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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유튜브는 모든 것을 변화시키고 있나?

HOW YOUTUBE CHANGES EVERYTHING

매달 10억 개의 독특한 영상을 업로드하며 올해 50% 이상의 성장을 기록한 구글의 비디오 사이트 유튜브가 엄청난 이익을 창출하면서 미디어 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by MIGUEL HELFT


헌터 마치 Hunter March는 며칠 만에 TV 스튜디오 인턴에서 생방송 호스트로 승진할 수 있었다. 그는 최근 아침마다 새로운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3인치 높이의 나무 단상에 올라 자신의 데일리 쇼를 녹화하기 위해 무언가를 조작한다. 방음실도 없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조용히 하게 하는 ‘녹화 중(ON AIR)’이란 표시도 없다. 촬영이 이뤄지는 곳은 택배기사와 직원들이 들락거리는 LA 스튜디오의 리셉션 데스크 옆이다. 뾰족하게 앞머리를 세워 소년 같은 매력을 풍기는 마치(22)는 매우 활동적이다. 그는 삼각대에 설치된 카메라를 직접 조작한다. 뒷 배경은 낙서로 가득한 칠판이다.

그 위에는 ‘끝내주게 하자(Be Awesome)!’라는 문구가 휘갈겨져 있다. 마치는 크게 숨을 들이키며 아이폰으로 대본을 확인한다. 잠시 후 큰 눈과 환한 미소로 매력을 발산하며, 카메라를 향해 대본을 읽기 시작한다. 노련한 엔터테인먼트 쇼 앵커의 온화함이 묻어 난다. 그는 최근 있었던 마일리 Miley와 저스틴 Justin을 둘러싼 루머에 대한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대본을 읽어 나갔다. 60초 길이의 이 쇼는 다음 날 인터넷에 게재된다. 게재 후 몇 시간이면 1만 명 이상이 이 영상을 볼 것이다. 며칠 후면 시청자 수는 4만4,000명을 돌파하고, 조회 수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다.

마치의 데일리 리포트 March’s Daily Report는 창립된 지 1년도 채 안된 온라인 비디오 네트워크 오섬니스 TV Awesomeness TV의 24개 프로 중 하나다. 그럼에도 이미 67만5,000명의 서비스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오섬니스 쇼들의 조회수를 모두 합치면 1억2,000만 건이 넘는다. 당신은 오섬니스에 대해 전혀 들어보지 못했을지라도 동네 중학생들은 아마 이 쇼를 시청할 것이다. 오섬니스에 대해 알고 있는 성인들도 꽤 있다. 미셸 오바마 Michelle Obama 측 스태프는 필자가 6월 오섬니스의 창업자 브라이언 로빈스 Brian Robbins의 LA 사무실을 방문했을 무렵에 오섬니스로 전화를 걸었다. 미셸은 10대 여자아이들에게 수학과 과학을 공부하는 것은 멋진 일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데 오섬니스를 이용하고 싶어 했다. 이런 유행을 이해한 또 다른 성인은 할리우드의 거물 제프리 카젠버그 Jeffery Katzenberg였다. 그의 드림웍스 애니메이션Dream Works Animation은 최근 3,300만 달러에 오섬니스TV를 인수했다. 카젠버그는 “오섬니스는 로켓을 연상시킬 정도로 놀라운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로켓의 발사대는? 구글의 유튜브다. 서비스 8년 차인 유튜브는 구글이 아니더라도 잘나가는 대형 비디오 사이트다. 지난 1년 동안 시청률은 거의 50% 증가했다. 매달 전 세계 10억 명의 사용자가 방문하는 사이트이기에 놀라운 성장률이 아닐 수 없다. 시청자들은 매달 60억 시간을 유튜브에서 보낸다. 전 세계 인구가 1시간을 할애하는 셈이다. 전통적인 TV 시청자들이 줄고 있는 시점에 대중과 직접 소통을 할 수 있는 유튜브가 전문 예술가 및 프로듀서(제작자)들을 위한 선두 플랫폼으로 떠오른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매일 같이 쇼를 감상하기 위해 접속하는 수백만 명의 팬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유튜브의 쇼들은 보통 길이가 짧다.

