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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의 핀테크 차별화 전략

KB금융이 핀테크 기술기업 육성, 허브센터 마련 등 시중은행과는 차별화된 핀테크 사업 전략으로 리딩뱅크 재도약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올해 2월 3일 예금보험공사 대강당.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지주사, 은행, 증권사 대표, 업계 전문가 등 100여 명이 둥글게 모여 앉았다. 그때 한 남자가 정적을 깨고 입을 열었다. “핀테크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카드사가 신속하게 연합해 표준화를생각해야 합니다.” 이 말을 한 이는 당시 취임한 지 100일도 채 안 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었다.

이 자리는 ‘대한민국 금융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마련됐지만, 정작 모인 사람들의 관심은 핀테크에 대한 정부 입장과 다른 금융 기관장들의 말에 쏠려있었다. 모바일 금융시대를 더욱 가속 시키고 있는 핀테크에 대한 금융사들의 대응이 신속하게 구체화 되고 있다는 걸 방증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핀테크가 기업들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핀테크 배우기’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그중 KB금융그룹은 색다른 전략으로 새로운 핀테크 판짜기에 나서고 있다.

핀테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별에서 온 그대’를 시청한 중국인들이 극 중 주인공 천송이가 입었던 옷을 사고 싶어도 현실적으론 사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규제 완화를 지시한 바 있다. 그리고 이는 핀테크에 관심이 모이는 계기가 되었다. 하반기엔 금융과 IT뿐만 아니라 유통과 제조업 등 산업 전반에서도 핀테크 기술과 그 효과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을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모를 리 없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취임한 후 핀테크 기업 지원이란 카드를 재빨리 꺼내 들었다. 윤 회장은 현재 KB금융의 핀테크 사업을 직접 챙길 정도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윤 회장의 의중을 반영해 최근 스마트 금융부 산하에 핀테크 팀을 새로 만들기도 했다.

KB금융은 자체적인 상품 및 기술 등으로 핀테크 사업을 구상하는 여느 시중은행들과는 달리 새로운 접근법을 선보이고 있다. 투자 및 성장 지원 프로그램 마련으로 핀테크 기업을 육성하는 이른바 ‘핀테크 생태계 조성’이 그것이다. 일단 KB금융은 핀테크 기업 육성을 위해 중소벤처기업에 15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KB금융 계열사인 KB인베스트먼트가 5명으로 핀테크 기업 투자전담팀을 구성하고 핀테크 관련 핵심기술 및 특허를 보유한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기로 했다.

투자 재원은 미래창조 KB창업 지원 투자조합 및 KB지식재산 투자 조합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주로 핀테크 관련 4대 주력 분야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핀테크 4대 주력 분야는 모바일 결제송금 서비스, 모바일 금융보안, 모바일 거래 및 인증 시스템, 데이터 분석 및 예측을 위한 알고리즘 기반 금융기술로, KB금융그룹은 이들 분야에 각각 20억 원, 50억 원, 40억 원, 40억 원을 투자할 생각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현재 모바일 금융보안과 모바일 거래 및 인증 시스템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검토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안 이슈는 전 세계 금융시장의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 국내에서도 계좌정보, 공인인증서 해킹 등으로 계좌 불법 유출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핀테크 역시 보안 이슈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KB금융은 ‘핀테크 기업 성장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연구개발공간, IT 개발 테스트를 위한 전산시스템, 행정지원서비스 제공 등이 포함돼있다. 아울러 KB국민은행은 신설한 기술금융 전담팀을 통해 핀테크 업체에 대한 대출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핀테크 기업육성 및 성장지원 프로그램 운영이 관련 정보통신기술(ICT)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고객에겐 해당 기술을 접목한 편리하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이 외에도 핀테크 기업과의 제휴 및 스타트업 지원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KB 핀테크 허브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KB와 제휴를 원하는 기업이 은행, 카드사 등을 개별적으로 찾아다닐 필요없이 센터에 접수해 곧바로 관련 계열사와 협의할 수 있도록 했다. KB금융그룹은 이와는 별도로 핀테크 관련 계열사 간 협업과 공동대응을 하기 위해 실행조직을 체계화할 예정이다. 송금, 지급결제, 대출, 자산관리 같은 핀테크 전담 추진분과 운영을 통해 본인 인증수단, 제휴 등 공동 이슈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KB금융 관계자는 “10년 전 모바일뱅킹을 주도한 바 있는 KB는 현재 인터넷 뱅킹에서도 가장 많은 고객 수를 보유하고 있다”며 “KB는 핀테크 활성화를 금융그룹 선두 자리를 탈환할, 시장의 판을 바꿀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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