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베스 앤 보비노(사진) 미국 부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9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6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그는 주미한국상공회의소(코참) 주최로 뉴욕 맨해튼 한국무역협회 빌딩에서 열린 '미 경제전망 세미나'에서 전날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내놓은 성명서에 대해 "미 경제전망에 대한 매파적 평가를 담고 있고 S&P 예상과도 일치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성명서는 "최근 미국의 경제활동은 '견고한(solid)'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밝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나타냈다.
보니노 이코노미스트는 "탄탄한 민간 수요와 고용, 주택 시장 회복세, 낮은 에너지비용에 따른 미 제조업의 본국 유턴 등에 힘입어 올해 미국은 3.1%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저유가에 힘입어 소비자, 특히 아직 경기침체의 후유증을 겪고 있는 중산층이 지갑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워싱턴 정치권의 교착상태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도 예년보다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그는 강달러에 따른 수출 둔화, 수많은 구직포기자,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시장 혼란 가능성 등의 위험요인이 남아 있다는 점을 들어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린다 하더라도 시장과 교감하면서 더딘 속도로 진행할 것이며 올해 말 1~1.25% 정도의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 경제를 위협할 수 있는 테일 리스크(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을 몰고 오는 위험)로는 달러화의 폭등 및 수출 붕괴, 연준의 급격한 긴축, 해외 정책 리스크 전염 등을 꼽았다.
그는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수출 경쟁국인 일본의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실질실효환율 측면에서 지난 6년간 원화 가치가 저평가돼 수혜를 누리던 시대는 끝났다"며 "수출 성장세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보비노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부문에서 한국의 무역적자는 GDP의 10%에 이른다"며 최근 저유가의 최대 수혜국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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