TV 쇼와 비교하면 저비용에 제작되는 게 사실이지만, 유튜브 초기처럼 거칠고, 아마추어 같은 영상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유튜브와 콘텐츠 제작 파트너들은 고양이 영상이나 (17억 뷰를 달성한) ‘강남 스타일’같은 인기 영상이 뒤죽박죽 섞여 있던 사이트를 전문화된 새로운 영상 세대들을 위한 합법적 목적지로 변모시키고 있다. 물론, 입소문을 탄 히트 비디오나 엉뚱한 영상들은 여전히 존재하며, 합쳐보면 가장 많은 (또 가장 글로벌한) 시청자를 동원한다.

2006년 구글이 (생긴 지 딱 1년 된) 유튜브를 16억5,000만 달러에 인수한 것에 대한 비웃음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몇 년 전만 해도 구글이 전도유망한 유튜브를 망칠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던 전문가들이 많았다. 혹자는 구글이 운영비는 높고, 수익창출은 어려운 유튜브를 너무 비싼 가격에 인수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말들은 이제 온데간데 없다. 구글은 현재 유튜브를 통해 36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거의 대부분 광고를 통해서다). 바클레이스 Barclays에 따르면, 2014년경에는 매출이 20% 더 증가해 43억 달러에 달할 것이다(유튜브의 재무 성과를 완전히 공개하지 않는 구글은 지난 1년간 338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30~35%의 예상 영업이익률(operating margin)을 기준으로 바클레이스는 유튜브의 총 가치를 156억 달러에서 213억 달러 사이로 책정하고 있다. 최저가 기준으로도 구글은 2006년 인수 가격보다 10배 높은 이익을 본 것이며, 최고가 기준으론 유튜브의 가치가 페이스북의 3분의 1 수준에 달하는 셈이다.

유튜브 때문에 당장 TV가 사라질 위험에 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 유튜브는 주류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리서치 회사 닐슨 Nielsen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일주일 평균 TV시청 시간은 34시간이다. 반면 인터넷으로 비디오를 시청하는 시간은 주당 1시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18세에서 24세까지의 밀레니얼(Millennials) 세대는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그들은 주당 23시간을 TV시청에 쓰고, 온라인 비디오 시청에 2시간 30분을 할애한다. 비디오 엔터테인먼트의 첫 번째 주인공이 소수의 채널을 갖춘 공중파 텔레비전이었다면, 그 다음 시대는 수백 개의 채널을 가진 케이블 TV였다(수만 개의 채널들은 틈새 시청자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를 점점 더 많이 제공하고 있다). 지금의 새 시대에서 유튜브는 최대의 배급 플랫폼일 뿐만 아니라 ‘조직화하는 힘(organizing force)’이다. 유튜브를 기존과 다른 모델-누구나 콘텐츠를 업로드할 수 있으며, 매출의 절반은 사이트에 실린 광고에서 나온다-을 기반으로 하면서 컴캐스트 Comcast, 타임워너 케이블 Time Warner Cable, 콕스 Cox 같은 케이블 업체를 한데 뭉쳐 놓은 차세대 방송매체라고 상상해보라.

