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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정체성 확립’ 동산 대종사 열반 50주기…범어사, 세미나·사진전 등 추모행사
“동산 스님은 사람들이 설법을 청하면 어디라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갔습니다. 늘 나라 안정에 불교가 기여해야한다고 말씀했던 스님은 1950년대 후반부터는 불교 정화운동에도 앞장섰습니다.”
범어사 주지인 수불스님(사진)은 30일 동산 대종사의 열반 50주기를 앞두고 부산 범어사에서 가진 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어 “평생 정진하며 후학을 양성한 스님의 가르침은 돌아가신 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며 “이를 이어 불교와 사회,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범어사의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조계종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확립한 것으로 평가받는 동산스님은 1914년 24세의 나이에 용성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용성스님은 1919년 3·1 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이다. 수불스님은 “스승인 용성스님이 민족정기가 근본이라고 강조했다면, 제자인 동성스님은 부처님 정법을 근본으로 삼아 정직하게 대가 없이 수행하다 가셨다”고 말했다.
동산스님은 1950년대 후반부터 불교 정화운동에 앞장서, 1962년 통합 종단 출범 때까지 조계종 종정을 세 차례 지냈다. 성철·지효·지유·능가·고산·광덕·정관·무진장 스님 등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1965년 세수 76세, 법랍 53세로 열반했다. 수불 스님은 “당일 아침까지 마당을 쓸고 법회에 내려갔다가 잠자듯 단정하게 입적하셨다”고 말했다.
동산 스님의 유골이 안치된 부도는 원래 범어사 박물관 앞에 있었지만, 30여 년 전 현재의 자리로 옮겨졌다. 스님이 깨달음을 얻었다는 왕대나무 숲 자리가 더 의미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범어사에서는 동산 대종사 50주기 추모다례재가 있는 11일을 앞두고 스님의 뜻을 기리는 행사가 이어진다. 먼저 3일 오후 동산 대종사 문도 교학대회(세미나)가 열린다. ‘범어사 및 동산문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나갈 길’을 주제로 조계종 원로의원인 도문스님이 기조발제에 나선다. 이에 앞서 오전에는 1930~1960년대 동산스님 관련 사진과 자료 300여 점 중 80여 점을 선별해 사진전을 진행하고, 향후 광복절인 8월 15일에 맞춰 책으로도 발간할 예정이다.
범어사는 신라 문무왕 때인 670년 전후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진 사찰로, 당대에 ‘신라화엄십찰(新羅華嚴十刹)’의 하나로 꼽혔다.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소실됐지만 다시 지어져 많은 고승을 배출했다. 보물 제250호인 범어사 삼층 석탑과 제434호 대웅전을 비롯해, 지방 문화재인 범어사 일주문 · 범어사 석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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