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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해를 떠나 보낸 자리 '흑룡의 기운'이 솟아 오른다

새해 해돋이·해넘이 명소

전남 장흥에 자리한 정남진은 남해 바다이면서도 동쪽을 바라보는 지형으로 인해 장엄한 일출을 볼 수 있다. 득량도·소록도 등 남해의 아기자기한 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추암 일출

땅끝마을 맴섬 일출

당진 왜목 일몰

유럽발 금융 위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등으로 세밑 분위기가 어수선하지만 저무는 해를 보내고 다가오는 신년을 맞는 설레는 마음은 예년과 다르지 않다. 수평선을 붉게 물들이며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새해 첫해는 그 자체로 뜨거운 희망을 품게 만든다. 올해는 어느 곳의 일출과 일몰을 보면서 새해 소원을 빌어볼까. 인터파크투어가 전국 해넘이ㆍ해돋이 여행상품 예약 현황을 분석한 결과 태백산(23.4%)이 전국 해돋이 여행지 1위로 집계됐다. 이어 포항 호미곶과 전남 해남이 각각 16.9%와 13%로 2위와 3위를 차지했으며 영덕(4위)과 정동진(5위)이 뒤를 이으면서 동해안에 대한 선호도를 반영했다. 다사다난했던 묵은 해를 떠나 보내고 임진년 새해의 희망을 다짐할 수 있는 해돋이&해넘이 명소를 소개한다. ◇ 동해 정동진·호미곶 '모래시계'로 인기… 해돋이 열차 운행 ▦강릉 정동진=강원도 강릉에 위치한 정동진은 일년 내내 일출 명소로 인기 높은 곳이다. 정동진은 예로부터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한 천혜의 명승지로 꼽혀왔다. 임금이 사는 서울 경복궁 광화문에서 정동 쪽에 위치해 '정동진'이라 불리게 됐다. 지난 1962년 개통된 정동진역은 드라마 '모래시계'의 인기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됐으며 1997년부터 정동진에 해돋이 열차가 운행되면서 관광 명소로 떠오르게 됐다. 정동진 역 앞 해변을 따라 잠시 걸은 뒤 해변 옆 계단에 앉아 새해 첫해를 맞이하면 오래도록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삼척 해신당=강원도 삼척의 바다는 아늑한 포구, 파도 부서지는 기암괴석의 갯바위들로 이뤄져 역동적이면서도 아늑하다. 삼척시 원덕읍 신남마을 해신당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갯바위와 그 바위 위에 솟아오른 소나무 위로 붉은 기운이 번져오면서 바다 한가운데에서 뜨거운 태양이 떠오른다. 해신당은 원래 손각시 애랑이의 원혼을 달래기 위한 곳이다. 마을 주민들은 매년 음력 정월대보름과 시월 첫 오(午)일에 제사를 지냈는데 나무로 남근 모양을 깎은 뒤 굴비두름 엮듯 새끼줄에 매달아 당집에 바쳤다고 전해진다. '상생의 손' 위로 떠오르는 일출 장관 ▦포항 호미곶=한반도 육지에서 가장 동쪽에 있는 경상북도 포항의 호미곶은 일출과 일몰을 모두 만날 수 있다. 호미곶 해맞이공원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장관이다. 특히 공원 앞바다에 세워진 조형물 '상생의 손' 위로 떠오르는 일출은 웅장함을 자랑한다. 호미곶 인근의 일몰 명소는 공원에서 약 500m가량 떨어진 '까꾸리계'라는 작은 어촌 마을이다. 경북 포항시 남구 대보면 구만리에 위치한 이곳은 풍파가 심해 청어가 밀려나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당시 '까꾸리(갈고리의 방언)'로 청어를 쓸어 담을 정도로 어획량이 많아 붙여진 지명이다. ▦영덕 해맞이공원=경북 영덕읍 대탄리에 위치한 해맞이공원도 대표적인 일출 명소다. 이곳은 1997년 화재로 황폐해진 곳을 공원으로 조성했다.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이곳에는 독특한 모양의 창포말등대와 이색적인 풍광의 풍력발전단지가 자리해 있다. 공원 가운데 자리잡은 빨간색 등대는 영덕대게의 집게발이 등대를 쥐고 있는 듯한 독특한 모양이다. 