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벼랑 끝에 섰던 GM

GM ON THE BRINK

제너럴 모터스 General Motors (이하 GM)가 파산 신청을 한 며칠 뒤, AT&T의 전직 CEO 에드 휘태커 Ed Whitacre가 GM 회장직을 넘겨 받았다. 그는 GM이 옛날 방식에 갇혀 있어 변화를 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생각했다. GM을 회생시키기 위해 그가 벌여야 했던 싸움들을 살펴보자.


2009년 7월 중순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디트로이트행 비행기 안에서 복잡한 심경을 느꼈다. 한편으론 GM에 가는 것에 마음이 들떴고,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희망도 가졌다. 물론 조금 두렵기도 했다. 그 회사에는 내가 아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나는 자동차에 대해 문외한이었고, 몇 년간 디트로이트를 방문한 적도 없었다.

내가 도착했을 때 GM에서 기사를 보내 나를 맞아주었다. 차를 타고 곧장 시내에 있는 르네상스 센터 Renaissance Center로 갔다. 이곳은 소매점과 사무실이 혼재한 복합 공간으로 GM 본사가 위치해 있었다. 르네상스 센터는 과장되고, 지나치고, 너무나 복잡하다는 점에서 GM과 완벽히 닮아 있었다. 나는 GM의 새로운 CEO 프리츠 헨더슨 Fritz Henderson과 첫 만남을 갖기 위해 39층으로 올라 갔다.

내가 도착했을 때 프리츠는 책상에 구부리고 앉아 무언가에 몰두해 있었다. 그는 나를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그리고 내가 궁금해 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는 마치 백과사전처럼 사실과 수치들을 꿰고 있었다. 또 세계 자동차 산업이 불황이란 사실도 알고 있었다.

나는 프리츠가 해줘야 할 일에 대해 확고한 견해를 갖고 있었다. GM을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놓고 직원들을 복직시키기 위해 그는 명료하고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전달해야 했다. 나는 기업의 조직 구조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 생각했다. 그래서 GM의 조직 체계도 한 장을 요구했지만 그는 갖고 있지 않았다. 프리츠는 GM은 조직 체계도 같은 것을 없앴으며, 모든 것은 자신의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첫 번째 위험 신호였다.

두 번째 위험 신호는 프리츠에게 직접 보고하는 고위 경영자가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15명에서 20명에 이를 정도였다. CEO들은 대개 직접 보고를 받는다. 그런 식으로 기업에서 일어나는 최신 소식들을 알게 된다. 나는 매일같이 15명에서 20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른 업무를 할 시간적 여유가 있는지 의아했다.

나는 GM의 비즈니스 구조는 물론, 고위 경영팀의 세부적인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도 알고 싶었다. 또 보고 및 조직체계 측면에서 다양한 부서들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도 궁금했다. 이때 나는 GM이 위기에 빠진 이유를 직감했다. 프리츠는 이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명확하고 간결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다음에 만난 사람은 GM의 부회장 밥 러츠 Bob Lutz였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수차례 회사에서 물러났지만, 전직 CEO 릭 왜고너 Rick Wagoner가 그를 다시 부회장으로 추대했다. 그리고 제품과 소비자 관계에 있어 '창의적 요소'들을 감독하는 책임을 맡았다. 느낌상 밥의 주요 역할은 그가 원할 때 그 부분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거나 조언을 하는 것이었다.

머지않아 나는 이런 보기 드문 부회장 직이 이사회까지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프리츠에게 왜 그냥 지켜만 보고 있냐고 물었다. 그는 밥은 이따금씩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준다고 했다. 그리고 이사회에 초대받지 않으면 불쾌해 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나는 그때 어떤 변화가 준비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중 하나는 머지 않아 밥이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다.

내가 회장으로 임명된 이후 첫 GM 이사회 개최가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이때야말로 프리츠와 마주 앉아 GM의 방향을 논의할 시기라고 생각했다. 나는 돌려 말하지 않고 그에게 "이사회 멤버들은 회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우리의 계획은 무엇인지 알고 싶어한다. 그게 전부다. (회의를) 짧게 하자"고 말했다.

프리츠는 내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프레젠테이션에서 그는 곧장 핵심을 말하는 대신 많은 사실과 수치들을 길게 열거했다. 이런 정보는 GM의 재정 상태나 글로벌 전략에 대한 어떠한 통찰력도 제공하지 못했다. 1시간이 지나도록 계속 프레젠테이션이 계속됐다. 그동안 그는 문제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기는커녕, 정반대로 보였다. 1시간 반이 지났을 무렵, 나는 발표를 중단시키고 프리츠를 자리에 앉혔다.

