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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100세 시대] 기회의 신 '카이로스'

장수라는 기회, 우물쭈물하다간 놓쳐

당장 오늘부터 노후대책 고민해봐야

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 수석연구원

'카이로스'는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신들 중 하나다. 그리스 신들의 왕인 제우스의 아들이며, 기회의 신이다. 그런데 그 모습이 특이하다. 앞머리는 덥수룩해서 얼굴을 가릴 정도지만, 뒷머리는 전혀 없다. 또 천사처럼 등에 날개가 달려 있는데, 양쪽 발목의 뒤에도 조그만 날개가 돋아있다. 그리고 한 손에는 저울을, 다른 한 손에는 날카로운 칼을 들고 있다.

기회는 그런 모습이다. 사실 기회가 눈앞에 다가올 때 우리는 그것이 진정한 기회인지 아닌지 좀처럼 판단하기 힘들다. 카이로스의 얼굴이 덥수룩한 앞머리로 덥혀 있는 이유다. 기회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힘들므로 저울을 꺼내서 정확히 판단해야 하고 '기회다'는 판단이 서면 칼같이 결단해야 한다. 앞머리는 덥수룩해서 그것이 '기회다'는 판단만 빠르게 할 수 있다면 의외로 쉽게 다가온 운을 움켜 쥘 수 있다. 하지만 우물쭈물하다 지나쳐버린 기회는 다시 잡기 힘들다. 뒷머리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등에는 물론이고 발목에도 날개가 달렸기 때문에 기회는 쏜살처럼 지나가 버리고 만다.

우리 눈 앞에 다가오고 있는 100세 시대는 분명 기회다. 오래 살기 위해 불로초를 찾아온 세상을 헤맸던 진시황이 50의 나이에 죽고, 조선시대 왕들의 평균 수명이 채 50이 되지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우리는 과거 황제도 누리지 못했던 장수의 꿈을 누구나 쉽게 꾸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카이로스의 모습이 그렇듯 이를 기회로 여기고 움켜쥘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정확한 저울과 날카로운 칼과 같은 것들을 준비하고 기회를 맞이할 채비를 해야 한다. 그렇다고 노후 준비를 위해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일을 해야할 필요는 없다. 일단 노후준비에 대한 필요성과 심각성을 인식하는 것부터 출발하면 된다. 행동은 마음에서부터 비롯되기 때문이다. 굳이 세계 그 어느 나라도 경험해 보지 못한 LTE급의 초고속 고령화 속도와 세계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율, 그럼에도 세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복지 지원 등을 일일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당장 또는 언젠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 노후준비다.



노후 준비는 그래서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카이로스가 그렇듯 기회도 두 쌍의 날개를 이용해 화살처럼 지나가버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카이로스는 언제든 도망갈 수 있게 항상 뒤발꿈치를 들고 있다. 20대, 30대는 물론이고 40대의 많은 사람들까지도 아직은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구체적 계획없이 노후준비를 마냥 미뤄서는 안된다. 한 시간이 때로는 더 없이 길고, 가끔은 하루가 참을 수 없을 만큼 지루할 때도 있지만 지나고 나서 뒤돌아 보면 세월은 매우 짧다. 시간은 그렇게 뭉텅뭉텅 흘러간다. 흘러가는 시간을 구분짓고 계획해야 한다. 시간을 가르고 칸을 나누고, 그 가른 칸에 무언가를 채워 넣지 않으면 별로 남는 것이 없다. 그렇게 흘러간 시간 뒤에 따르는 것은 세월의 쏜살같음에 새삼 느끼는 놀라움과 어느새 머리를 덮은 흰머리 밖에 없다. 당장 오늘 노후에 뭐가 필요하고 노후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마련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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