구글에 인수된 이후 유튜브는 세계의 모든 정보를 체계화하겠다는 구글의 목표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유튜브에서는 구글을 제외한 다른 어떤 검색 사이트보다 많은 검색이 이뤄진다. 또한 광고주에게 적합한 고객을 연결해준다. 비디오 소비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이런 특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유튜브는 소비자 행동에 관한 엄청난 데이터를 제공해줌으로써 구글이 자사 서비스를 최적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업들에게 자사 브랜드가 실린 히트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광고 비즈니스를 탈바꿈시켰다. 점점 더 많은 영상들이 TV에서 인터넷으로 옮겨감에 따라, 구글은 사실상 미래의 TV가이드가 될 수 있는 최적의 위치를 선점했다. 물론, 다른 IT기업들도 웹 비디오 플랫폼을 개발하는 중이다. 아마존, 훌루, 야후,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까지 온라인 엔터테인먼트라는 파이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 Netflix도 하우스 오브 카드 House of Cards같은 고품질의 오리지널 드라마를 서비스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신세대 시청자들을 위한 주요 사업이 되고 있는) 웹 전용 콘텐츠를 수집하는 데는 누구도 유튜브를 따라오지 못한다. 유튜브의 틀 안에서 활동하는 제작자들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 그들은 새로운 종류의 미디어 왕국을 만들 기회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로빈스는 “이런 (미디어) 생태계에서 대형 브랜드들이 생겨날 것이다. 오섬니스는 제2의 니켈로디언 Nickelodeon *역주: 어린이 전용 케이블 채널 혹은 ESPN이 될 것인가?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한다.


▶ 케이블 네트워크의 미래가 유튜브를 기반으로 펼쳐진다
면, 말쑥한 차림에 에너지가 넘치는 경영자 로버트 카인클 Robert Kyncl 만큼 기뻐할 사람은 없다. 그는 가장 최근에 있었던 유튜브의 변신을 진두지휘했다. 할리우드와 HBO *역주: 영화를 전문으로 하는 미국의 유료 케이블 방송에서 잔뼈가 굵은 카인클은 지난 10년의 대부분을 넷플릭스에서 일했다. 그곳에서 대히트를 친 비디오 스트리밍 사업 구축을 도왔다. 영화 및 TV산업과 우호적 관계를 맺어 온 유튜브는 2010년 그를 스카우트했다. 이유 중 하나는 실리콘밸리와 할리우드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콘텐츠 총괄 부사장으로서 카인클이 맨 처음 한 일은 유튜브가 새롭게 시작한 영화 대여 사업을 위해 메이저 영화사로부터 판권을 획득하는 일을 돕는 것이었다.

카인클은 자신의 상사인 유튜브 대표 살라 카만가 Salar Kamangar-박식하고 내성적인 그는 구글 서열 9위로 CEO 래리 페이지 Larry Page와 절친한 친구 사이다-와 함께 더욱 야심 찬 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한다. 지난 몇 년간 수많은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문가들이 유튜브를 이용했다. 그렇다면 이 현상을 더욱 가속화하고, 전통적인 TV나 영화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유튜브만의 특성을 이용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유튜브는 스스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는 재주가 (혹은 관심이) 없어 보였다. 반면 유튜브 경영진은 다양한 방법으로 다른 이들의 콘텐츠 제작을 도울 수 있다고 믿어왔다. 앞서 말한 계획의 일환으로 유튜브는 넥스트 뉴 네트웍스 Next New Networks를 인수했다. 유튜브용 세미(semi) 전문 프로를 성공적으로 제작해 온 스튜디오였다. 이 스튜디오는 유튜브의 엔지니어링 중심 문화엔 없는 다양한 비디오 제작 및 마케팅 스킬을 갖고 있었다. 구글은 이 스튜디오를 사내에 두면 프로듀서들이 앞서 말한 스킬들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높은 관심을 받던 카인클의 프로젝트는 2011년 10월 공개됐다. 그는 유튜브가 100개의 신규 오리지널 채널을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유명인부터 온라인 비디오 제작자, 할리우드 영화사까지 다양한 이들이 이 채널들을 운영하고 있다. 카인클은 유튜브 블로그에 이런 글을 올렸다. “채널들은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엄마, 코미디 팬, 스포츠광, 음악 혹은 대중문화 애호가까지 다양한 사람을 아우른다.” 유튜브는 이 채널들을 위해 1억 달러를 편성했다. 할리우드 기준으로 많은 액수는 아니다. 미래의 광고 수익-유튜브와 맺는 매출 공유 거래를 통해 수익을 올릴 것이다-에 대한 선불 형태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둘러싼 홍보는 엄청난 효과를 낳았고, 전문 콘텐츠 제작자들이 유튜브를 합법적인 목적지로 인식하도록 하기에 충분했다. 콜렉티브 디지털 스튜디오 Collective Digital Studio의 CEO 레자 이자드 Reza Izad는 “(유튜브의) 1억 달러 투자는 역사상 가장 효율적인 지출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들은 거대한 깃발을 꽂았고 엄청난 관심을 끌어들였다”고 덧붙였다. 채널 라인업을 살펴보면 마돈나, 에이미 포엘러 같은 아티스트부터, NBA 스타 샤킬 오닐, 전설적인 스케이트 선수 토니 호크같은 스포츠 스타들도 망라되어 있다. 물론 로빈스의 오섬니스 TV를 비롯해 다른 다양한 채널들도 포함되어 있다(이 프로젝트는 130개 이상의 채널로 확대되었고 보도에 따르면 총 펀딩액도 2억 달러에 달했다).