회의실은 긴장감이 가득했다. 이사회 멤버의 절반은 새로운 인물이었다. 나머지 절반은 부도위기 전부터 있던 기존 멤버들이었다. 소수는 여전히 릭 왜고너의 이른 퇴임에 대해 유감을 갖고 있었다. 모두가 프리츠의 노력을 가상하게 생각했지만, 일부는 그가 CEO로 임명된 것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었다. 일부는 그도 왜고너와 함께 회사를 떠났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이사회는 마침내 끝났고, 비공개 간부회의로 넘어갔다. 여기서 내가 보고 느낀 첫 번째 사실은 GM의 조직 구성이 엉성하고, 경영진은 회사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다는 점이었다. 기업들이 대개 그렇기는 하지만,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내 결론은 CEO가 잘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 소식을 전하려고 프리츠의 사무실로 향했다. 나는 "프리츠, 이사회에서 수없이 논의를 거듭했네. 그리고 당신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기로 했네. 90일이라는 시간 동안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사회는 진심으로 자네의 성공을 바라네. 나도 마찬가지야"라고 덧붙였다.

프리츠는 "90일은 너무 짧다"고 말한 것 외에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적절한 지적이었다. 프리츠가 위기의식을 느낀 것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고위 경영 팀의 업무 속도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프리츠는 과연 GM을 이끌만한 사람인가? 그때까지 지켜본 것에 근거해 '아니다'라는 답을 내렸다. 그렇다고 그를 바로 해고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일부 이사진은 90일 계획에 찬성하지 않았다. 그들은 당장 프리츠를 해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사회에서 '쓴소리'를 하는 사람 중 한 명인 댄 애커슨 Dan Akerson은 간부회의 동안 강경한 발언을 했다. 그는 GM을 자신이 이제까지 본 최악의 회사라고 비난했다. 또 자신은 GM 자동차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GM의 제품라인에 비판적인 사람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이사회 멤버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그 후 약 일주일 동안 프리츠로부터 아무런 보고를 받지 못했다. 그래서 전화로 그를 호출했다. 그에게 CEO로서 스스로 보고할 기회를 주려 했다. 하지만 다가오는 10월 이사회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조직 개편은 어떻게 되어가나"라고 물었다. 포괄적이지만 충분히 구체적인 질문이었다. GM의 운영 구조를 단순화시키고 간소화하는 것이 그의 최대 과제였다. 동시에 이사회의 최우선 과제이기도 했다.

프리츠는 "일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그가 구체적인 사항을 말하길 기다리며 몇 초를 흘려 보냈다. 하지만 아무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대신, 프리츠는 조직 개편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다른 주제에 관해 말하기 시작했다. CEO로서 프리츠의 역할을 존중했지만, 그가 더 깊은 나락으로 빠지는 것을 방관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에게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알려줬다, "매출, 지출, 판매업소 폐점에 관해 간단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게. 회사 구조를 개편하고 간소화 할 계획에 대해서도 말해야 하네. 짧게 핵심만 말하게. 지나친 세부사항은 필요 없네. 이사진이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할 거야."

프리츠는 내 조언을 듣지 않았다. 대신 장황한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했다. 자동차 판매업자라면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이었지만, 전반적인 기업 상황이나 조직 개편과는 관련이 없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좋지 않은 상황이 악화되고 있었다. 이사회 멤버 중 절반은 새로운 인물들이었는데, 모두 자동차 업계 출신이 아니었다. 그들에게 프리츠가 사용하는 용어들은 낯설게 느껴졌다.

이사회가 끝나고, 바로 간부 회의에 돌입했다. 프리츠는 이사회가 원하는 변화를 주도할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사회 멤버인 스티븐 거스키 Steven Girsky는 회의실 분위기를 이렇게 요약했다. "과거의 GM과 다를 게 없다."

회의가 끝난 뒤 나는 프리츠를 만나러 갔다. 간부 회의에서 나왔던 내용은 기밀사항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사회 멤버들의 반응을 그대로 전할 순 없었다. 하지만 이사회 분위기는 분명히 전했다. "프리츠, 자네는 조직 구조를 바꿔야 하네. 자네가 CEO이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겠지만, 분명 새로운 경영 구조가 필요해. 이 일을 할 새로운 사람들도 필요하네. 지금 자네가 통제하는 영역은 너무나 광범위하기 때문에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네. 위임을 하게."

프리츠는 무엇에 관해서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반응을 살폈을 때 내 말에 동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게 분명했다. 에드, 당신은 여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릅니다. 자동차 산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예요. 당신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요.

