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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커져…투자자 "일단 소나기는 피하자"



시중자금의 안전자산으로 이동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외 악재가 잇따르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소나기는 일단 피하고 보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인플레이션 우려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악화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3월 국채만기일이 다가오는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도 재부각되고 있어서 투자자들에게는 첩첩산중인 상황이다. 24일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11.75포인트(0.60%) 하락한 1,949.88포인트를 기록하면서 주요 증권사들이 단기지지선으로 삼았던 1,950선 아래로 밀려났다. 당초 신흥시장과 선진시장간의 포트폴리오 조정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수급문제로 봤던 외국인의 이탈이 점차 펀더멘털 문제로 전환되고 있다. 이 때문에 고유가와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라 국내 기업의 실적도 나빠지지 않겠냐는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 경제성장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중국의 긴축에 이어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둔화 조짐은 국내 증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이에 따라 증시가 단기조정에서 그치지 않고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90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동 사태가 더 나빠질 경우 그 이하로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증시의 불안과 중동의 정정 불안, 국내 물가불안, 저축은행 부실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글로벌 변동성이 커질 경우 코스피지수가 1,87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동 사태가 리비아에서 그치지 않고 이란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확산될 경우 유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고 이는 글로벌 경기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8년 유가급등이 중국 등의 경제성장에 따른 수요측면에서 발생했다면 지금은 공급부족 때문이라는 점에서 커다란 차이가 있다. 그만큼 세계와 국내 경제에 대한 충격이 크다는 것이다. 경제기조가 흔들리면서 시중자금은 점차 부동화되고 일부에서는 발 빠르게 채권이나 은행예금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82%로 이번주 들어 0.12%포인트나 하락했다. 지난 7일 4.10%의 올해 최고치보다는 무려 0.3%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인플레이션 우려도 불구하고 국내외 악재에 따라 3월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시중금리를 끌어내리고 있다.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안전한 은행예금으로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들어 18일 현재 저축성 예금은 무려 9조5,790억원이 늘었다. 이는 1월 증가액(2조5,279억원)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여기에 최근 국내 저축은행의 신용위기가 커지면서 자금들이 은행예금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도 예금증가의 한 이유가 되고 있다. 정임보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증대되고 있다”며 “주식시장 약세와 함께 채권시장 강세가 좀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이에 따른 유가급등이 정치적인 이슈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자금흐름이 다시 바뀔 가능성도 있다. 이머징마켓의 인플레이션 우려도 불구하고 선진국의 경기회복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측면에서다. 변준호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중동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사우디아라비아까지 문제가 확산되지 않는다면 유가문제도 점차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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