다. 그때는 남편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그 후 필자도 워런과 그의 첫 부인 고(故) 수지 버핏 Susie Buffett을 만났고, 알려진 것이 별로 없었던 버핏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깨닫게 되었다. 우리 부부는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을 매입했다. 심지어 필자는 그가 주주들에게 1년에 한 번 보내는 서한을 무료로 편집해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서한은 유명해지고 있다.
한편 포춘은 버핏을 다룰 장기 계획에 착수했다. 그 결과 1970년 포춘에 버핏에 대한 글 두 문단과 사진이 실렸다. 제목은 ‘헤지 펀드에 힘든 시기가 다가온다’였다. 당시 그의 펀드는 드물게도 13년 연속 수익을 달성하고 있었다. 1977년에는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주식투자자를 기만하는가’라는 제목으로 7,000단어 정도 되는 버핏의 글이 게재되었다.
포춘이 버핏을 처음 만난 지 46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신간 ‘탭 댄싱 투 워크’를 출간하게 되었다. 이 책에는 가벼운 내용을 포함해 포춘이 버핏에 대해 다룬 모든 것을 담았다. 존스에 대한 글을 비롯해 위에 언급한 기사들이 그 안에 담겨 있다. 이 책은 버핏에 관한 기록의 시작에 불과하지만, 한마디로 요약하면 그에 대한 ‘성찬(盛饌)’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음은 ‘탭 댄싱 투 워크’에서 발췌한 글과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는 사진들이다. 역사에서 확고하게 자신의 위치를 점유한 버핏이 투자자, 경영자를 거쳐 자선사업가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 과정을 함께 했다는 것이 매우 기쁜 점이다.
중요한 사실: 1966년 포춘이 워런 버핏을 처음 만났을 때, 버크셔 해서웨이(현재 A등급)의 주가는 22달러에 불과했다. 지난해 11월 초 주가는 13만 달러에 달했다.
■ 1970년대
1970년 1월
헤지 펀드에 어려운 시기가 다가온다
“버핏은 정말 뛰어난 실적을 거뒀다.
13년 동안 펀드를 운용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복리로 연간 24%의 수익을 안겨줬다… (이제) 버핏은 헤지펀드 운용을 그만두려 하고 있다.”
1977년 5월
인플레이션은 어떻게 주식투자자를 기만하는가
버핏은 “이해는 가지만, 공직자들 대부분은 인플레이션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정책을 확실하게 선호하고 있다”고 썼다.
■ 1980년대
1983년 8월 22일
버핏 회장으로부터의 편지
“주께서 그러하시듯, 시장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하지만 주님과 달리 시장은 모르고 한 일을 용서해주지는 않는다.”
1983년 12월 26일
주식시장의 수익률을 능가할 수 있나?
버핏은 투자에 대해 “쓰리 볼까지 기다리라”고 조언했다.
1986년 1월 20일
엄청난 인수 비용
“브루스 와서스타인 Bruce Wasserstein은 ‘버핏은 너무 똑똑하니까 그의 눈에 띄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986년 9월 29일
모두 아이들에게 맡겨야 하나?
“누가 올림픽에 참가할 최고의 팀을 뽑을 때 20년 전 우승자의 자녀들을 선발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것은) 경쟁 사회에서는 말도 안 되는 방법이다.”
1987년 12월 7일
주가지수 선물거래를 둘러싼 초기 우려
“미국에는 주식 시장의 본질에서 벗어난 상품으로 도박을 하는 사람도, 이를 권장하는 브로커도 필요 없다. 차입금을 통한 투기자본이 아니라 투자자본의 똑똑한 운용이 필요하다.”
1988년 4월 11일
워런 버핏의 내면 이야기
“몇 가지 드문 예외를 제외하고, 명성 높은 경영자가 재정건전성이 매우 열악한 사업을 맡는다고 해도 회사는 크게 바뀌지 않는다.”
1989년 10월 30일
또 다른 워런 버핏의 등장인가?
“로켓 과학자까지는 필요 없다.
투자는 아이큐 160인 사람이
아이큐 130인 사람을 이기는 게임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욕심이나 두려움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때 중요한 것은 합리성이다.
바로 이 때 돈을 벌 수 있다.”
■ 1990년대
1991년 4월 22일
버핏, 정크 본드를 매입하다
“돌아보면 내가 했으면 좋았을
법한 일들이 많다. 하지만
투자결정에 있어서는 후회하지 않는 편이다. 투자는 행동으로 옮겼을
때만 돈을 번다.”