11월 이사회가 열렸다. 프리츠는 또 다시 장황하고 요지가 불분명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이때쯤에는 이사회도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프리츠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대체 인물이 준비되어 있어야 했다. GM은 하루도 CEO 없이 운영될 수 없었다. 누구도 구체적인 인물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전화로 이런 저런 방법을 강구했다. 이 시기 동안 이사진은 정기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처음으로 GM의 CEO 자리에 관심이 없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나는 "없다"고 단칼에 거절했다. CEO가 되어 매일 같이 경영 및 운영 업무를 맡는 것은 (회장직과는) 완전히 다른 제안이었다. 당시 나는 꽤나 자주 GM 본사가 위치한 디트로이트를 방문했다(한 달에 몇 번씩은 갔다). 하지만 그곳에서 사는 건 아니었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12월 이사회가 열렸을 때 '프리츠의 90일'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이번에도 그의 프레젠테이션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조직 개편 성과가 거의 없는 것이 분명했다. 어떤 부문에서도 성과가 없었다. 결국, 프리츠는 GM이 필요로 하는 혁신적 인물이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모두 프리츠를 좋아했고, 그의 깊은 지식을 존경했고, 몇 년간의 노력에 감사했다. 하지만 프리츠가 물러나야 한다는 것에 대해선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그땐 이미 임원 및 간부 헤드헌팅 회사 스펜서 스튜어트 Spencer Stuart에 새로운 CEO 후보를 찾아달라고 의뢰한 상태였다. 후보자 목록은 대단했다. 포춘 100대 기업 출신의 거물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문제는 GM에게 그들을 고용할 만한 자금이 없다는 것이었다. GM은 TARP *역주: 정부가 파산한 기업의 회생을 지원하는 부실자산 구제프로그램의 규정을 따라야 했다. 우리 측에서 제시할 수 있는 액수는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최대액수는 200만 달러 정도였다. 그것도 엄청난 액수다. 하지만 소위 잘나가는 CEO들이 받는 액수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이사회에는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우리는 최악의 상황에 더 잘 대비했어야 했다. 문제는 그러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우리에겐 괜찮은 내부 후보자도, 감당할 수 있는 외부 후보자도 없었다. 스펜서 스튜어트에 글로벌 헤드헌팅을 요구할만한 시간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때 누군가 내게 다시 CEO 직을 맡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해왔다. 누구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 질문을 받은 것은 분명히 기억한다. 나는 곧장 이 질문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물었다. "여기 CEO가 되고 싶은 사람 있나요?"

흥미 있어 하는 사람이 있나 회의실을 둘러 보았다. 무거운 침묵만 흘렀다. 지원자는 없었다. 지금껏 GM에서 가장 일관된 비판가 역할을 해온 댄 애커슨도 조용히 앉아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도 나서지 않았고, 시선은 내게 집중되었다.

나는 머릿속으로 계속 생각을 하면서 "지원자가 없다면 내가 CEO자리를 맡겠다. 잠시 동안만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손을 들어 찬반을 확인한 후, 나는 새로운 임시 CEO가 되었다.

이제 남은 일은 프리츠에게 소식을 전하는 것이었다. 그는 집무실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내가 어디에 앉아 있었는지 기억한다. 사무실 안의 회의용 테이블에 앉았는데, 프리츠는 바로 내 오른편에 있었다. 프리츠는 등을 큰 창문에 기대고 앉아 있었다. 그의 어깨 너머로 디트로이트 강을 훤히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이런 소식을 좋게 전달할 방법은 없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말했다. "프리츠, 우리는 자네에게 90일의 시일을 줬네. 이제 90일이 다했는데, 이사회는 자네가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하네. 자네 방식으로는 힘들 것 같아."프리츠는 꽤나 놀란 눈치였다,

"정말인가요?"

"그렇네, 그게 우리의 결론이야."

프리츠는 최대한 침착하게 알겠다고 말했고, 자신의 임기가 언제 끝나느냐고 물었다. 나는 "지금이야. 오늘이 마지막 날이네"라고 대답했다.

CEO로서 휘태커의 임기는 짧았다. GM이 서둘러 기업공개(이하 IPO)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IPO를 위해 GM은 수익성과 가능성을 보여줘야 했다. 또 로드쇼에 나가서 투자자들을 설득시킬 만한 충분한 정보도 필요했다. 그리고 지나치지 않은 범위 내에서 GM 주식의 투자가치를 부각시켜야 했다.

