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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디폴트 피할 실마리 찾나

상원 6명 3조7000억弗 규모 적자감축안 마련… 오바마도 지지

그동안 교착상태에 빠졌던 미국 정부의 채무한도 증액 협상이 의회의 '그랜드바겐안' 제시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데드라인인 오는 8월2일을 앞두고 '갱 오브 식스'로 불리는 민주ㆍ공화 양당의 초당적 적자감축 추진 상원의원 6명은 3조7,000억달러 규모의 적자감축 계획에 합의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즉각 지지입장을 나타내고 양당 의회지도자들에게 이번주 내로 백악관 협상테이블에 다시 앉자고 요청했다. 갱 오브 식스가 마련한 그랜드바겐안은 향후 10년 동안 지출삭감과 세수증대를 통해 3조7,000억달러를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출삭감이 76%, 세수증대가 26%를 차지한다. 이 안은 의회의 각 상임위원회가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등 사회복지지출을 포함해 각 소관분야별로 구체적인 적자감축 수준을 정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개인소득세와 법인세 세율은 낮추는 대신 세금공제를 대폭 줄이고 대체 최저한세(Alternative Minimum TaxㆍAMT)를 없애는 등의 대대적인 세제개편 내용도 담겨 있다. 이 방안은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 등 양당 지도부도 추인하고 있고 반대 의원들의 '필리버스터'를 막을 수 있는 상원의원 60명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즉각 이를 지지하는 입장을 취함에 따라 공화당 하원이 티파티 등을 의식해 어떤 세금인상에도 반대한다는 강경입장을 고수할 경우 정치적으로 고립될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방안 발표 이후 백악관 브리핑룸에 직접 나와 "내가 추구해온 접근법과 광범위하게 유사한 방안"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어 디폴트 시한인 8월2일을 염두에 두고 "더 이상의 시간이 남지 않았다"며 "이 방안을 바탕으로 디폴트를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의 입장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가장 보수적 입장을 견지해온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인 에릭 캔터 의원도 "(그랜드바겐안이) 불명확한 면이 있고 보다 세밀하게 다듬어져야 하지만 국가채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건설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대립을 거듭하던 미 양당이 협상 쪽으로 다시 방향을 트는 데는 여론의 압박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전체의 38%가 채무한도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반면 31%만이 '올려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한달 전만 해도 '올려야 한다'는 응답은 28%에 그쳤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과 양당 간 극적인 협상타결에는 여전히 공화당 하원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공화당 하원은 백악관이 주장하는 세금인상이 포함되지 않은 채 지출을 대폭 삭감하고 정부 세입 이상 지출할 수 없도록 하는 '균형예산'을 헌법개정을 통해 명시하는 법안처리를 강행,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상원 가결이 쉽지 않은데다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힌 바 있어 현실화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럼에도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보수층 지지자를 의식해 정치적 목적으로 법안을 추진했다. 한편 이날 그랜드바겐안이 발표되고 오바마 대통령의 환영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 증시에서는 디폴트 우려가 가시면서 다우지수가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큰 폭인 202.26포인트(1.63%) 오른 것을 비롯해 3대 지수 모두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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