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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2015] 케이스 스터디 : 현대자동차

김민수 현대차 브랜드전략실장 인터뷰<br>“새로운 경험과 공유가치 제공<br>브랜드 가치 12.2% 상승 비결”

현대자동차가 국내 자동차 업계의 절대 강자라는 건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당연히 포춘코리아와 인터브랜드가 진행한 자동차 산업 부문 브랜드 평가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2위 기아자동차, 3위 현대모비스, 4위 한국타이어). 그러나 현대자동차에게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건 브랜드 가치가 전년에 비해 12.2%나 상승했다는 점이다. 김민수 현대자동차 브랜드전략실장을 만나 그 비결을 들어봤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전체 2위 | 자동차 산업 부문 1위 | 브랜드 가치 11,670,467(단위 백만 원)

치열한 글로벌 시장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는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도 현대차는 무시못 할 존재다. 현대차는 이 전쟁터에서 확실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자는 구체적인 현대차의 브랜딩 전략을 듣기 위해 3월 12일 양재동 사옥에서 김민수 이사(이사대우)를 만났다. 김 이사는 지난해 9월부터 현대차 브랜드전략실장을 맡고 있다. 전 세계 기업 및 상품 브랜드 관리, 기업 광고, 문화 마케팅 등 브랜드 커뮤니케이션과 디지털 마케팅이 그가 책임지고 있는 브랜드전략실의 담당 업무다.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이유가 궁금해 그에게 물어봤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지난해 국내에선 힘든 상황을 겪었지만, 중동이나 중국에선 크게 성장했습니다.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가 조사하는 브랜드 가치는 글로벌 퍼포먼스를 중요하게 봅니다. 재무적 성과가 브랜드 가치에 반영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닙니다. 현대차는 2005년부터 품질경영을 이어왔습니다. 2011년부터는 브랜드 방향성을 설정했고요. 이런 노력이 성과로 반영돼서 나타난 것이라고 봅니다".

현대차는 2011년 새로운 글로벌 브랜드 방향성인 ‘모던 프리미엄(Modern Premium)’을 선포했다. 그리고 이 브랜드 지향점을 향해 일관된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이를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브랜드 슬로건은 ‘새로운 생각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다. 이는 브랜드 가치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모던 프리미엄’은 고객이 기대하는 것 이상의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현대차만의 방법으로 더 많은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자부심과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브랜드 철학이다. 브랜드 슬로건 또한 언제나 새로운 생각을 바탕으로 고객과 사회에 좀 더 이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김민수 이사는 말한다. “현대차가 지향하는 방향이 어떤 것인지를 소비자에게 이야기해 주어야 합니다.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거죠. 이를 위한 첫 번째 글로벌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으로 ‘리브 브릴리언트’라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어요. 고객들이 현대차와 함께 찬란하고 빛나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일종의 고객 관점의 혜택을 뜻하는 것이죠.”

현대차는 감성 마케팅에 초점을 맞춘 광고도 선보이고 있다. 여기서 자동차는 이동수단이 아니라 삶의 동반자라고 정의한다. 이는 ‘리브 브릴리언트’가 지향하는 바와 일치한다. 김 이사가 설명한다. “현대차는 감성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상품 광고 중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YF쏘나타를 대표 사례로 꼽을 수 있죠. ‘쏘나타는 이렇게 타는 것입니다’라는 광고 카피를 기억하실 겁니다. 차를 타고 가면서 비 오는 소리를 듣는 장면이 그 광고에 나오죠. 상품광고지만 감성적으로 풀어서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차를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됐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이 광고에는 고객에게 생활의 동반자로서 기억되고 싶다는 현대차의 바람이 잘 드러나 있다.
현대차가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해 올해 2월 끝낸 ‘브릴리언트 메모리즈’ 프로그램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현대차와 함께했던 고객들의 추억을 인터넷으로 공모받아 그들이 타던 현대차를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 전시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행사는 생각보다 참여도가 높았다. 1만 8,000건에 달하는 사연이 전달됐고 4만 5,500명이 전시장을 찾았다. 많은 날에는 하루에만 무려 9,000명이 관람했다.
김 이사는 말한다. “단순히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고객들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지를 고민했어요. 상당히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현대차만이 할 수 있는 콘셉트였다는 평가를 받았죠. 수입차나 경쟁사들이 시장점유율을 갉아먹고 있는 상황 속에서 현‘ 대차만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를 고민한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브랜드코리아는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가치를 측정할 때 글로벌 퍼포먼스도 많이 고려한다. 현대차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글로벌시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민수 이사도 해외 마케팅을 담당했던 경력이 있다. 그는 말한다. “브랜드를 구축하고 알리는 데 있어 가장 큰 도전요인은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지위가 시장 별로 다르다는 겁니다. 현대차는 한국에선 누가 뭐라고 해도 시장 1위 브랜드죠. 하지만 해외에선 시장점유율이 5%대밖에 안 되는 곳도 있습니다. 아직도 브랜드를 알리는 활동에 집중해야 하는 곳이 있다는 거죠. 시장점유율이 10%를 넘고 브랜드 인지도가 30%를 넘어가는 곳이라면 브랜드 선호도를 높이는 활동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런 부분을 세밀하게 관리하는 게 우리의 도전 과제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어떤 시장에서도 고객에게 전달하는 브랜드 이미지는 하나로 통일돼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브랜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때, 서로 다른 지역에서 동일한 메시지로 전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구체적인 활동 방법을 예로 들었다. “YF쏘나타가 미국시장에 선보였을 때 일본 토요타 공급망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반사이익이 보태져서 현대차가 약진했죠. 그런데 최근 유가가 하락하면서 미국 브랜드들도 픽업트럭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차도 엔저에 힘입어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죠. 과거에는 현대차가 가격경쟁력으로 제품을 팔아왔다면, YF 이후엔 브랜드 가치를 지키면서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토요타 같은 일본 브랜드보다 판촉 인센티브를 최소화해 가격을 지키고 있다. 신차가 나왔을 때 가치부터 강조하는 상품전략과 가격전략을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슈퍼볼에 광고를 내며 ‘현대차는 이런 브랜드야’라는 점도 꾸준히 알리고 있다.

