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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로 여는 건강한 노후

우재룡의 한국형 은퇴준비

외국에서는 은퇴 생활하면 바로 자원봉사를 떠올릴 정도로 나누는 생활에 익숙하다. ‘나눌수록 행복해진다’는 어느 은퇴자단체의 슬로건을 다시 한번 새겨보자.
우재룡 한국형 은퇴설계연구소 소장


은퇴생활의 묘미는 행복을 추 구하는 데 있다. 은퇴 후 행복이란 정의하기 어렵지만 ‘배우고 일하며 즐기고 나누고 함께하는 데 있다’고 한다. 직장에서 일할 때와 달리 많은 여유를 가지고 인생을 멋있게 살아가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나누는 데 있다. 사회 취약계층이나 주위의 모든 사람들과 재능, 시간, 돈을 나누어 가면서 인생을 즐기는 태도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도 풍요로워지면서 자원봉사, 기부, 원조와 같은 단어를 익숙하게 접하지만 여전히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특히 은퇴자들이 자원봉사를 하는 비율은 OECD(경제개발기구)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상태를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국내 베이비 부머의 자원봉사는 평균 이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우리나라 베이비 부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베이비 부머들은 7.3%만이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전체 국민들의 자원봉사 참여율 10.2%에 비하면 매우 낮은 결과이며, 외국의 자원봉사 참여율 20~30%에 비해서도 현저하게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의하면 자원봉사 활동자 중 40대가 20%, 50대%가 14%를 차지하고 있어서 베이비 부머들의 자원봉사 참여비율은 전반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베이비 부머들의 자원봉사 참여이유를 조사해보면 28.6%는 ‘여가를 보람 있게 보내기 위해’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었으며 ‘사회적 책임감과 의무감’ 때문에 참여하는 비율이 19.2%로 나타났다. 나머지 참여이유에 대해서도 골고루 답을 하고 있어서 자원봉사 참여는 다양한 이유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베이비 부머의 56%는 향후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하고 있어 좀더 참여율이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베이비 부머들은 은퇴 후 자원봉사 활동이 자신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준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원봉사를 접하는 경로를 보면 절반 가까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봉사단체를 찾아와 참여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주위 사람들의 권유에 의해 참여하고 있다. 이제서야 베이비 부머들이 은퇴를 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들의 자원봉사는 앞으로 서서히 활성화되어 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자원봉사나 여가활동을 노후에 시간보내기 수단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자아를 실현하는 도구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자원봉사의 활동내용을 보면, 아동·청소년·노인·장애인·재소자 등과 관련된 분야에 참여한다는 비율이 53.2%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환경보전·범죄예방(13.1%), 일반인을 위한 봉사(7.5%)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통계를 통해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자원봉사 활동참여율은 매우 낮으며, 활동의 다양성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은퇴자에 해당되는 50대, 60대, 70대의 자원봉사 비율은 1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 나누는 삶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미흡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의 은퇴자들은 자 원봉사 적극 참여

이미 고령화가 많이 진행된 해외에서는 은퇴 후 자원봉사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자원봉사와 같은 은퇴 후의 활발한 활동은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은퇴자들이 자발적으로도 자원봉사를 많이 하게 되며, 정부 역시 다양한 지원책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 미국의 한 언론에서 은퇴 후 자원봉사하기 좋은 조직 5개를 선정해 발표했다. 이 내용을 보면 아직 자원봉사가 활성화되지 못한 우리나라의 은퇴자들에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다. 1위는 공공도서관으로 도서관에서 개최되는 많은 지역민 교육프로그램의 운영지원, 이민자들에게 영어가르치기, 읽기와 쓰기, 책정리와 대출업무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2위는 고령자 생활을 지원하는 업무, 3위는 평화봉사단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것, 4위는 취약 계층의 아이들에게 조부모 역할을 해주는 활동, 5위는 국립공원 관리업무 등이다.

은퇴 후 자 원봉사를 잘 하려면

은퇴 후 사회활동의 한 가지로 자원봉사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첫째, 자원봉사의 목적을 세워야 한다. 은퇴 후 자신이 자원봉사를 왜 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어떤 의미를 발견하고, 어려움이 발생할 때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은퇴후 인생 목표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막연하게 풍요롭고 편안한 은퇴생활보다는 좀더 적극적으로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는 목표를 설정해야 하며, 이를 위한 실천방법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자원봉사가한 가지 항목으로 정해지게 된다. 막연하게 주위의 권유나 언론을보고 자원봉사에 뛰어들었다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일들을 접하고서는 바로 그만두는 사례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둘째,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분야를 선택해야 한다. 자원봉사 방법은 다양하다. 지역적으로 보면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 가서 자원봉사를 할 수도 있다. 자원봉사의 대상도 아동, 청소년, 청년, 노인등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할 수도 있다. 자원봉사의 활동영역은 장소, 분야, 대상, 내용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자신의 적성과 가능한 시간을 고려하여 적합한 일을 맡아 이를 책임 있게 수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자원봉사 단체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힘을 합쳐 일하므로, 조직 내 다른 구성원들을 이해하고 존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런 점들이 힘들면 자연스럽게 자원봉사활동이 소극적으로 변하며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자신에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아내도록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보다 처음 봉사를 시작한다면 자신이 가장 하고 싶거나 좋아하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선호해야 오래 지속할 수 있으며, 계속 발전시켜 나가 자신의 삶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셋째, 자원봉사를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한다. 우리나라 은퇴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교류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즉 긴 세월 동안 직장과 경제적 활동을 중심으로 사람을 사귀어 왔기 때문에 친구도 부족하고, 다양성과 효익도 낮다. 자원봉사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봉사단체를 만들어 실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자원봉사활동은 새로운 공동체 속에 편입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 은퇴 후 삶이 외롭지 않게 좋은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자원봉사 활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넷째, 자원봉사를 자기계발의 계기로 활용한다. 자원봉사는 지역사회의 문제점을 찾아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활동이다. 은퇴자들은 자원봉사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즉 자신의 잠재력을 개발하고 자립심과 창의력을 키워 새로운 삶의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 자원봉사나 선택해서 열심히 하면 되지’라는 생각보다는 자신이 잘하는 분야나 평소에 하고 싶은 분야를 정한 다음, 어떻게 효과적으로 봉사할 수 있을 것인가를 항상 연구하고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원봉사를 전문적으로 하면서 연구할 학문으로 연결하거나 창업수준의 새로운 일거리를 발견하는 은퇴자들도 상당히 많다.


우재룡 소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펀드평가대표이사, 동양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장,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을 거쳐 현재 한국형 은퇴설계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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