‘유튜브 오리지널스’라고 불리는 이 프로젝트의 발표와 함께 유튜브는 (웹뿐만 아니라 모바일에서도) 채널 관련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이 채널들은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지만 시청자들과 제작자들에게 외면받아 왔다. 사용자들이 업로드 한 비디오가 유튜브의 핵심이었다. 때문에 유튜브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크게 변경시켜 이 채널들을 전면에 내세웠고, 콘텐츠 제작자들이 이를 적극 활용하도록 했다. 이 채널들이 수백만 뷰를 기록하는 히트 영상 제작보다는 시청자들을 같은 채널에 지속적으로 방문하게 만드는 시리즈 영상 및 프로그램 제작에 더 유용하다고 판단했다. 그들은 영상 조회수 대신 서비스 이용자를 기준으로 성공여부를 평가하기 시작했다. 바꿔 말하면, 유튜브 채널은 이제 TV채널과 비슷해진 셈이었다. 카만가는 “사람들이 DVR *역주: 아날로그 영상 감시 장비인 CCTV를 대체하는 디지털 방식의 영상 감시 장비과 마찬가지로, 관심이 가는 채널에 다가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있다. 오늘날 몇몇 유튜브 채널 및 네트워크들은 웬만한 중형 사이즈 케이블 채널들보다 더 두터운 시청자층을 갖고 있다. 투자자들과 광고주들은 바로 이 대목에 주목하고 있다. 게임을 즐기는 층(18세에서 34세까지의 남성)을 위한 채널 머시니마 Machinima는 1,450만 명의 서비스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채널에 업로드 된 비디오들은 매달 20억 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구글은 최근 이 네트워크로 3,5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2만 5,000개 채널을 보유한 유튜브 네트워크 ‘메이커 스튜디오 Maker Studio’는 매달 38억 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닐슨에 따르면, 메이커의 최고 히트작 중 하나인 에픽 랩 배틀스 오브 히스토리 Epic Rap Battles of History는 포스팅 후 3일 만에 평균 440만 뷰를 기록했다.

이는 AMC의 워킹 데드 Walking Dead의 조회수와 맞먹고, 폭스 뉴스의 디 오렐리 팩터 The O’Reilly Factor보다 3분의 1 더 높은 수치다. 닐슨은 TV 쇼의 온라인 혹은 아이튠즈 iTunes 조회수를 집계하지 않지만, 유튜브에 업로드된 영상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시청된다. 총계를 보면, 에픽 랩 배틀스 오브 히스토리의 에피소드들은 평균 3,000만 뷰를 기록했다.

