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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등급 공공기관 혁신 비결은 리더십] 수산자원관리공단 등 16곳 CEO 추진력으로 환골탈태

민간기업 벤치마킹도 과감히… "철밥통은 잊어라"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은 지난 2011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최하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직원들의 의욕은 한없이 떨어졌고 추진 중이던 사업은 번번이 저조한 평가를 얻었다. 누구도 돌파구를 찾을 수 없을 듯했다.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를 바꾼 주인공은 기관장인 양태선 이사장이었다. 육사 출신으로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그는 수산자원 연구를 위해 직접 바닷속 45m 지점까지 뛰어들어 바다 숲 조성 등 주력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올해 발표된 2012년도 경영평가에서 수산자원관리공단의 등급은 우수인 A등급으로 수직 상승했다. 평가단장을 맡은 최종원 서울대 교수는 "솔직히 깜짝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변신'을 넘어 '변혁'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였다.

올해 기획재정부가 실시한 2012년도 경영 실적 평가는 '양극화'라는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우수인 A등급 이상을 받은 공공기관은 111곳 중 14.4%인 16곳에 그쳤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2개 기관이 줄어든 결과다. 반면 평가단 규모를 늘리고 평가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면서 낙제등급인 DㆍE 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의 수는 같은 기간 14곳에서 16곳으로 늘었다.

그렇다면 공공기관들의 평가를 이처럼 차별화하게 만든 요인은 무엇이고 A등급을 받은 곳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서울경제신문이 25일 A등급 공공기관 16곳의 경영평가를 분석한 결과 A등급을 받은 공공기관과 B등급 이하 공공기관의 가장 큰 차이는 '리더십'인 것으로 확인됐다.

평가단 간사를 맡은 곽채기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A등급을 받은 한국남동발전ㆍ남부발전ㆍ인천국제공항공사ㆍ인천항만공사ㆍ한국공항공사 등의 공통점을 보면 기관장이 역동적 리더십을 발휘해 기관을 장악하고 정부정책을 구현하려는 특징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사실 객관적인 지표만 놓고 보면 경영평가에서 리더십의 비중이 가장 크지는 않다.

경영실적 평가의 항목은 ▦주요사업(45점) ▦경영효율(35점) ▦리더십ㆍ책임경영(20점) 등 3개 항목 아래 18개 지표로 구성된다. A등급 공공기관들은 대체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특히 리더십ㆍ책임경영 항목에서 고득점을 한 곳이 많았다는 게 평가단의 설명이다.

같은 조직이더라도 리더의 역량에 따라 조직 전반의 분위기와 실적이 확연하게 갈린다는 경영학의 오래된 법칙이 확인된 셈이다.

리더의 역량은 조직이 화석화한 곳일수록 선명하게 드러난다. 좀처럼 바꾸기 쉽지 않은 곳일수록 한 번 변화의 주사를 주입하면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이 그렇다. 흔히들 공공기관을 '철밥통'이라고 한다. 그만큼 깨부수기 힘들다. 하지만 공공기관이야 말로 민간의 탄력적인 경영 관행을 주입하고 이를 리더가 솔선수범할 경우 얼마든지 혁신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2012년 경영실적 평가는 그 같은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올해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인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E→A)과 선박안전기술공단(D→A)이 대표적 사례다. 선박안전기술공단의 경우 부원찬 이사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선박검사 무료특진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해상 안전성을 제고한 것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전국 항만공기업 중 올해 최초로 A등급을 받은 인천항만공사 역시 숨은 비결에는 지난 2011년 8월 취임한 김춘선 사장의 노력이 있었다는 평가가 많다. 김 사장은 인천항만공사만의 고유한 '다채널-전방위 회의체계'를 구축해 항구 안팎에서 발생하는 이슈들에 전직원들이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구축했다.

리더십이 바탕이 되면서 경영효율이나 주요사업 추진 실적 등이 덩달아 좋은 점수를 나타낸 사례가 많았다. 특히 경영상 혁신을 도입한 사례가 눈에 띈다. 민간의 혁신 기법을 과감하게 도입해 공기업 고유의 화석화된 모습을 제거한 것이다.

남동발전의 경우 민간기업인 포스코의 혁신경영인 VP(Visual Planning) 기법을 도입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남부발전은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단 한 번의 비리도 용납하지 않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One Strike Out)제'를 도입해 조직 전반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평균 출국ㆍ입국 시간을 각각 18분ㆍ12분으로 단축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는 세계 공항 평균인 60분ㆍ45분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A등급 공공기관은 리더십과 자기 혁신을 통해 사업 효율화와 책임ㆍ투명경영을 이뤄낸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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