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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흥행을 바라보는 2가지 이색 해석 눈길

“국내 경기가 최악이라는 반증이다”“영화분야 상생협약을 모면하려는 숫자놀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국내 영화시장 호황을 놓고 다양한 해석들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가 되고 있는 이색적인 해석은 ‘심각한 경기침체론(論)’ ‘대기업의 여론조성론(論)’이다.

28일 영화계에 따르면 국내의 영화열기는 지난해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전체 영화 관객 수는 국내영화 역사상 최대치인 1억 9,489만명. 이 가운데 한국영화를 본 관객도 1억 1,461만명으로 사상 첫 1억 명을 돌파했다.

이런 흐름은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월 한달 동안 영화관을 찾은 관객수는 2,182만명. 지난해 2월 1,306만명보다 67%나 증가한 것으로 수치다. 또 한국영화 ‘7번방의 선물’ 이 한국영화 사상 8번째 1,000만 영화에 등극했다. 지난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도둑들’(1,298만 명)과 ‘광해: 왕이 된 남자’(1,232만 명)에 이어 연초부터 터진 1,000만 관객 영화다. 한국영화 ‘베를린’도 700만 관객을 모았다.

영화계는 이 같은 영화흥행을 놓고 2개의 논쟁적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심각한 경기침체론’이다. 영화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여가수단이어서 경기불황기에 소비자들이 더 자주 찾는다는 점이 거론된다. 2012년의 국내 1인당 영화 관람 횟수는 3.83회. 회복세였던 2011년 3.15회에 비해서도 큰 폭으로 높아졌다.



한 영화기획사 대표는 “1만원 안팎으로 3시간가량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수단이 영화만한게 없지 않느냐”며 “영화관객들은 경기가 침체하면 다른 여가수단 대비 저렴한 영화관을 더 자주 찾는 경향을 보여왔다”고 해석했다. 2006년 정점을 기록한 뒤 한동안 침체기를 걷던 한국영화가 2011년부터 급성장하고 있는 것도 바로 심각한 국내 경기 침체가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영화계가 또 한국영화 흥행의 또다른 배경으로 지목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영화분야 상생협약을 앞둔 대기업의 여론조성론(論)’이다. 국내 영화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CJ와 롯데그룹 등 대기업들이 진행중인 영화분야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협약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절묘한 마케팅기법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20년 이상 영화계를 지켜봤다는 한 영화계 원로는 “티켓 구매가 실제로 이뤄지는 영화관에서 어떤 영화를 스크린에 올리고 내리느냐에 따라 관객 모객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며 배급은 물론 영화관까지 과점한 대기업 독과점의 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말 기준 국내 영화관 스크린 수는 총 2,081개. 이 가운데 83.7%가 CJ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멀티플렉스 극장이다.

한 중견 영화사 대표는 “영화시장을 대기업들이 과점하면서 영화의 다양성이 실종됐다는 지적이 많다”며 “현재 숫자키우기는 대기업 기여론을 확산시키기 위한 시도라는 시각이 영화계에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기준 CJ와 롯데, 쇼박스 등 3개사의 배급사 점유율이 60%에 육박해 있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정부와 영화계는 현재 미국처럼 대기업의 극장소유와 배급부문 분리 등 영화의 다양성과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상생협약 체결을 논의중이다. /정승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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