대형 미디어 기업들이 이런 트렌드를 알아채기 시작했다. (포춘의 모기업) 타임워너는 최근 메이커에 36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일부 벤처 캐피털리스트뿐만 아니라 베텔스만 Bertelsmann, 컴캐스트,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스 Discovery Communications, 그리고 체린 그룹 Cherin Group 등도 다양한 유튜브 채널과 네트워크들에 투자해왔다. 그리고 폭스, ABC, HBO는 모두 유튜브에서 시작된 쇼들을 TV방송에도 내보냈다(예컨대 레시피 리햅 Recipe Rehab이라는 요리 프로는 유튜브에서 처음 탄생해 현재 수백 개의 ABC 채널에서 방영되고 있다). 콜렉티브 디지털 스튜디오의 이자드는 주류 미디어가 유튜브에 전혀 주목하지 않던 3년 전과 비교했을 때 엄청난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런 새로운 세계에는 새로운 규칙들이 존재한다. 카인클은 전통적인 TV를 도매업에 비유한다. 제작자들은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공중파 및 케이블 방송국에 팔고, 방송국은 수문장(gatekeeper)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반면 유튜브는 소매업에 가깝다. 제작자들은 전통적으로 배급권을 구매해 온 중개업자(방송국)가 아닌 시청자들을 고려해 쇼를 만든다. 시청자들로부터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고, 그에 따라 프로그램을 수정한다. 시청자들이 댓글, 공유 혹은 자신들의 비디오를 통해 반응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진정한 쌍방향 소통을 할 수 있다. 이런 환경에 적합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유튜브라는 콘텐츠 홍수에서 눈에 띄게 홍보하려면 새로운 기술이 요구된다. 카인클은 “마케팅과 소매(retail) 기술은 앞으로 콘텐츠 제작자들이 꼭 갖춰야 할 기술이다. 무한한 콘텐츠 저장 공간 덕분에 매달, 아니 하루가 다르게 이 기술에 대한 가치가 증가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런 점들을 고려 했을 때, 유튜브가 온라인 TV시대를 위한 학교를 설립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학교는 LA 국제공항에서 북쪽으로 몇 마일 떨어진 개조된 비행기 격납고에 위치해 있다. 여기는 하워드 휴즈 Howard Huges가 스프루스 구스 Spruce Goose *역주: 1947년 석유 재벌 하워드 휴즈가 제작한 세계 최대의 비행기를 건조한 장소다. 유튜브가 이곳을 매입하기 전, 영화 아바타 Avatar의 상당 부분이 여기서 촬영됐다. ‘더 할리우드 리포터 The Hollywood Reporter’는 최근 4만1,000평방 피트 넓이의 이 시설이 온라인 비디오 제작을 위한 최대 규모의 스튜디오라고 묘사했다. 이 최신식 스튜디오는 새로운 인재의 요람이며, 창의적 실험의 허브이자, 최고의 기술을 공유하는 장소이다.

맷 데이먼 Matt Damon 같은 경험 많은 할리우드 배우들조차 유튜브의 신규 사업가들에게 한 수 배우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데이먼은 최근 자신이 설립한 워터닷오그 Water.org라는 비영리 단체를 위해 비디오 시리즈를 촬영했다. 데이먼이 이곳에 있는 동안, 시설 책임자 리암 콜린스 Liam Collins-넥스트 뉴 네트웍스가 유튜브에 인수된 뒤 유튜브에 동참하게 되었다-는 그가 유튜브 상에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장난기 넘치는 비디오 블로거 셰이칼 ShayCarl 같은) 다른 유튜브 제작자들과 협력하도록 설득했다. 유튜브 환경에서 시청자 층을 늘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충성스러운 팬들을 갖고 있는 다른 이들과 팀을 이루는 것이다. 콜린스는 “이것은 가장 기초적인 유튜브 지식이다”라고 말한다.

