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의 성과에 힘입어 포춘 글로벌 1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대한민국 기업으로는 전례가 없는 글로벌 톱 10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각 부문별로 단기?중장기 미래성장엔진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차병선 기자 acha@hk.co.kr
2012년 삼성전자는 IFRS기준으로 매출 1,785억 달러, 순이익 205억 달러를 달성했다. 전년대비 각각 19.9%, 70.7% 성장했다. 미국의 재정절벽 우려, 유로존의 경제불안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룬 놀라운 실적이었다. 올해 역시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이 저성장 할 것으로 우려되지만 기술력을 바탕으로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성장세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사업별 성과와 전망을 살펴보자. 휴대폰 사업은 프리미엄에서 보급형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휴대폰,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지켜나가고 있
다. 올해 역시 성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IT 산업이 저성장 기조를 여전히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스마트폰 시장은 기대가 모아진다.
시장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멀티 OS 전략을 구사하고 여러 크기의 디스플레이 제품을 출시하며, 다양한 시장 니즈에 맞춰가고 있다. 특히 하이엔드와 중저가 라인업을 모두 보강해 선진 시장은 물론 신흥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4월 출시한 갤럭시S4는 최단 기간 2,000만 대 판매를 돌파했지만, 외국 증권사는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평가가 엇갈린다. 스마트폰 사업이 실적을 이끌며 사상최대 매출과 이익을 기록했지만 시장에선 실망감을 비쳤다. 실적을 이끌던 IM(IT&모바일) 부분의 영업이익률이 둔화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우리는 뛰어가는데, 시장은 우리가 날기를 원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TV시장이 역성장하는 상황에서도 지난해 평판TV를 5,130만 대나 판매했다. 올해는 5,500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선진 시장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신흥 시장은 지역 특화 제품으로 적극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3년형 스마트TV에 새롭게 적용한 쿼드코어, S레코멘데이션 기능, 5가지 화면의 스마트 허브, 타임리스 디자인 등 혁신적인 기능과 디자인을 도입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표모델인 F8000 시리즈는 제품의 앞·뒷면의 디자인이 모두 유려하며, 얼티밋 린백 인터페이스를 적용해 소비자들이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1월 출시한 85형 UHD TV를 앞세워 초대형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나머지 생활가전에서도 2015년까지 글로벌 가전 시장 1위를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 지난해엔 냉장고 부문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했다. 올해도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올 1월에는 스마트에어컨 Q9000을 출시하며 가정용 에어컨 시장 공략에 나서고, 3월에는 수납 공간을 혁신한 냉장고 지펠 푸드쇼케이스 FS9000과 국내 최초로 물을 사용하지 않는 에어 드라이 방식을 구현한 세탁기 ‘버블샷3 W9000’을 선보이며 스마트 가전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또한 미국의 4대 가전 유통망 중 하나인 홈데포에 진출함으로써 미국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가고 있다.
부품 사업 역시 시장 수요 변화에 대응하며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사업결과를 살펴보면,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는 차별화된 제품의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였다. 시스템 LSI(고밀도집적회로)는 모바일 AP(Application Processor) 등 첨단 제품 판매를 확대해 실적이 개선됐다. DP(Display Panel)의 경우 제품 믹스 개선 등 고부가 제품 판매 강세로 견조한 실적을 창출했다. 올해 부품 사업은 일부 완만한 시장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1분기에 반도체 사업의 경우 메모리는 모바일 제품 수요가 호조를 보이며 수익성을 확보했다. D램은 차별화 제품 판매를 확대했고, 낸드 플래시는 솔루션 제품을 강화하고 공정 전환을 통해 원가절감 효과를 거뒀다. 시스템LSI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대형 LCD의 경우 시장수요가 둔화되며 가격이 떨어져 실적이 하락했지만, OLED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제품 판매 확대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증권가는 2분기에도 D램, 낸드 플래시 모두 호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시스템LSI 실적도 개선된 것으로 분석하며, 이 같은 흐름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래 중장기적 경쟁력과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과감하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상반기보다 하반기 투자 비중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R&D 개발 단계를 크게 3개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각 부문의 산하사업부 개발팀에선 앞으로 1~2년 내에 시장에 선보일 상품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각 부문 연구소에선 3~5년 뒤의 미래 유망 중장기 기술을, 종합기술원에선 미래 성장엔진에 필요한 핵심 요소기술을 선행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