IPO 동안 CEO로 있다가 그 이후에 사퇴한다면, GM은 사람들을 속였다고 비난받을 수 있었다. 많은 투자자들에게 경영진은 큰 고려대상이다. CEO가 갑자기 사퇴하는 것은 '중요한 사건' 이다. 투자자들이 속았다고 느끼면 GM을 고소할 수도 있다. 때문에 또 다른 의문점이 생겼다. 법정 분쟁을 피하려면 IPO 이후 얼마나 CEO직을 계속 맡아야 하는가? 누구도 확신하지 못했다.

이 문제로 토론을 하지는 않았다. 심지어 사적인 의견도 묻지 않았다. 나는 CEO 직을 연장하거나 재고해 보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이사회는 약간 놀란 눈치였다. 하지만 모두 내 말이 진심인 것을 알았고, 그 자리에서 내 결정을 받아들였다.

나는 CEO 직을 넘겨 줄 인물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바로 GM 북미본부 사장 마크 로이스 Mark Reuss였다. 마크는 경영자 위치까지 초고속 승진을 했다. 그는 약 1년 만에 중간 간부급 엔지니어에서 기업 내 서열 2위 자리까지 올랐다. 뿐만 아니라 침착한 성격과 경영자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단점은 CEO로서의 역량을 검증할 만큼 경력이 길지 않다는 것이었다.

나는 곧바로 이사회에서 GM이 가진 선택권에 대해 논의를 했다. 선택권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첫 번째 질문은 구조적인 것으로, GM이 과연 독립적인 비상임(nonexecutive) 회장을 필요로 하는가였다. 그게 바로 내가 처음 회장직을 맡기로 한 방식이었다. 마크나 혹은 다른 후보자가 CEO가 된다면, 그 사람은 어느 정도 경력을 쌓은 후에 회장직을 넘겨 받게 될 것이라 생각하며 CEO로서 업무를 수행할 것이다. 이사회의 견해는 분분했다. 일부는 비상임 회장직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른 이들은 아예 신경을 쓰지 않았다. 소수는 강력히 반대했다.

모두가 동의한 한 가지는 마크의 잠재력이 크다는 것이었다. 유일한 단점은 짧은 경력이었다. 그를 CEO 자리에 앉혔는데 잘하지 못하면, 마크에겐 재앙과도 다름없는 일이 발생한다. GM은 안정성을 필요로 했다. CEO 자리를 둘러싼 회전문 인사는 근절돼야 했다. 이 시점에서 댄 애커슨이 자원을 하고 나섰다.

댄은 첫날부터 회장 겸 CEO로 시작하길 원했다. 애초부터 비상임 회장직이나 분리된 각각의 직책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그의 입장이었더라도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댄은 당시 61세였다. 나처럼 그도 경력이 미천한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제한된 시기 동안만 그 직책을 맡겠다고 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이사회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댄이 손을 들어 후보 신청을 했고, 그렇게 차기 CEO가 결정됐다. 품위 있는 방식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일이 진행되었다.

2010년 8월 12일 나의 사퇴결정이 발표됐다. 그리고 이 소식은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전해졌다. 당시 GM은 13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6년 만에 최고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연속 성장이었다. GM의 주가는 대단히 긍정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GM이 재기할 수 있었던 동력은 마크가 이끄는 북미사업본부에서 나왔다. 또 곧 'S-1'서류 *역주: 기업공개 신청 시 제출하는 서류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미국과 주식 시장에 'GM이 돌아왔다'는 메시지가 전해졌다.


GM의 핵심인사들
GM은 극도로 분열된 이사회뿐만 아니라 비효율적인 경영방식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프리츠 핸더슨
CEO
이사회가 GM에 평생을 바친 그에게 90일 안에 성과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휘태커가 보기에 그는 신속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밥 러츠
부회장
휘태커는 은퇴를 번복한 제품 총괄책임자 러츠가 (심지어 이사회 회의 중에서도) 자유로운 권한을 행사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마크 로이스
GM 북미사업본부 사장
북미사업본부를 이끄는 로이스는 대단한 능력자다. 그는 약 1년 만에 중간 간부급 엔지니어에서 사내 서열 2번째 위치까지 초고속 승진했다.

댄 애커슨
CEO
GM 이사회 내에서 가장 강력한 비판가 중 한 명이다. 그는 어쩔 수 없는 마지막 순간이 되서야 CEO를 맡겠다고 자원했고, 회장도 겸하겠다고 말했다.


"이사회 멤버인 스티븐 거스키는 회의실 분위기가 '과거의 GM과 다를게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프리츠는 꽤나 놀란 눈치였다. 프리츠는 최대한 침착하게 자신의 임기가 언제 끝나느냐고 물었다. 나는 '지금이네. 오늘이 마지막 날이야'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