독특한 스탠딩 코미디언이자 여배우인 니키 리모 Nikki Limo는 계속 진화하고 있는 유튜브 영상제작 학교의 1기 졸업생이다. 그녀는 최초의 ‘제작자 강좌’를 수강한 23명의 예술가 중 한 명이다. 이 코스는 빡빡한 3달 과정 코스로, 새 시대에 맞는 기술들을 가르친다. 리모는 스타를 꿈꾸는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스탠드업 코미디, TV 출연, 간혹 체결하는 스폰서 계약, 그리고 자신의 유튜브 영상에 첨부된 광고 수익의 일부로 생활한다. 2년 전 그녀는 소속사와 마찰을 빚었다. 소속사 측은 제대로 커리어를 쌓고 싶다면 유튜브에서 손을 뗄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그녀는 고집을 꺾지 않았고, 계속해서 유튜브에서 작업을 해나갔다. 그녀는 75명이 넘는 다른 유튜브 제작자들과의 협업 경험 덕분에 제작자 강좌에서 유력한 1등 후보였다. 강좌의 일환으로 그녀는 코미디 시리즈를 제작했다. 계속 오디션에서 낙방하는 연기자 지망생의 좌절에 관한 내용이었다.

수업에서 그녀는 시청자(혹은 관객)의 공감을 얻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유튜브 분석기술과 온라인 도구 활용법을 배웠다. 그녀가 제작한 ‘오디션 탈락(Audition Fail)’ 시리즈 영상은 20만 뷰 이상을 기록했다. 그녀는 온라인 비디오의 자유를 사랑한다. 리모는 “눈치 봐야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과 직접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텔레비전도 여전히 구미가 당기는 옵션이다. 그녀는 “여전히 TV시트콤에서 연기하고 싶고, 시나리오 작성도 돕고 싶다. 하지만, 인터넷 시트콤도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오섬니스의 브라이언 로빈스는 더 이상 학교 공부가 필요하지 않다. 10대 시절 배우였던 그는 할리우드에서 매우 높은 상품성을 갖고 있다. 전통적인 미디어 분야 어디서든 일을 구할 수 있을 정도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성공한 프로듀서다. 카젠버그는 “모든 스튜디오가 영화 제작을 위해 브라이언을 고용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로빈스가 유튜브와 운명을 같이하기로 한 결정이 더욱 더 흥미를 자극한다.

▶ 로빈스는 몇 년 전 있었던 일 때문에 인터넷 엔터테인먼트에 주목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당시 10대의 아들들에게 프레드 피글레온 Fred Figglehorn이라는 캐릭터-삶이 엉망이고, 징징대는 목소리를 내는 이 소년 캐릭터는 유튜브에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볼 의향이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오늘 밤에요?”라는 반응이 바로 튀어나왔다. 당시 프레드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는 없었기 때문에 곧바로 로빈스는 직접 영화를 제작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일을 빠르게 진행시키기 위해 스스로 제작비를 충당했다. 그것이 2009년 중반이었다. 연말쯤 영화는 촬영에 들어갔고, 다음해에 니켈로디언 Nickelodeon*역주: 어린이·청소년 대상 전문 케이블 네트워크에서 상영되었다. 그리고 빠르게 그해의 최고 (10대를 위한) 히트 영화가 되었다.

로빈스는 “그 오마하 Omaha 출신 소년이 자신의 역할을 잘 소화해 했고, 내가 그것을 더 큰 기회로 만든 것은 정말로 멋진 일이었다”고 말했다(프레드를 연기한 루카스 크루생크 Lucas Cruikshank는 사실 오마하에서 서쪽으로 80마일 떨어진 네브래스카 주 콜럼버스 출신이다).

카인클이 자금을 댈만한 쇼를 찾기 시작한 이듬해, 가장 빨리 그에게 펀딩을 요청한 이들 중 한 명이 로빈스였다. 로빈스는 그때 다시 한번 자식들의 행동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의 아이들은 5시쯤 집에 와서 곧 바로 방으로 가 침대에 누워 비디오 검색을 시작한다. 휴대폰이나 태블릿, 노트북을 이용해 주로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시청한다. 로빈스는 “아이들은 유튜브와 함께 성장한 제1세대다. 그래서 전혀 이상할 게 없다”고 말했다. 로빈스의 말에 따르면, 니켈로디언같은 케이블 채널이 10대 시청자들을 위한 쇼를 제작하지만, 그런 쇼들은 10대 아이들의 입맛을 전혀 만족시키지 못한다. “이쪽 시장에는 거대한 구멍이 있다.”