김 이사는 과거 해외 마케팅 실장으로 일할 때 직접 SNS 마케팅을 관리한 적이 있다. 현대차 페이스북 팬 수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 중 1~2위를 다투고 있다. 본사에서 관리하고 있는 페이스북 팬 수는 1,200만 명 정도이고 해외 법인이 관리하는 팬 수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는 SNS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디지털 고객 경험이라는 측면에서도 새로운 그림을 준비 중이다.
김 이사는 말한다. “현대차는‘SNS에서 무언가를 했다’, 혹은 ‘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하는 단계를 지났습니다. 현대차는 이제 전 세계적으로 어떻게 강력하게 SNS를 활용할 수 있는지 배후구조를 짜는 데 집중하고 있죠. 지금까지도 SNS가 지닌 가치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회사의 역량을 키워왔지만, 앞으로도 현대차가 최고라는 점을 고객이 인정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현대차는 모던 프리미엄을 내세우고 있다. 얼핏 들어선 대중차와 프리미엄 차량의 중간 포지션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민수 이사는 이런 시각에 대해 “오해”라고 말했다. “모던 프리미엄은 차량 등급을 뜻하는 게 아닙니다. 모던 프리미엄은 고객이 원하는 가치나 서비스가 될 수도 있고, 편안함이나 편리함이 될 수도 있어요. 이런 가치들을 소비자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전달하겠다는 것입니다.”

현대차 중에서도 독특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PYL 모델(벨로스터, i30, i40)이 있다. 현대차의 차별화를 보여주는 모델들이지만 판매량은 많지 않다.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한다면 판매량 역시 많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든다. 김 이사는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PYL 모델의 존재 목적은 차별화입니다. 쏘나타는 너무 흔해서 타기 싫다는 고객들이 있는 한편, 많이 팔리는 차가 좋은 차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완전히 다른 부류죠. 과거에는 이들을 한 솥에 넣었어요. 뭔가 다른 가치를 찾는 고객들은 현대차 자체를 살 수가 없었던 겁니다. 차별화된 모델이 없었기때문이죠. 그래서 현대차는 PYL 모델을 만들어 고객에게 선택의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이 지점은 참 중요하다. 현대차는 서로 다른 역할을 맡은 다양한 모델을 출시하는 데 눈을 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양한 차종을 내놓으면서도 현대차만의 일관된 이미지와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는 점이다. 김 이사는 말한다. “비록 판매 면에선 기대에 못 미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PYL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모두 다른 차량인데 한데 놓고 보면 ‘현대차는 이런 이미지야’, 혹은 ‘현대차는 이런 차라고 생각해’라는 생각이 들도록 라인업을 구성해야 합니다. 이미 현대차는 모던 프리미엄을 통해서 그렇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친환경 자동차 시대가 도래했다. 친환경 차량 개발과 출시가 브랜드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했다. 김 이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고객 입장에서는 미래에 없어질 브랜드에 대해 결코 좋게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미래가 있는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죠. 그런 면에서 현대차가 미래에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브랜드가 ‘전체 사회에 책임지는 자세를 지니고 있느냐’는 부분 역시 고객들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현대차가 생각하는 브랜드 경영의 성과는 어디까지일까.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김 이사는 이렇게 말했다. “첫 번째 단계는 현대차가 설정한 브랜드 색깔과 이미지가 전 세계 고객에게 똑같이 각인되는 겁니다. 미국인이 한국사람에게 ‘나는 이래서 현대차를 샀어’라고 말했을 때 모두가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죠. 그래서 현대차는 어떤 속성을 내세울까를 고민 중입니다. 2단계는 ‘그래서 현대차가 제일 좋다’입니다. 어떤 시장 환경에서도, 자동차가 없어지는 그날까지도, 자동차를 산다면 현대차를 구매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무인자동차를 사더라도 현대차를 선택하게 만들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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