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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그룹은 지금] LG전자

글로벌 돌풍 일으킨 G3<br>내년에도 인기 이어갈까

LG전자는 올해 G3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관련 계열사 역시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문제는 내년이다. 중국 기업들의 스마트폰 공습이 매섭게 이어지고 있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역시 G3가 해냈다” LG전자 3분기 실적이 발표되자 시장에선 이런 말이 나왔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한 이래 G3는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10월 29일, LG전자는 영업이익이 4,613억 원으로 전년대비 2배 이상 상승한 성적표를 시장에 내놓았다. 가전부문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 하락했지만 모바일사업부문은 2009년을 마지막으로 기록했던 분기 매출 4조 원을 회복했다. 전년 동기 대비 39%, 전 분기 대비 17%가 늘어난 수치다.

이런 결과를 만든 흐름은 G3를 시장에 선보일 당시부터 시작됐다.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선정한 ‘올해의 10대 IT기기’에서 G3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며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G3 출시일인 5월 28일 당시 경쟁모델인 삼성전자 갤럭시 S5가 하루 7,000대 정도 팔린 데 비해 G3는 하루 판매량 2만 대를 기록할 만큼 소비자와 전문가들의 지지를 받았다. 당시 외신들은 ‘G3가 게임체인저가 됐다’, ‘G3가 삼성전자에 한 방을 날렸다’고 호평을 쏟아냈다. IT전문 매체인 BGR은 ‘갤럭시 S5를 구형으로 만들었다’고 평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전에 없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잘 만들면 잘 팔릴 것이라는 공급자 중심의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구본무 회장의 말이 그 시작점이다. 그 결과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이래 가장 멋진 성적표를 받게 됐다. 하지만 4분기는 3분기에 비해 녹록지 않다. 아이폰 출시, 중국 기업의 대약진, 삼성의 공세 등에 따라 시장 상황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상반기와 분위기가 다르다”고 말한다.

상반기에는 경쟁이 상대적으로 치열하지 않았다. 아이폰5는 출시된 지 반년이 넘었다. 갤럭시 S5는 G3보다 한 달 먼저 출시됐지만 시장의 혹평 속에 적극적인 마케팅이 뒷받침되지 않았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상황은 달라졌다. 11월엔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가 출시되며 매번 빚어지는 ‘아이폰 대란’이 재현됐다. 이동통신 3사는 준비한 예약물량을 1~2시간 만에 모두 팔아 치웠다.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낮은 아이폰의 국내 시장점유율(7~8%)이 이번 대화면 버전 출시로 10%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점유율이 계속 하락하는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 노트4를 출시하며 60%대 시장 점유율 지키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LG전자는 5월 G3 출시 이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경쟁사 신제품에 비교해 약발이 상당히 떨어진다. 게다가 중국 샤오미의 대약진으로 글로벌 순위도 3위에서 4위로 밀려난 상황이다. 한 증권사 기업분석 연구원은 “좋은 시절이 이렇게 빨리 지나갈지 몰랐을 것이다. LG전자는 이제부터 경쟁력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부현 LG전자 MC사업본부 기획관리담당 상무는 10월 29일 LG트윈타워에서 열린 경영실적 설명회 당시 “3분기에 목표치를 초과했고 이런 추세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G3의 흥행세가 이어질 것임을 자신한 바 있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판매량이나 매출이 아니라 이익률에 있다. 전략폰 출시와 이에 따른 그룹의 전방위 지원에 힘입어 G3가 흥행엔 성공했지만 MC사업부문은 이익률이 2%대이다. 15%를 넘나드는 애플과 7~8%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이를 두고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 11월과 12월, 스마트폰 판매 비수기에 접어드는 1,2월에 LG전자가 다른 경쟁사만큼 마케팅 물량공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한다. LG전자는 G3출시 초기 마케팅 비용만 2,000억 원을 쏟아부었다.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도 LG전자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단 휴대전화 시장 전체가 얼어붙었다. 보조금이 낮아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교체를 망설이고 있는 데다 결정적으로 삼성 제품과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며 가격 경쟁력이 사라졌다. LG전자가 G3 출고가를 낮췄지만 얼어붙은 시장의 찬바람을 한동안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LG전자는 내심 가전부문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LG전자 관계자는 “9월 이후 프리미엄 제품들이 대거 출시됐다.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로모션 비용 역시 3분기에 비해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LG전자 ‘77형 울트라HD 곡면 올레드 TV’는 ‘베스트 오브 CES 2014’, 리뷰드닷컴의 ‘에디터스 초이스 어워드’ 수상을 비롯해 CES 어워드 최다수상 등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LG전자는 스마트홈 구현을 위한 미래형 네트워크 가전 서비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경쟁사인 삼성전자와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포춘코리아가 증권사 4곳의 리서치 센터 의견을 종합한 결과, “LG전자는 4분기에도 대체로 3분기 실적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의견이 우세했다. 다만 한결같이 “거기까지다. 내년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은 아이폰 흥행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와 중국 샤오미가 얼마나 약진하느냐가 관건이다. 국내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하락세는 분명 계속될 것이다”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런 분위기는 LG전자 내부에서도 감지된다. LG전자 관계자는 “회사 안팎으로 ‘새로운 제품 출시를 앞당겨야 한다’거나 ‘연말 인사를 통해 분위기를 다잡는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G3가 흥행할 수 있던 기반으로 LG 계열사들의 기술과 경쟁력을 꼽을 수 있다. 그중 대표적인 기업이 LG 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이다. LG그룹 내에서도 이들은 LG전자와 더불어 가장 듬직한 계열사로 평가받는다. 먼저 LG이노텍. 그간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을 겪은 탓에 LG이노텍은 오히려 제품 포트폴리오와 세계 각지의 거래선을 확보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 의존도가 절대적인 삼성전기가 삼성전자의 부진에 따라 동반 실적 악화를 겪고 뒤늦게 중국 등 시장 개척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LG이노텍은 모바일기기용 카메라모듈 제조분야에서 3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 3분기 매출 1조 6,493억 원, 영업이익 1,029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84.6% 증가했으며 시장 점유율은 16.8%이다. LG이노텍은 G3에 세계 최초로 광학식 손 떨림 보정기술을 적용한 ‘1,300만 화소카메라 모듈’을 탑재했을 뿐 아니라 ‘레이저오토포커스’와 ‘듀얼LED플래시 연동기술’도 적용했다. 기술력으로 다양한 거래선을 확보해 놓은 LG이노텍을 두고 어규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그룹 내 가장 돋보이는 계열사이며 4분기뿐 아니라 2015년에도 계속 호조세를 이어갈 가장 확실한 종목”이란 의견을 제시했다.

전 세계 시장점유율 25%를 차지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G3뿐 아니라 아이폰6에도 패널을 공급하면서 최고의 기술력을 입증받았다. 우선 G3에선 국내 최초로 5.5인치 QH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또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 아이폰 플러스뿐 아니라 애플워치에도 패널을 공급하기로 해, 4분기뿐 아니라 내년에도 실적 전망이 밝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게다가 최근 타결된 한-중 FTA의 수혜주로 LG디스플레이를 꼽는 전문가들도 많다. 전자, IT 산업 성장이 수직상승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기술력, 안정성, 가격 경쟁력을 갖춘 LG디스플레이가 선방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져 LG디스플레이 역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대형패널의 경우 중국 기업들이 자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장점 유율이 작년 3%대에서 올해 12%대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2014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LG전자와 주요계열사들이 내년에도 고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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