오섬니스의 경험에 비춰보면 그가 옳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년 7월 오섬니스 채널은 몇 개의 쇼 프로만 보유한 상태로 서비스를 개시했다. 모두 어린 10대들을 위한 프로였다. 오섬니스의 마케팅 팀은 1년 안에 10만 명의 구독자를 모으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한 달 만에 그 목표를 달성했다. 현재 오섬니스에선 35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로빈스는 2년 후 오섬니스가 어떤 위치에 있을지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11월 그의 팀은 비디오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물었다. ‘당신은 유튜브 스타가 되고 싶습니까?’ 그리고 그들에게 새로운 오섬니스 ‘네트워크’ 채널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소위 ‘멀티채널 네트워크’라 불리는 다른 채널들처럼 오섬니스는 광고 및 홍보 도움뿐 아니라 팁, 비디오, 지시사항 등을 제공할 것이다. 로빈스는 수백 명 정도의 지원자를 예상했지만, 주말 무렵이 되자 지원자 수가 4,000명이나 되었다. 지금까지 17만5,000명의 유튜브 스타 지망생들이 자신들의 채널을 오섬니스 네트워크로 옮겨달라고 요청했다. 약 7만3,000명이 채널에 가입했고, 총 12억 뷰와 2,100만 명의 구독자가 추가되었다. 코미디 코너, 패션 관련 영상, 토크쇼를 비롯한 수많은 장르들이 존재하지만 모두 하나의 연령층을 타깃으로 한다. 로빈스는 광고주들이 엄청난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여전히 매일 1,000명의 아이들이 가입 요청을 하고 있다. 최근에 생긴 또 다른 장점은 오섬니스 네트워크 참여자 중 일부가 니켈로디언 방송 출연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 오섬니스의 어린 친구들부터
니키 리모까지 모두에게 케이블이나 네트워크 TV는 여전히 욕심은 나지만 끝이 보이는 게임이라는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유튜브의 인기가 폭발하고 있음에도 구글이 아니고선 여기에서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결코 쉽지가 않다. 로빈스는 오섬니스의 수익성이 좋다고 말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다른 네트워크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 일부 멀티채널 네트워크들은 매출 상승을 보장하는 유명 제작자들을 데려 왔음에도 비용을 충당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몇몇 쇼를 폐지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인터넷 미디어 사업가 제이슨 칼라카니스 Jason Calacanis는 밥 딜런 Bob Dylan에게 경의를 표하는 ‘나는 더 이상 유튜브의 농장에서 일하지 않을 거야(I Ain’t Gonna Work on YouTube’s Farm No More)’라는 글을 통해 (유튜브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리고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읽었다. 그는 카인클의 프로젝트를 통해 자금을 지원받았고, 소수의 성공적 채널들을 구축했지만 더 이상 유튜브 채널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기고한 글에서 그는 “광범위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려는 마케터, 개인, 기업들에게 유튜브가 놀라운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사업적 측면에서 유튜브는 함정(trap)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수익 중 45%는 유튜브가 가져간다. 칼라카니스는 이를 ‘세금’이라 부른다. 뿐만 아니라 그는 마케팅 지원 부족과 개인 제작자가 아닌 유튜브가 시청자들과의 관계를 통제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로빈스는 수익에서 유튜브가 가져가는 몫이 너무 크다는 데는 동의한다. 그는 이 비율이 30% 정도로 낮아지길 희망하고 있다). 유튜브는 이 같은 높은 수익 배분율에 대해 전 세계에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비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눈치 챘을 수도 있겠지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서 유튜브의 성장은 TV 비즈니스의 전성기와 일치하고 있다. 총 시청률은 큰 변동이 없지만, 왕자의 게임(Game of Thrones), 매드 맨 Mad Men 같은 TV 드라마가 빅히트를 쳤다. 