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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투자·고용 승계 등 '패키지 약속'… 테스코는 수조 차익 안고 한국 떠나

■ MBK 7조1600억에 홈플러스 인수계약

'먹튀 논란'에 1조3,000억 테스코 배당계획도 철회

향후 분할매각 가능성 높아… 노조 "부분 파업" 반발


MBK파트너스가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를 품는 데 성공했다. MBK는 1조원 규모의 투자계획과 고용승계 방침을 밝히고 협의를 통해 영국 테스코의 1조3,000억원대 선배당 계획도 보류시켰다. 이는 사회적 논란을 잠재우고 노조를 안심시킴으로써 신속히 인수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사모펀드의 특성상 MBK가 향후 홈플러스를 분야별·점포별로 분할 매각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유통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또 이 과정에서 노조와의 갈등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MBK는 7일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의 지분 100%를 7조1,600억원(차입금 1조3,600억원 포함)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직후 2년간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MBK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시장 선도적 지위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MBK와 같은 사모펀드(PEF)가 기업의 경영권을 사들인 뒤 성장을 위한 투자보다는 비용 절감 및 재무구조 개선 등에만 주력한다는 지적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아울러 MBK는 고용승계 방침도 확인했다. 김광일 MBK 대표는 "홈플러스 인수 후 인위적인 인력 감축, 구조조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홈플러스 노조와 임직원·경영진과 본격적으로 경영 계획에 대해 협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테스코가 계획했던 1조3,000억원 규모의 배당안도 일단 철회됐다. 실제 전날(영국 현지시간) 열린 테스코 이사회에서도 배당안을 상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전 배당금 수령이 양도세를 낮추는 동시에 홈플러스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테스코가 물러선 셈이다. 홈플러스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는 "테스코가 배당금을 빼내고 싶어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노조 등의 반발 때문에 망설이는 상황"이라면서도 "딜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되기 전에 배당을 재차 추진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임직원에 대한 위로금 지급 여부도 보류됐다. MBK와 홈플러스 노조의 협의 과정에서 보상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에는 MBK 외에도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캐나다공무원연금(PSPI), 싱가포르 테마섹 등 글로벌 투자은행(IB)계의 '큰손'이 대거 참여했다. 이들 연기금은 MBK와 함께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해 홈플러스의 지분 투자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식과 채권의 중간 형태인 메자닌(중순위) 투자에 나설 예정이었던 국민연금의 참여 여부는 공식화되지 않았다. 대형 연기금의 한 고위관계자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내 대체투자위원회에서 홈플러스에 대한 투자 안건이 통과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PEF의 인수에 대한 국내 여론을 의식해 참여 여부를 밝히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MBK의 향후 엑시트(Exit·재매각) 전략은 분할 매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홈플러스의 경우 전국에 대형마트 107곳, 기업형슈퍼마켓 828곳, 편의점 220곳을 각각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유통 사업자가 한 번에 사들이기 어려운 구조다. 인수대금이 막대한 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기가 어려운 탓이다. MBK 입장에서도 각 사업별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다음 차례대로 파는 것이 더 높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홈플러스 노조는 매각 사실이 발표된 직후 즉각 반발에 나서며 부분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테스코는 매각 가격을 높이고자 투기자본에 매각을 추진하면서 5조원에 가까운 차익을 거두게 됐다"며 "8일 오후1시까지 MBK가 고용승계, 단체협상권 등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지 않으면 매각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부분 파업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테스코는 지난 1999년 4월 삼성물산과 합작사를 설립한 뒤 삼성물산 지분 추가 인수를 통해 홈플러스의 지분 100%를 확보했고 이 과정에서 총 투자액은 8,113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스코는 그동안 로열티(최근 5년간 918억원), 배당, 회사채 이자수익 등으로 이미 투자 원금에 가까운 돈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번에 매각대금까지 합치면 수조원대의 차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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