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제가 성립된다는 가정 하에 말하자면 태양 근처에 가까이 다가가도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을 것이다. 무엇인가가 불타는 소리가 들릴 것이라고 예상했다면 오산이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우리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은 음파가 물이나 공기 같은 매질에 의해 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공상태인 우주에는 그런 역할을 할 매질이 없다. 소리 전달 자체가 안된다는 얘기다.
미국 뉴욕시립대 스태튼 아일랜드 칼리지의 천체물리학자인 찰스 리우 박사에 따르면 거대한 화염이 소용돌이치는 모습을 보며 눈은 즐겁겠지만 청각적 감흥은 느낄 수 없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
그렇다면 우주공간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걸까. 그건 아니다. 리우 박사는 초신성이라면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있는 소리를 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초신성은 항성이 폭발하면서 평소의 수억 배에 이르는 강력한 빛을 방출한 뒤 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렇게 항성이 폭발하면 그 구성 물질들이 우주로 비산되는데 이론상 이 물질들이 매질의 역할을 대신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인체가 초신성의 폭발 충격파를 견뎌낸다고 가정하면 충격파가 고막에 닿을 때 어떤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소리가 나는 시간은 고막이 얼마나 버텨주는지에 달려있겠죠. 단언컨데 결코 길지는 않을 겁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