리얼리티 쇼는 여전히 인기가 있고, 스포츠 경기 중계권 가격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애플 아이튠스는 말할 것도 없고 넷플릭스, 훌루, 아마존 같은 신규 주자들이 우세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케이블 TV 서비스를 해지한 사람은 거의 없다. TV 비즈니스는 지금도 여전히 수익성이 매우 좋아 인텔과 구글이 케이블 TV 서비스의 인터넷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 정도다. 공중파 TV는 많은 비난을 받고 보수적이지만 값비싼 스포츠 경기 광고료와 케이블 TV 및 이동통신 회사가 지불하는 전송료(carriage fees) *역주: 케이블TV 업체 및 위성TV 업체가 지역 방송국의 프로그램을 받아 송출하는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 덕분에 여전히 수익성이 높은 효자 사업이다. 할리우드의 유명 에이전시 WME(William Morris Endeavor)의 이사이자 티비 부문 책임자 릭 로젠 Rick Rosen은 “이 만한 규모의 시청자가 있는 곳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튜브는 훌륭한 플랫폼이지만, 대부분의 예술가 및 제작자들에겐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비즈니스라고 지적한다. 또 로빈스의 상사인 카젠버그는 온라인을 틈새 시장으로 본다. 그는 유튜브를 간식, 전통적인 텔레비전을 든든한 한 끼에 비유하며 “온라인 엔터테인먼트는 TV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TV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지금으로서는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튜브 안팎의) 히트작 수와 매출은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다. 구독자 수 520만 명을 자랑하는 에픽 밀 타임 Epic Meal Time(구독자 수 520만 명)의 창시자 할리 모렌스타인 Harley Morenstein-그는 이 엽기적인 음식 프로를 ‘음식 축하행사(celebration of food)’ 혹은 안티 요리 쇼(anticooking show)라고 부른다-은 유튜브, 라이브 쇼, 본인의 웹사이트, 사이먼 앤드 슈스터 Simon & Schuster가 발간한 요리 책, 그리고 요리 도구 세트 브랜드 등에서 수익을 얻고 있다. 프레디W 채널(서비스 이용자 580만 명)의 주인공 듀오 중 한 명인 프레디 웡 Freddie Wong은 비디오 게임 하이스쿨 Video Game High School의 공동제작자-킥스타터 Kickstarter로부터 초기 자금을 투자 받았다-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쇼를 다지 다트 Dodge Dart의 후원을 받아 유튜브뿐만 아니라 넷플릭스에서도 방영했다. 디 어노잉 오렌지 The Annoying Orange(서비스 이용자 320만 명)도 라이선스 및 판매 협상을 통해 유니버셜 스튜디오 Universal Studio의 슈퍼배드 2(원제:Despicable Me 2) 홍보를 도왔다. 최근 디 어노잉 오렌지는 만화 네트워크 쇼로 변신하며 제2의 시즌을 맞고 있다. 그리고 6세에서 11세 시청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티비 프로가 되었다.

카만가는 유튜브 예술가들이 TV로 진출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를 통해 유튜브 쇼의 시청자 및 마케팅 가치가 더욱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광고주들은 유튜브보다 TV에 더 많은-대부분 훨씬 더 많은-돈을 지불한다. 카만가는 이러한 격차가 많이 줄어 들었고,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말한다(또한 유튜브는 일부 채널과 관련해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광고 수익금 분배 방식에 만족하지 못하는 제작자들에게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창출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로빈스는 광고주들이 TV와 유튜브를 동등하게 취급할 날이 아직 한참 멀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유튜브 시청과 TV시청이 똑같이 여겨질 날이 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 나도 유튜브 영상에 등장하고 싶어질 것 같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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