등대 뒤편에서 커다란 날개를 돌리며 서있는 높이 약 80m의 풍력발전기들은 수평선 위로 해가 떠오를 때 마치 영화 같은 한 장면을 연출한다. ▦경주 대왕암=대왕암은 삼국통일을 이룩한 신라 문무대왕의 수중릉이다. 물안개가 자욱한 일출 풍경이 일품이라 사진작가들에게 베스트 촬영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대왕암 위로 솟아오르는 웅장하고 장엄한 일출은 물론 경주 지역의 관광지를 함께 둘러볼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더욱 각광받는다. ◇ 남해 정남진·땅끝마을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섬들 전경 일품 ▦장흥 정남진=정남진은 서울 광화문 정남쪽에 위치한 바닷가라는 의미다. 남해 바다이면서도 동쪽을 바라보는 지형으로 인해 장엄한 일출을 구경할 수 있다. 정남진 바닷가에 세워진 46m 높이의 전망대에서는 득량도ㆍ소록도ㆍ연홍도ㆍ거금도 등 남해의 아기자기한 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전경을 만날 수 있다. ▦여수 향일암=가파른 산비탈에 들어선 향일암은 해를 향한 암자라는 이름에 걸맞게 남해안의 손꼽히는 일출ㆍ일몰 명소다. 작은 절이지만 좁은 대웅전 앞마당에서 내려다보는 남해안의 풍경은 절로 탄성이 쏟아져나올 정도로 일품이다. 향일암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마치 좁은 망원경을 통해 망망대해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붉은 해와 어우러진 그림같은 땅끝마을 ▦해남 땅끝마을=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땅끝마을 사자봉은 일출명소로 제격이다. 사자봉 정상의 땅끝전망대에 올라서면 진도를 비롯해 어룡도ㆍ백일도ㆍ흑일도ㆍ조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붉은 태양과 어우러진 그림 같은 일출 풍광이 강렬하고도 아름답다. 전망대 바로 아래 바다 쪽으로 난 좁은 길을 따라 600m가량 내려가면 삼각뿔 모양의 토말탑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바다와 마주한 진정한 땅끝이다. ◇ 서해 장화리·왜목마을 홍시 같은 붉은 태양… '오여사' 만날수도 ▦강화도 장화리와 적석사=우리나라 낙조의 시작지점인 장화리는 잘 익은 홍시 같은 붉은 해가 자그마한 섬을 뒤덮을 만큼 크게 떨어지는 모습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운만 좋으면 일명 '오여사(태양이 오메가 모양으로 변하는 일몰)'도 만날 수 있다. 12월만 되면 사진작가들이 이곳으로 몰려드는 이유다. 감상 포인트는 마을 내 제방둑. 더불어 동막해수욕장과 적석사(고려산 서쪽) 낙조도 볼 만한데 특히 적석사 낙조는 강화 팔경의 하나로 꼽힐 정도다. 대·소난지도 사이로 지는 서정적 일몰 ▦당진 왜목마을=동해 일출처럼 장엄하지는 않지만 섬 너머로 솟아나는 해돋이와 붉게 물든 태양이 대난지도와 소난지도 사이로 서서히 사라지는 해넘이는 서정적이다.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는 마을 뒷산 석문산(79.4m) 정상이다. 서해에서 반도처럼 북쪽으로 불쑥 솟아나와 있는 지리적 특성 덕에 연중 무려 180일은 해맞이와 해넘이를 모두 볼 수 있다. ▦서천 마량포=해돋이는 동남쪽 바다에서 해가 솟기 시작해 남쪽 방향으로 기우는 듯하면서 일어난다. 포구 방파제와 서천해양박물관이 쪽이 감상 포인트. 일몰은 동백나무숲 정상 동백정에서 보는 해넘이가 가장 아름답다. ▦부안 변산반도=변산반도의 채석강은 일반적으로 강줄기의 하나로 오해하기 쉽지만 사실은 바닷가 절벽의 이름으로 시루떡 수천 겹을 포개놓은 듯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이곳의 낙조와 노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워 변산 8경의 하나로 꼽힌다. 마지막 정열을 불태우듯 온 하늘을 진홍빛으로 물들이며 사라지는 태양이 장관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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