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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하이닉스 주가가 닷새 만에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하이닉스 주가의 발목을 잡아온 ‘오너십 부재 리스크‘가 해소되고 신규 자금 수혈을 통한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해져 중장기적으로 하이닉스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0.23% 오른 2만1,550원에 장을 마쳤다. 하이닉스는 최근 SK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로 SK텔레콤의 인수 포기 우려가 제기되며 나흘간 하락했었다. 그러나 지난 10일 SK텔레콤이 입찰 마감 시한을 10분 남겨두고 입찰 서류를 제출해 하이닉스 인수가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는 '10년 만에 주인을 찾는다'는 기대감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다. 증권가에서는 새 주인을 맞는 하이닉스가 운영ㆍ재무 등에 있어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가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 특성상 전략적으로 타이밍에 맞춰 투자하는 것이 중요한데, 하이닉스는 10년 가까이 채권단 관리 하에 있으면서 이 부분에 있어 미진한 면이 있었다"며 "새로운 주인이 생기면 책임있는 운영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태국 홍수 사태로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고 이 여파로 PC와 D램 반도체 시장까지 영향을 받고 있지만, 이 시기가 지나면 하이닉스 주가도 탄력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든든한 모회사의 등장으로 신규자금 투입이 가능해지면서 하이닉스는 재무면에서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하이닉스는 우선협상대상자에게 제3자 배정 방식을 통해 신주 1억185만주를 발행하기로 결의한 바 있으며, 업계에서는 그 금액이 대략 2조3,500억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연구원은 "신주발행을 통한 2조원의 신규 자금이 조달될 경우 현재 61% 수준인 순부채비율이 48%까지 떨어지고 주당 순자산가치도 현재 1만4,000원에서 1만5,300원까지 올라갈 것"이라며 "재무안정성과 주식가치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안성호 한화증권 연구원 역시 "불황기에 2조원의 현금유입은 하이닉스 중장기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실탄이 될 것"이라며 "여기에다 SK그룹 인수로 대외신인도가 상승할 경우 자금조달 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 하이닉스의 재무 현금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신현준 동부증권 연구원은 "오너십 리스크 해소가 호재이긴 하지만 반도체 D램 값의 반전 없이는 단기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오너십 호재에 D램값 전환이 더해질 경우엔 하이닉스의 주가도 박스권을 뚫고 상승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이닉스를 인수하게 될 SK텔레콤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 전략이 필요한 시점에서 기존 통신업의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M&A를 통해 추가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려는 전략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강지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양사의 중장기 시너지 효과가 구체적이지 못하고 SK텔레콤의 장점인 안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어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SK텔레콤은 인수 부담 우려로 이날 장 초반 2.41%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낙폭을 만회하며 3.10% 오른 14만9,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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