이제 내 말을 들어 보라
“폴 모저 Paul Mozer는 벌금 3만 달러와 징역 4개월 형을 선고 받았다. 나를 포함한 살로몬 Salomon 주주들은 2억 9,000만 달러를 내야 했고, 나는 최고경영자로서 10개월 형을 받았다.”
1995년 3월 20일
파생상품 혼란을 해결하다
“버핏은 다음과 같은 방법을 통해 파생상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모든 최고경영자들이 자사가 운용하는 모든 파생상품을 이해하고 있다고 연례보고서에 명시하도록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잘 생각해보라. 그러면 현재 불거진 문제를 거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1996년 2월 5일
게이츠와 버핏
“바보라도 경영할 수 있는 사업에 투자해야 한다. 언젠가는 바보가 그 사업을 경영할 것이기 때문이다.”
1997년 10월 27일
워런 버핏이 살로몬에서 겪은 어려움
살로몬 위기를 돌아보자.
버핏이 임시 회장이 되었을 때, 어떤 기자가 그에게 뉴욕과 오마하 두 곳을 어떻게 계속 관리할지를 물었다. 버핏은 “우리 어머님께서 내 속옷에 이름을 새겨놓으셔서 괜찮을 것”이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1998년 7월 20일
빌과 워런의 쇼
“대부분 합병에선 차라리 인수를 당하는 게 인수자가 되는 것 보다 더 낫다. 인수자는 ‘정복’한 회사의 잔해를 거둬 자기 본업으로 돌아가기 위해 돈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1999년 11월 22일
주식시장에 대한 버핏의 견해
“앞으로 17년 동안의 주식시장이 과거 17년과 조금이라도 비슷할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논거를 생각해내는 것은 어렵다. 배당금과 주가 상승분을 합해 전체 투자자들이 거둘 수 있는 수익을 예상해야만 한다면…… 6% 정도라고 본다.”
■ 2000년대
2001년 2월 19일
가치창출 기계
“(버크셔를 보면) 디즈니 판타지아에서 마법사의 제자(Sorcerer’s Apprentice in Fantasia) 로 등장하는 미키 마우스가 생각난다. 미키의 문제는 홍수였다. 우리의 문제는 현금이다.”
2001년 12월 10일
주식시장에 대한 버핏의 견해
“내 개인 취향을 말한다면, 남은 평생 동안 햄버거를 살 것이다. 햄버거 가격이 떨어지면 버핏가에는 ‘할렐루야’가 울려 퍼질 것이다.
반대로 가격이 오르면 우리는 슬퍼할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에게 있어 물건을 구매한다는 것은 이와 비슷하다. 다만 주식은 예외다.
주가가 떨어져 당신이 더 많은 주식을 매입할 수 있게 되면, 사람들은
더 이상 그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2002년 11월 11일
모든 것을 내다보는 선지자
“거품은 터졌지만 여전히 주식은 고평가 되어 있다.”
2003년 3월 17일
거대 재앙을 피하다
“파생상품은 위험을 내재한 금융계의 대량살상무기다. 지금은 잠복기지만, 잠재적으로 매우 치명적이다.”
2006년 7월 10일
기부에 나선 워런 버핏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지금 시작하는 게 맞다.”
2008년 4월 28일
워런의 생각
“모든 사람들은 (경기침체가) 큰 피해 없이 금방 끝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반대인 것 같다. 그 속성상 부채상환에는 많은 시간과 고통이 따른다.”
2008년 6월 23일
버핏의 큰 도박
“수많은 인재들이 헤지 펀드 운용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 부분 그들의 노력은 스스로를 무력하게 만든다. 아이큐가 높다고 해서 투자자들에게 지우는 비용(수수료)을 줄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보통 대규모 그룹 펀드보다는 저비용 인덱스 펀드로 더 많은 수익을 낼 것이다. 이는 시간이 지나며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2010년 7월 6일
워런의 자선사업 약속
“미국에 사는 것, 행운의 유전자, 그리고 복리 이자가 합쳐져 부(富)를 얻게 됐다. 백인 남성으로 태어났다는 사실도 과거 많은 미국인들이 직면했던 장벽을 피하게 해줬다. 운명은 변덕스러워 누구에게 좋은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