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이런 음료에 함유된 각성 성분이 카페인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차는 물론 심지어 뜨거운 코코아에도 향정신성 화합물들이 들어 있으며, 각 화합물마다 각성 효과가 다르다.
물론 그것과는 별도로 가장 강력한 각성제는 분명 카페인이다. 카페인 앞에서는 나머지들은 명함조차 내밀지 못한다. 다만 카페인은 홀로 작용하는 게 아니다. 2008년 영국 노섬브리아대학 크리스털 하스켈-램지 박사팀이 녹차에 함유된 카페인과 아미노산(테아닌)의 상호작용을 분석한 연구가 그 실례다.
당시 연구팀은 피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A그룹에는 1컵 분량의 카페인과 테아닌을 함께 섭취시켰고, B그룹에는 따로따로 섭취시켰다. 그 결과, A그룹의 각성 효과가 크게 나타났으며 반응시간이나 작업 기억력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그런데 카페인과 테아닌의 양을 줄여서 동일한 실험을 수행했더니 놀랍게도 완전히 반대되는 결과가 나왔다. 앞선 실험과 달리 테아닌 이 카페인의 각성 효과 를 감퇴시킨 것이다.
“카페인과 테아닌은 분명 상호작용을 합니다. 아마도 최대의 각성 효과를 내는 최적의 투여량이 존재할 겁니다.”
덧붙여 하스켈-램지 박사는 카페인의 복용량이 동일하다고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각성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유전적 특성에 따라 반응도 상이하다는 설명이다. 그녀만 해도 카페인에 너무 민감해 왠만해선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어느 학회에 참석했을 때였어요. 아무리 차를 마셔도 졸음과 피곤이 사라지지 않더군요. 4~5일을 참다가 결국 카푸치노 한잔을 주문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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