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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 고스트 타봤더니...

고스트를 시승했다. 시속 60km~80km사이를 달릴 때 엔진음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속도를 높이려 오른발에 힘을 줘도 조용하기는 매 한가지였다.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하면 그제서야 저 멀리서 희미하게 엔진음이 들린다. 결코 과장이 아니다.

가속페달을 조금만 더 세게 밟아도 속도계는 빠르게 올라가지만 품위있게 운전하려 애썼다. 차선을 넘나들며 급가속과 급정거를 하는 과격한 운전과 롤스로이스는 어울리지 않는다. 사실 차량 성능은 스펙만 봐도 차고 넘치는 걸 알 수 있다. 고스트는 6.6리터 12기통 트윈 터보 엔진에 ZF제 8단 자동 변속기를 탑재해 최고 출력 563마력, 최대 토크 79.6kg·m의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할 때까지 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2.4톤에 달하는 차체가 무색한 셈이다.

게다가 승차감도 끝내준다. 미끄러져 달린다는 느낌을 준다. 일반 세단보다 차체가 높지만 뒤뚱대지도 않는다. 고스트는 4코너 에어 서스펜션을 장착해 내부의 미세한 무게 변화도 감지할 수 있다. 뒷좌석 승객이 위치를 바꿔 앉을 경우,이를 자동으로 감지해 차량 무게를 골고루 배분해준다. 고스트는 길이가 5미터가 넘고 폭은 2미터에 가깝다. 스티어링 휠 직경도 다른 차보다 크긴 하지만 구불구불한 왕복 2차선 길을 빠져 나가는 게 버겁지 않다.

차주가 직접 운전하며 즐길 수 있는 ‘오너드리븐카’라는 사실이 와 닿는다. ‘오너드리븐카’라고 하지만 일반적인 세단을 생각하면 오산이다. 플래그십 모델인 ‘팬텀’보다는 작지만, 그 어떤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의 대형세단보다 훨씬 위풍당당하다. 파르테논 신전을 형상화한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보닛 위에 솟은 엠블럼 ‘환희의 여신상(Spirit of Ecstasy)’에는 누구나 꿈꾸지만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명차의 자존심이 묻어 있다.

차체 라인은 요트에서 영감을 얻었다. 우뚝하게 솟은 전면부에서 시작하는 긴 보닛은 매끄럽게 차체 후면까지 선을 그린다. 차체가 길지만 숄더라인을 그리는 선이 강하게 들어가 있어 당당한 체구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트렁크 쪽에서 살짝 아래로 떨어지는 차체는 부드럽게 미등과 합쳐지고 크롬으로 두른 배기구로 마무리된다.

실내 공간이나 편의장치도 일반적인 ‘사장님 차’를 훌쩍 뛰어넘는다. 최고급 가죽과 목재를 사용해 수제작한 인테리어에는 클래식한 매력이 농축돼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 문 내부에는 고급 우산까지 내장했다. 일반적인 차량의 문과 반대 방향으로 열리는 뒷좌석 코치도어는 83도 각도로 열려 몸을 크게 굽히지 않고 승하차할 수 있다.

뒷좌석 문은 버튼을 눌러 자동으로 닫을 수 있다. 좌우 앞좌석 뒷면에는 각각 접이식 테이블과 9.2인치 LCD 스크린이 함께 장착돼 있다. 뒷자리에 탄 승객은 중앙 팔걸이에 장착된 회전식 컨트롤러를 통해 각 좌석의 온도, TV, CD, 라디오 등을 직접 설정할 수 있다. 뒷좌석 위치는 전동으로 조절할 수 있고 마사지 기능도 있다.

오디오도 빠질 수 없다. 고스트는 10채널 앰프를 통해 600W를 뿜어내는 최고급 오디오 시스템도 장착했다. 차량 곳곳에 스피커 16개와 서브우퍼 2개가 숨어있다. 특히 서브우퍼의 경우 차 바닥에 설치해 웅장한 서라운드 음향을 차량 내에 골고루 뿜어낸다. 12.5GB짜리 내장형 하드드라이브도 설치해 MP3 등 각종 음악파일을 옮겨 재생할 수도 있다. 이밖에 독립식 포존(4-zone) 전자동 에어컨과 자동 내부 공기 순환장치, 내부 공기 응축 방지장치,태양열 및 자외선 차단 유리 등도 장착했다. 뒷자리에 머리를 기대고 앉아 앞 창을 바라보면 날개를 펼친 환희의 여신상이 고스트를 끌고 있다. 성공의 상징을 바라보며 해야 할 일은 어렵지 않다. 그저 편한 자세를 만들어 마사지를 받고 음악을 들으며 휴식을 취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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