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델라 CEO는 취임 첫날인 4일(현지시간) MS 임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전세계에서 MS만이 유일하게 기여할 수 있는 분야를 겨냥해야 한다"며 "모바일과 클라우드가 우선인 세상에서 그동안 우리가 해온 업무를 재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바이스와 서비스 회사로 변신하겠다"는 전임 스티브 발머의 정책을 당분간 유지하면서 최근 부진의 늪에 빠진 회사의 활로를 찾아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MS는 정보기술(IT) 산업의 핵심 분야로 떠오른 모바일컴퓨팅·인터넷 분야에서 변방에 머무르며 세계 최고 IT업체의 지위를 애플·구글 등에 내줬다. 이에 따라 투자자 등 이해 관계자들은 엑스박스 콘솔 분야 및 검색엔진 사업 등 일반소비자를 상대하는 사업 대신 소프트웨어 및 기업·정부 고객 중심의 서비스 사업으로 사업을 재편하라며 압박해왔다.
나델라 CEO는 이날 고객사·협력사 간담회도 열어 "현재는 '모바일'의 정의가 휴대폰에 치우쳐 있지만 산업 인터넷 등을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클라우드와 데이터에 연결될 수밖에 없다"며 모바일·클라우드 중심의 사업재편 의지를 다시 한번 밝혔다.
지난해 8월 발머 당시 CEO가 사임 의사를 표명한 후 MS는 100명 이상의 후보군을 대상으로 신임 CEO를 물색해왔고 이날 CEO 선정위원들 간의 만장일치 합의로 나델라 수석 부사장을 제3대 CEO로 임명했다. 지난 1967년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서 태어난 나델라 CEO는 시카고 경영전문대학석사(MBA) 과정에 재학 중이던 1992년 MS에 입사해 엔지니어로 주로 활동해왔다.
회사생활 22년 만에 CEO에 오른 나델라는 기본급과 보너스, 개인주식 성과급 등을 포함해 향 후 7년간 1,800만달러가량을 받을 예정이다. 여기에 회사의 실적개선 등으로 MS 주가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보다 60% 이상 뛸 경우 회사 주식 1,800만주(현재 가치 6,550만달러)를 추가로 받게 된다.
한편 MS는 회사 창립자인 빌 게이츠도 이날 33년간 재직해온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 '창립자 겸 기술고문'이라는 새 직책으로 현업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2008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 사실상 게이츠재단 일에만 전념해온 지 5년반 만이다.
나델라 CEO의 요청으로 MS에서 일하는 시간을 여유시간의 3분의1 이상으로 늘리기로 한 게이츠의 현업복귀는 주주 입김 등의 외풍으로부터 바람막이 역할을 함으로써 나델라의 행동반경을 넓히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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